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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니부모' 설경구 "영화 하나가 세상 바꿀순 없다 but '학폭' 계속 건드릴 문제"(종합)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22-04-25 11:26 | 최종수정 2022-04-27 07:23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배우 설경구. 사진=마인드마크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배우 설경구가 주연을 맡은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이하 니 부모)가 27일 개봉한다.

'니부모'는 스스로 몸을 던진 한 학생의 편지에 남겨진 4명의 이름, 가해자로 지목된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사건을 은폐하려는 부모들의 추악한 민낯을 그린 영화다.

설경구는 25일 영화 '니부모'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서 "지내고 보니 촬영한지 벌써 5년이 지났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때 기억을 떠올려보면 내가 부모로서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포지션이 있지만 그걸 대입시켜서 연기하진 않았다. 내 속에 마음은 있겠지만 '만약 나라면'이라는 것으로 시작 하지 않았다. 오로지 대본에 충실하려고 했고 주어진 상황에 충실하려고 했다"며 "물론 내가 부모라서 갖고 있는 기본 바탕은 있겠다. 하지만 내 개인을 대입시키진 않고 오로지 강한결의 아빠 강호창으로 상황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연기한 자세에 대해 설명했다.

설경구는 "시나리오를 보고 굉장히 강렬하게 느껴졌었다. 이전에 김지훈 감독과 '타워'를 함께 했지만 그때와는 다른 느낌의 대본이어서 호기심이 있었다. 그래서 참여하게 됐다"며 "최근 영화를 처음 봤는데 나는 문소리와 천우희에게 감정 이입이 되더라. 영화를 답답하고 속상하고 되게 아파하면서 봤다. 가해자 학생의 부모가 아니라 피해자의 담임 천우희, 엄마 문소리에 이입이 돼서 봐지더라"고 전했다.

최근 '야차'와 '니부모'가 연이어 공개됐다. 그는 "'야차'는 대놓고 '나 매력있어'하는 캐릭터라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반면 '니부모'는 개인 캐릭터보다는 어우러짐이 더 중요한 영화다. 전혀 다른 이야기고 또 다른 상황이고 다른 모습이다"라며 "'니부모' 촬영은 연극 같은 느낌이었다. 연극 같이 한 공간, 같은 시간은 아니고 많이 펼쳐져 있긴 하지만 연극하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서로 호흡도 더 중요했고 거기에 더 집중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배우 설경구. 사진=마인드마크
이 작품을 통해 특별히 '학폭'에 대한 생각이 바뀌진 않았다. 설경구는 "이 영화를 통해 새로워진 것은 없고 관련 뉴스를 보면 공분하고 분노 한다. 이전부터 있었던 일이고 근래까지도 벌어지는 일이고 더 강도가 강해지면 강해졌지 나아지는 것 같지 않다"며 "새로운 것은 없는데 더 지능화됐고 개인 대 개인이 아니고 패거리로 괴롭힘들이 반복되는 것 같다. 영화 하나가 세상을 바꾸진 않겠지만 계속 건드려져야하는 문제가 아닌가 싶다"고 생각을 전했다.

"영화에서 '용서받을 수 있는 기회를 부모가 없애버렸다'는 말이 나온다. 이 영화를 보면서 부모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다. '자식은 괴물이 되고 부모는 악마가 됐다'는 카피가 기억에 남는다."

아들 강한결 역으로 나온 성유빈과는 영화 '나의 독재자'에서 함께한 호흡을 맞춰봤었다. "유빈이는 배우 자체가 묵직하다. 과묵하고 생각도 많은 것 같다. 강직한 느낌, 묵직한 느낌이 있더라. 성유빈이라는 배우가 어떻게 커갈지 궁금하다. 같이 연기할 때도 묵직함 때문에 더 믿을 수밖에 없다."


'니 부모'에서 담임 송정욱 역으로 천우희를 캐스팅한데 설경구가 큰 역할을 했다. "내가 먼저 천우희를 떠오린 것은 아니다. 원래 남자배우 캐릭터였는데 여성으로 가면 어떨까라는 제안이 나왔고 몇몇 후보가운데 나는 천우희가 눈에 띄더라."

천우희와는 이전 영화 '우상'에서 함께한 인연이 있다. "당시에 천우희가 정말 힘들었다. 눈썹까지 다 밀고 몇 달을 살아야했다. 그런데도 현장에서 웃으려고 하더라. '안힘드냐'고 물었는데 '힘들어하면 나아지겠어요?'라고 반문하더라. 머리가 '쾅'했다. 내가 배웠다. 난 그 경지까지 못올라가고 있었다. 그 이후에 나도 힘들지만 헛웃음이라도 웃자라는 것이 생겼다. 후배라서 평가할게 아니라 오히려 배우는게 더 많다. 나는 연기에서는 선후배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서로 연기하는 동료지, 선후배는 없다고 얘기한다."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배우 설경구. 사진=마인드마크
문소리와는 절친이지만 이번 촬영에서를 거리를 뒀다. 설경구는 "이 촬영에서는 같이 술 한 잔 안마셨다. 문소리에게 혼자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았고 그 모습을 지켜줘야할 것 같아서 감히 말도 잘 못붙혔다. 간단한 대화 외에 사적인 얘기는 많이 안했다"라며 가해자다 피해자다를 나눈 것은 아니고 현장 분위기가 그랬다. 문소리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고 조금 떨어져 있었다. 그런 준비과정들이 화면에서도 드러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학폭은) 과거의 일이 아니고 현재진행형의 일이다.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괴로워하고 힘들어 하는 피해자가 있을 것이다.

코로나 시국에 아직도 개봉하지 못한 영화들이 많다. "어느 배우는 개봉하지 못한 작품이 6~7작품이나 된다고 듣기도 했다. 나는 그 나마 개봉을 해서 많이 털고 있는데 그래도 '소년들' '유령' '더문'이라는 작품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고 현재 촬영중인 '길복순'은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하루 빨리 정상화됐으면 좋겠다. 여름이 되면 정상화되지 않을까. 오늘부터는 극장에서 팝콘도 먹을 수 있다고 하니까 하루빨리 정상화돼서 영화도 개봉하고 현장도 원위치로 돌아갈수 있었으면 한다. 사실 현장도 비정상적으로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촬영도 많이 밀리고 확진자도 여기저기 생겨 촬영이 원활하지 않는다.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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