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우리 삶은 다 각자 주인공"이라던 노희경 작가의 말처럼, '우리들의 블루스'는 주인공 두 사람 만의 이야기가 아닌, 이어지는 생활들 속 각각의 이야기를 주 무대로 끌고오며 다양한 삶을 조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른 드라마라면 주목받지 못했을, 작은 인물들의 이야기까지 그려내 '옴니버스의 의미'를 제대로 살리는 중이다.
특히 23일 방송됐던 5회에서는 다른 드라마였다면 큰 줄기들 속 하나의 잎에 지나지않았을 학생들의 이야기까지 전면에 그려져 시청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기도. 앙숙인 아버지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인 정현과 방영주가 고등학생의 나이에 임신 6개월차라는 현실에 직면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춤촘하게 그려내 눈길을 끌었다.
갑갑한 제주를 떠나는 것이 삶의 목표였던 방영주에게 유일하게 자극이 됐던 존재인 남자친구 정현. 그리고 둘 사이에 갑작스러운 임신이 찾아오며 임신 중단을 위한 영주의 노력이 그려졌다. 임신 중단을 결심하고 정현은 학원비에 용돈까지 끌어모으고. 영주는 동네에서 멀리 떨어진 산부인과까지 찾아가며 임신 중단을 위해 노력했고, 결국 초음파로 태아의 심장소리를 들으며 오열하는 영주와 그를 어른스럽게 안아주는 정현의 모습이 엔딩을 장식하며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사랑을 지켜내게 될지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
|
|
제주도를 배경으로 펼쳐지고 있는 주인공 모두의 이야기는 '우리들의 블루스' 만의 독특한 옴니버스 매력이다. 노희경 작가는 제주의 관당문화(모두가 친인척인 개념)을 이야기에 끌어오며 "남이 아닌 우리라고 여기는 제주 사람들의 문화가 사라져가는 한국의 뜨끈한 정서를 보는 듯했다"고 밝히기도. 우리나라의 전통이 가장 오래 남아 있는 제주에서 벌어지는 인물들의 정과 관계성이 드라마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있다.
제작발표회에서 이병헌은 옴니버스 드라마 촬영에 대해 "어떤 회는 내가 주인공이고, 어떤 회는 내가 지나가는 사람처럼 잠깐 등장하기도 하는데, 그게 재미있었다. 드라마의 레이어가 쌓여가는 느낌이었다. 그곳에 진짜 살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카메라만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다양한 주인공들의 삶을 보여주며, 사람 사는 이야기를 들려줄 옴니버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켜켜이 쌓아갈 앞으로의 이야기에 더욱 기대가 모인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