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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윤정 남편 "산후우울증 겪는 아내 다른 사람 같아..내일 오는게 무서웠다" 고백 ('오은영리포트2')[SC리뷰]

조윤선 기자

기사입력 2022-05-17 01:00 | 최종수정 2022-05-17 06:30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안무가 배윤정과 남편 서경환이 산후우울증 때문에 힘든 시간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16일 첫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는 '11살 연상연하' 배윤정, 서경환 부부가 출연했다.

배윤정은 11세 연하 서경환과 결혼하게 된 이유에 대해 "2~3개월을 매일 집 앞에 찾아왔다. 굉장히 표현도 많이 해주고, 사소한 것 하나하나 표현을 많이 해줬다. 그래서 나중에 아내에게도 잘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는 어느 순간 표현과 대화가 사라졌고, 서로를 향한 날 선 말들만 오가는 사이가 됐다고. 특히 산후우울증을 겪은 배윤정은 "내가 정말 힘들어하고 필요로 할 때 남편은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날 방송에서는 배윤정, 서경환 부부의 일상이 공개됐다. 배윤정은 새벽에 일어나는 아들 때문에 이른 시간부터 육아, 집안일을 시작했다. 남편이 출근 준비를 하는 동안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것도 배윤정의 몫이었다. 배윤정은 일찌감치 아침상을 차렸지만, 남편은 보이지 않았다. 멍하니 남편을 기다리던 배윤정은 "남편이 말과 행동이 다르고, 조금 느린 편이다. 이제 말할 힘도 없으니까 자꾸 속으로 삭이고 넘기고 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결국 배윤정은 남편을 기다리다가 먼저 식사를 시작했고, 보채는 아들을 돌보기 위해 급하게 밥을 먹고 일어나서 아들을 챙겼다.

급한 일이 생긴 배윤정은 재택근무 중인 남편에게 잠시 아들을 봐달라고 부탁했지만, 남편은 한참이 지나서야 방에서 나왔다. 배윤정은 "육아 도와주기 위해 (남편이 재택근무) 하는 건데 나가서 일하는 거랑 집에서 일하는 거랑 차이를 잘 모르겠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배윤정은 산후조리를 끝내고 아기와 집으로 온 첫날을 떠올리며 "아기 목욕도 못 시키겠고, 뭘 먼저 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모르겠더라. 너무 괴롭고 예민해졌다. 다른 엄마들은 아이가 눈에 넣어도 안 아프고 사랑스럽고 예쁘다는데 난 아이가 짐으로 보이고 내 인생이 완전히 꼬인 거 같았다. 계속 무기력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많이 도와주면 뭔가 의지하게 되고 조금 위로가 된다고 하는데 난 그런 거 같지도 않고, 계속 안 좋은 생각과 불안한 생각만 하다가 '앞으로 이렇게 우는 애를 어떻게 키우지?'라고 생각했다. 남편이 육아도 안 도와주는 거 같고, 사는 것도 재미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후 저녁 시간이 되자 배윤정은 재택근무 중인 남편에게 저녁 식사로 라면을 제안했다. 배윤정은 육아로 바쁜 와중에도 급하게 라면을 끓였고, 밥상이 차려진 후에도 서재에서 나오지 않는 남편을 불러냈다. 그러나 상담 업무 때문에 저녁 메뉴를 제대로 듣지 못한 남편은 갑작스러운 저녁상에 당황스러움을 드러냈다. 이에 배윤정은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고, 두 사람 사이에는 냉기류가 흘렀다.

그날 밤, 배윤정은 남편과 화해하기 위해 치킨까지 시켜놓고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했다. 그러나 배윤정은 남편의 "대화하면 우울해진다. 미안하다"는 말에 충격을 받고 자리를 피했다. 배윤정은 "남편이라는 존재가 굉장히 외롭고 힘들 때 기대고 싶고 위로받고 싶은 존재였으면 좋겠는데 어느 순간부터 불편한 존재가 되어가는 거 같다"며 "누구보다 제일 가까워야 되는데 남편에게 해야 할 이야기들을 남편이 일 때문에 피곤해하고 힘들어하니까 동생이나 친구들에게 하고 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남편의 '우울하다'는 말에 대해 "솔직히 남편이 부부싸움 하거나 화가 났을 때 극단적인 말을 많이 한다"며 "나도 그런 말 같이 할 수 있지만 아무리 화가 나도 해서는 안 될 말이 있다고 생각해서 절제하고 참는 편인데 남편은 일단 화나면 하고 싶은 말은 꼭 한다"며 "뒤돌아서 후회는 하는데 난 상처 받고 너무 충격인 거다. 남편은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끝이지만 난 사과가 싫을 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에 서경환은 "그날 이후로 '우울하다'는 단어가 계속 생각났다. 정정해야될 거 같다. 너랑 대화하면 우울해진다는 게 아니라 그 공간이 우울해진다는 거다"라며 "아이 낳고 단 하루도 사적인 시간을 쓴 적이 없다. 그래서 쌓이다 보니까 풀 곳이 없어서 우울하다는 단어가 떠올랐던 거 같다. 내 표정과 말투를 보니까 너무 큰 상처였을 거 같다"며 미안해했다.

한편 서경환은 아내가 산후우울증을 겪었을 당시 속마음을 고백했다. 그는 "완전 혼란스러웠다. 내 부족함이다. 강한 여자인 줄만 알았고 긍정적인 사람인 줄만 알고 눈치 못 챘는데 완전히 머리가 하얘졌다. 아무 생각도 못 하겠더라. 나도 같이 우울했던 거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 같았다.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인상도 많이 쓰고, 말수도 줄고, 한숨 쉬는 것도 많아졌다. 처음에는 어떻게 해줘야겠다는 생각도 없었던 거 같다. 막막하고 내일이 오는 게 무서웠다. 자고 일어나도 서로 우울해 있으니까 그런 게 항상 기억에 있어서인지 행동할 때 눈치를 많이 보게 된다"며 "항상 미안하고, 조금 잘못하면 혼내지 않는데도 무섭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일상을 지켜보던 오은영은 "남편이 소극적이고 수동적이고 위축되어있다"며 "가사나 육아를 일정 부분은 좀 더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남편이 육아나 가사에 적극 참여할수록 남편의 육아 스트레스가 적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서경환이 아내에게 '긴장하고 살자'고 말한 부분에 대해 "약간 한국말이 서툰 거 같다. 일상생활 소통에 문제는 없는데 아주 미묘한 뉘앙스에 언어적 정의가 어떤 때는 다른 거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경환은 외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고. 이에 오은영은 "일부러 상처 주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그때 학습된 언어의 영향이 있기 때문이다. 서로 이 부분을 기억하면서 뜻을 풀어서 얘기를 많이 해야 할 거 같다"고 조언했다.

오은영은 이날 배윤정 부부를 위한 힐링 포인트로 남편의 재택근무 공간을 철수하고, 집에서는 오로지 가족을 위해서만 시간을 보낼 것을 제안했다. 또 산후우울증을 겪는 배윤정에게는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라고 했다. 오은영은 "언어로 표현하면 도움이 많이 된다. 다시 본인이 한 말을 들으면서 환기 효과를 통해 스스로 인식하고 마음 추스리는 데 도움이 된다. 마음을 말로 표현해서 가까운 사람과 소통하는 것, 내 감정을 표현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의미가 있다. 그 마음으로 지내면 편안하고 좋을 거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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