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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큰 키에 화려한 비주얼. 카리스마 넘치는 '센 언니' 캐릭터만 어울릴 줄 알았다. 그러나 수더분하고 마음씨 고운 현모양처도 '찰떡'이었다. 배우 전수경이 TV CHOSUN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리즈를 통해 '인생 캐릭터'를 만난 소감을 들려줬다.
"인생이 살아보면 내 뜻대로 안 될 때가 많다"고 운을 뗀 전수경은 "시은이가 워낙 초라하게 시즌1을 시작해서, 그 보다는 조금 더 편안해지고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시청자도 눈치채셨겠지만, 작가님이 저를 그런 역할에 쓰셨을 때는 변신을 예상하셨을 것이다"고 털어놨다.
시즌1 때부터 이시은이 서반과 이어질 것 같다고 예상했었다고. "작가님이 조금씩은 힌트를 주셨던 것 같다"는 전수경은 "시즌1에서도 이시은이 아이들이 선물한 옷을 입고 출근할 때 서반이 보는 눈빛이 남달랐다. 저와 될 것 같은 기운이 있었다. 저번 시즌에서 이태곤 씨는 서반이 사피영(박주미)과 될 거라 해서, 내기도 하자고 했는데 제 촉이 맞았더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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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편 해륜에 대한 감정 변화도 눈여겨볼 점이었다. 전수경은 "시즌3에서 해륜이 여러 가지로 진상을 부린다. 그런데 제 개인적으로 다행이었다. 시은이 새 출발 하기 찔리고 미안했을 텐데, 다행이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전남편에게 반찬을 가져다주는 장면에 대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은은 그때 해륜이 입이 돌아갔으니 측은하고 안 됐다고 생각했다. 건강을 생각하는 시은이에게는 충분히 반찬을 가져다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이시은 역할로 배운 점도 고백했다. 전수경은 "1년 반 넘게 한 역할을 유지하다 보니, 생활 속에서도 착해야겠고 양보해야겠더라. 그런 마음을 가져야 역할이 편안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시은 대사가 마음에 드는 부분이 괴장히 많았다. 가장 정상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다. 향기(전혜원)한테 시즌2에서 석가모니를 언급하는 대사가 있다. A4로 세 장 분량이었는데, NG 한 번 안 내고 한 번에 끝냈다. 제 생각하고 일치하지 않는데, 시은의 입장에서 아이들 앞에서 바람난 남편을 설득시킬 수 있는 방법이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시은이 말투가 느리고 길다. 보통 도시적으로 차가운 느낌은 딱딱 끊는데, 그렇지 않고 늘려가면서 한다. 저도 좋은 마음을 갖고, 부드러워지자는 마음으로 얘기할 때도 시은이처럼 말하니 '은근 괜찮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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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사곡3'은 방영 내내 동시간대 종편 시청률 1위를 굳건히 지키면서 큰 사랑을 받아왔다. 전수경 역시 주변 반응을 언급하면서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반응이 너무 좋았다. 인순이 언니가 몇 년 동안 전화를 안 하다가, 전화를 하셨다. 너무 잘 보고 있다며, 서반한테도 안부를 전해달라더라. 저희 집에 청소 오시는 아주머니도 '시은엄마 행복해져서 너무 좋다'고 꼭 반응을 해주시고, 저희 교수님도 전화 와서 '너 행복하겠다. 다음은 어떻게 되냐'고 하셨다."
시청자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시청자분들이 열띠게 봐주셔서 힘이 된 것 같다. 내용도 속속 알아봐 주시고, 추리해주시는데, 다 관심이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하면서 힘이 났다. 굉장히 신나게 일을 할 수 있었다. 제 역할과 시은 가족을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유사 아픔을 겪은 시청자들에게 감정의 위로가 됐고, 희망이 되었다면 배우로 보람을 느낀 것 같다. 계속해서 응원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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