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우리들의 블루스' 이병헌과 신민아가 '다시 살아가야 하는 이유'와 희망을 찾았다.
그 옆에는 거칠지만 '살아있음'을 온몸으로 상기시키는 이동석이 있었다. 이동석은 민선아가 양육권 재판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안타까워했다. 재판에서 이겨 아들 열이(김하언 분)를 데려오는 것만 생각하는 민선아가 불안했던 것이다. 민선아는 재판에서 지게 될 경우는 생각하지 않았고, 불행에 빠져 슬퍼지게 될 것도 뻔했다. 이동석은 재판을 앞두고 신경이 예민한 민선아에게 말을 타고 사진을 찍자며 고집을 부렸고, 내키지 않아 하던 민선아는 "활짝 웃어"라는 그의 말에 이내 웃고 말았다.
민선아는 "오빠는 왜 그렇게 꼴통 같은 성격이 됐어?"라며,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은 반드시 다 하고야 마는 이동석의 삶의 방식에 대해 물었다. 이동석은 어릴 적 누나와 싸운 뒤 사과하려고 했지만, 학교에서 돌아와보니 해녀였던 누나가 바다에서 죽었던 사연을 말했다. 이동석은 말할 기회를 영영 잃은 그때부터 나중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이런 가운데 민선아는 아들 열이와 마지막을 안 좋게 보냈고, 다음날 재판 결과도 지게 되며 슬픔에 휩싸였다. 열이와 제주로 돌아올 생각만 하던 민선아는 앞이 깜깜했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무작정 걷기만 했다. 이동석은 안타까움에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해야 할 거 아냐"라고 다그쳤지만, 민선아도 뜻대로 되지 않는 우울감에 화가 나는 건 마찬가지였다. 민선아는 "언제까지 슬퍼할 거냐고. 언제 벗어날 거냐고 묻지마. 나도 몰라서 이러는 거니까"라며, "이런 내가 보기 싫어? 보기 싫으면 떠나도 돼. 어릴 때 우리 엄마처럼, 전 남편 태훈 씨처럼"이라고 상처를 드러냈다.
그러나 이동석은 민선아를 혼자 두지 않았다. 이동석은 주저앉아 엉엉 우는 민선아에게 "슬퍼하지 말란 말이 아니야. 우리 엄마처럼 슬퍼만 하지 말라는 거지"라며 진심을 다해 위로했다. 민선아의 우울증을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이동석은 항상 버려지고 외로웠던 민선아에게 곁에 자신이 있음을 말해주며 삶의 용기를 불어넣었다. 이에 민선아는 우울증을 고치고자 다시 마음을 다졌고, 이동석은 "그래 뭐든 해봐"라며 웃음을 찾은 민선아를 편안하게 해주려 노력했다.
다음날 변함없이 떠오른 해를 등지고 다시 나아가는 두 사람의 모습은 뭉클함을 자아냈다. 이동석의 옆에서 어렴풋이 희망을 다시 품게 된 민선아는 "행복하고 싶다, 진짜"라고 말했고, 이동석 역시 "나도. 진짜 열나게 그러고 싶다"라며 일어섰다. 이번엔 이동석을 위로해주고 싶은 민선아가 먼저 손을 잡았다. 서로를 응원하듯 손을 잡고 걸어가는 두 사람의 모습이 안방극장에 위로를 남겼다. 이들의 상처를 담담하지만 깊이 있게 그려낸 이병헌, 신민아의 울림 있는 연기가 진한 여운을 더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