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가수 싸이가 드디어 돌아왔다.
|
싸이는 "아이돌판에서는 CD를 '이 시대 최고의 굿즈'라고 하더라. 정작 CD를 들을 데가 없는데 무슨 의미인가 했다. 또 나같은 대중픽 가수가 이런 험난한 디지털 시대에 정규앨범을 낸다는 건 소모적인 일이라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선배님과 후배님들 사이에 있는 가요계 허리의 위치에서는 신구의 조화를 이뤄 디지털 시대에 역행하는 앨범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
싸이는 "지난해 가을 방탄소년단 슈가가 아닌 프로듀서 민윤기로서 이소라 아이유 등과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의미있는 곡이 있다'며 나에게 제안을 줬다. 반주를 들었는데 정말 좋았다. EDM 기반 댄스곡을 그만해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던 차였는데 라틴계열 음악을, 그것도 슈가가 가져와줬다. 귀한 발걸음이 고마웠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JTBC '아는 형님' 녹화에서도 모르는 번호로 문자 메시지가 왔는데 슈가더라. 특히 고마웠던 게 뮤직비디오를 3월 중순께 인천에 있는 모래사장에 세트를 짓고 찍었다. 너무 추운데다 비까지 와서 바닥이 뻘이 됐다. 나야 내 뮤직비디오지만 슈가가 굉장히 고생을 많이 했다"고 고마워했다.
슈가와의 협업은 싸이의 초심에 불을 지르는 계기가 됐다고. 싸이는 "내 연차의 뮤지션이 경계하는 건 자기 것에 대한 만족이다. 끊임없이 에너지와 바이브를 나눠가져야 올드해지지 않는다. 그래서 젊은 뮤지션과의 작업을 고대했는데 슈가와 작업하며 수록곡들이 줄줄 나왔다. 나는 전문 작곡가가 아니라 영감이 주기적으로 오지 않는데 슈가와 작업하면서 '나도 저렇게 음악했지'하고 뜨거운 열이 전도됐다.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도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몰입했다. 그런 부분에서 슈가와 시너지가 나왔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
싸이는 "솔직히 민망하다. 흥행은 곡이 뜨는 경우와 사람이 뜨는 경우가 있는데 사람이 뜨는 게 훨씬 지속력이 길다. 나는 내가 아닌 '강남스타일'이 떴기 때문에 건강한 흥행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이나 블랙핑크는 사람이 뜬 경우라 지속성도 길 거라 생각한다. 방탄소년단은 내가 당시 이루지 못한 1위, 미완의 꿈을 이뤄줬다. 굉장히 큰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도 우리에게 자랑스러운 순간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응원을 보냈다.
이어 "7집 때는 초심, 8집 때는 본심, 9집 때는 열심이다. 예전에 수출용, 내수용이라고 앨범을 소개했었는데 이런 단어를 썼던 것 자체가 미국병 말기였다. 다시 나는 내 자리에서 할 일을 할 거다. 다만 피처링에 슈가가 참여했기 때문에 유튜브 조회수는 좋지 않을까"라고 눙치기도 했다.
|
싸이는 "'셀럽'은 2019년 제작됐다. '연예인'의 2022년 버전이다. '연예인'도 '챔피언'도 감성과 강성을 페어링해서 발매했는데 이 곡도 감성에 해당돼 페어링되는 노래를 찾는데 3년이 걸렸다. 뮤직비디오에 수지가 출연했다. 이 비디오를 위해 4일간 강도 높은 안무 연습을 하고 3일간 촬영을 했는데 3년 뒤 비디오가 나오게 됐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와 사죄를 전한다. 이 비디오의 주인공은 내가 아닌 수지다. 수지가 수지했다. 봐도봐도 예쁘다. 작사 작곡을 함께해준 지코도 오늘 소집해제 됐던데 축하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
오랜만의 컴백에 후배 아티스트들과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싸이는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싸이는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지점이다. 앨범에 참여한 7명의 후배 뮤지션들이 그 어떤 조건도 없이 흔쾌히 수락해줬다. 내가 앞으로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나이도 연차도 적지 않은데 핫하고 영한 후배 가수들과 갭을 느끼지 않고 교감했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자기관리 소홀(?) 의혹에 대해서도 "최근에 예능을 찍을 때도 주변에서 몸이 안좋냐고 물어보더라. 예전에는 춤을 춰도 살이 안 빠졌는데 요즘엔 춤을 추면 살이 빠진다. 세월 탓인가하는 생각도 들고 술을 덜 마셔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20대에 소비당하는 기분은 나이를 안 먹는 것 같아 너무 좋다. 20대가 내 노래를 듣고 '이 형 아직도 쓸데없는 고퀄리티 뮤직비디오 찍고 이상한 옷 입고 춤추네'라는 말을 한다면 너무 성공적일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피네이션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