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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가수 비비가 몸매관리 고충을 토로했다.
비비의 글에 방송인 박지윤은 "형서야 넌 매일 꿈을 먹고 있잖아 사랑하는 음악을 하면서 그래도 하루 쯤은 같이 또 매운 닭발 시켜먹자 사랑해"라고, 재재는 "닭발에 알싸한 마늘치킨도 추가해!! 형서 위장 절대 지켜"라고 댓글을 남겼다.
비비는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에서 열린 세계적인 뮤직 페스티벌 코첼라에 참석했다.
일단 먹고 싶은 것을 다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유년기에는 뭘 몰라서, 청소년기에는 돈이 없어서, 돈을 벌면서 부터는 살이 찔까 봐 먹고 싶은 것을 다 먹지 못 하는 슬픈 청년이 되었기에 지금 뭘 가장 하고 싶냐는 질문에는 먹고 싶은 거 다 먹기, 누가 가장 부럽냐는 질문에는 유튜버 히밥님이라고 답하고 싶다.
나의 먹을 것 사랑은 유별나다(미식가라고는 하고 싶지 않다 아니거든). 귀하고 좋은 것 상관 않고 입에 들어갔을 때의 만족만이 나를 살아가게 한다고 볼수있다. 어렸을 적엔 배가 제대로 불렀던 기억이 거의 없고(부모가 굶기지는 않았지만그 만큼 밑 빠진 독이었다는 소리), 뭐든 맘만 먹으면 얼추 사 먹을 수 있게 된 지금도 입에 넣은 음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맛도 없는 것이 날 살찌게 한다라는 느낌이 괘씸해 도저히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으니 말이다. 참 우울한 인생이 아닐 수가 없지. 암.
오늘 하루의 기분을 결정짓는 것들 중 커다란 파이는 얼마나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느냐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식구야 동료들이 무기력에 흐물거리는 나의 행복을 위해 웬만큼 노력한다 하더라도 내 영혼의 허기를 채우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내 공허함은 타이밍과 기분, 오늘 해야 할 일, 점심시간의 길이, 양, 질, 온도, 습도,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스쳐지나간 아나운서 지윤언니의 공동구매글 등이 전부 작용하여 n분에 한 번씩 돌아가는 룰렛을 맞춰야 채워지는 것이기에, "간장게장 먹고싶다" 따위의 말을 하는 나를 유심히 지켜보기 보다는 아무거나 시켜 놓고 기우제를 지내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볼 수 있겠다. 정말 함께하고 싶은 사람일 리 없다.
아, 나는 짜장면 곱배기에 만두한판을 혼자 다 먹을 수 있었던 나를 기억한다. 테레비전과 안락한 의자, 자그마한 방과 아무도 없는 오후 시간대와 나무젓가락과 혼연일체가 되어, 나의 일부가 되어줄 달콤한 짜장면과 한껏 사랑을 나누고서도 후식으로는 뭘 먹을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던 그 시간들이 나를 그립게 한다. 오후 4시 실신할 것같은 허기에 어리석고도 성급하게 뜯은 3분 카레에도, "아쉽지만 먹고 저녁으로는 엽기떡볶이를 시켜먹어야겠어"라며 자신을 위안했던 15세 김형서가 너무나 사랑스럽고도 보고싶다.
정확한 타이밍과 그 지속성은 행복한 식사 인생을 사는데에 아주 중요하다. 나 같은 경우가 그렇다. 일하는 시간이 일정치 않고 예민한 성미를 가졌기에 업무중엔 제대로 먹질 못 하고 집에 오면 이미 배달 앱은 문을 걸어잠궈 아쉬운 대로 먹방을 보게 되어 그로 인해 아침이 되면 위산 덕분에 아무것도 넘어가지 않아 아쉽게도 식탐이 그릇을 따라가지 못하게는 상황이 그것이다.
그리하여 먹는것만이 삶의 낙인 이 한 인간이 어디까지 불행해질 수 있는지 잘 보여주니, 이 글을 읽는 구직중인 독자들은 직업을 선택할 때 잘 따져보고 심혈을 기울였으면 한다. 지금은 사람들은 어디서 시간이 나서 삼시세끼를 다 챙겨먹는 거지? 라는 의문과 육개장 사발면도 하나 다 담지 못하는 쪼그라든 위장, 위산 역류로 갈갈한 식도를 품고 살아가는 나이지만, 나도 한때는 식탐, 여유 그리고 풍족한 먹거리가 상다리 아래서 도원결의를 하던 때가 있었으므로 그것을 위안삼아 오늘도 살아가고자 한다 #이런인간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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