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김혜수 선배 뽀뽀, 못잊어요"..강채영, '소년심판'으로 찾은 원석(종합)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2-04-13 10:48 | 최종수정 2022-04-15 07:02


사진=강채영 본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인물에게 가장 집중했던 순간, 제작진을 통해 이름을 따로 물어본 배우." 대선배 배우 김혜수의 극찬이 강채영과 딱 맞아떨어졌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김민석 극본, 홍종찬 연출) 속에서 강채영은 집단성폭행의 피해자인 강선아를 연기하며 몰입도 높은 연기를 펼쳐내 김혜수의 극찬은 물론, 시청자들의 주목을 동시에 받았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강채영은 소년범, 그리고 사회의 책임에 대해 논하는 시리즈물 '소년심판'의 강선아와는 다른 얼굴로 다가왔다. 극중 강선아가 피해자이면서도 동시에 단단한 느낌을 줬다면, 강채영은 그보다는 훨씬 더 '요즘 친구' 같은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밝은 에너지까지 간직했다. 강채영은 상업 첫 작품이었던 '소년심판'으로 이토록 주목받았다는 사실에 멋쩍어하면서도 "'소년심판' 같은 작품으로 데뷔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소년심판'에 오디션을 통해 합류하게 됐다는 강채영은 잠재력을 가늠해준 홍종찬 감독의 눈 덕분에 실제 촬영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었다고. 3차까지 이어진 오디션 속에서 당당히 강선아를 차지했던 강채영은 "왜 저를 뽑으셨냐고 물으니, '열심히 할 것 같아서 뽑았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더 감사했다. 단순히 저의 지금 모습보다 조금 더 잠재력을 봐주신 것 같았다"고 했다.
사진=강채영 본인 제공
강채영이 만들어내고 준비해낸 강선아는 기존의 '피해자' 프레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그랬기에 더 주목을 받은 것도 사실. 강채영은 "조금 더 대중적으로 읽기 쉬운 감정을 보여주는식으로 연기했다면, 저는 오디션을 보고 선아를 연기할 때에도 무조건 중심을 뒀던 게 정말 더 하고 싶지도, 덜 하고 싶지도 않은 '중도'를 하고 싶었다. 너무 힘들고 괴로운 것도 싫고, 너무 말도 안되고 엄청난 일이라서 이 아이가 여기까지 오기 전에 겪은 일이 사실 엄청나잖나. 사건도 사건이고 심지어 자살 시도도 하고, 친구나 가까운 사람에게도 배척당하고, 오히려 그런 걸 겪으면 해탈을 할 것 같았고 그게 감정을 앗아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감정 소모가 심하니 심은석 판사(김혜수) 앞에 갔을 때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마지막으로 구원의 손길을 요청한 것 같아서 더 담담한 감정이 나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진=강채영 본인 제공
김혜수와 함께했던 그 '한 신'은 강채영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했다. 평소에도 롤모델이었던 김혜수와 함께 연기한 것도 모자라, 이후 인터뷰에서는 극찬까지 받아냈으니 기쁘지 않을 수 없다. 강채영은 "김혜수 선배의 인터뷰를 열 번은 본 것 같다.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하면서 계속 봤다. 너무 감사하게도 저의 롤모델이셨다. 상업 연기에 데뷔하기도 전부터 어디에 가서 '롤모델이 누구냐'고 하면 김혜수 선배님이라고 답할 정도였다. 그런 분이 잠깐 만난 저를 기억해주셨다는 것이 꿈을 꾸는 것 같았다. 단톡방(단체 채팅방)에도 인터뷰를 뿌리고 그랬다. 제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데 할머니와 제가 가장 친한 친구다. 그런데 할머니도 보시면서도 '안 믿어진다'고 하시더라. 보시면서도 자꾸 '너 안 같다. 비한실적이다. 네가 어떻게 김혜수 씨와 연기를 하냐'고 하시면서 다들 반쯤 안 믿는 것 같은 분위기다"라고 실감나는 후기를 전했다.

촬영하는 그 순간도 믿을 수 없는 순간의 연속이었다고. 강채영은 "어쩌다 보니 감정신을 하루에 몰아서 찍었었다. 아침에 법정신을 찍고, 그 다음에 김혜수 선배님과 붙는 신을 거의 앞뒤로 찍었다. 환복을 하고 바로 찍으면서 하루종일 감정 연기를 해야 하니 예민했는데 첫 번째는 혼자 했고, 그 다음 장면을 찍으려고 정신없이 앉아서 눈을 딱 떴는데 선배님이 계신 거다. 순간적으로 머리가 하얘지며 너무 긴장이 돼서 눈도 못 마주쳤다. 방 안에 선배님과 저밖에 없었는데 긴장도 되고 숨도 못쉬겠더라. 그런데 선배님이 저를 가만히 바라봐주시다가 차분하고 나긋한 목소리로 그 장면의 대사를 툭 던져주셨다. '몸은 좀 괜찮아?'해주시니까 정신이 번쩍 하면서 저도 더듬 더듬 대사를 맞춰봤다. 제 대사를 다 가만히 받아주시더라. 그게 정말 도움이 됐다. '아 선아도 이런 감정이겠다'는 생각이 확 닿아서 집중력이 살아났다"고 했다.

잊을 수 없는 순간은 계속됐다. 강선아를 연기한 그에게 촬영 후 따뜻한 포옹이 닿았던 것. 강채영은 "'저 언니랑 결혼하고 싶다'는 느낌이었다. 촬영 끝나고 나서 오셔서 저를 안아주셨는데 잘했다면서 뽀뽀도 해주셨다. 그런데 너무 행복해서 나오자마자 '뽀뽀받는 것 보셨냐!'고 했었는데, 그 순간을 절대 못 잊을 것 같다. 달력에도 날짜를 표시해놨다"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강채영 본인 제공
'소년심판'은 강채영에게 수많은 메시지를 안긴 작품이기도 했다. 인스타그램의 팔로워 수가 2배 넘게 오른 것은 물론이고, 글로벌 시청자들의 관심도 이어졌다. '소년심판'이 묵직한 메시지를 간직하고 있음에도 세계적으로도 높은 인기를 끈 덕분이기도 했다. 강채영은 "영어로 메시지들을 많이 보내주셨는데, 선아가 약해보이지만 절대 약하지 않고, 자기가 강해야 할 때는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너무 좋았다고 하시더라. 이게 너무나 감동이었다"고 했다.

뉴욕대학교에서 뮤지컬과를 졸업하는 등 글로벌한 행보를 포함해 연기에 대한 진지한 태도를 갖췄던 강채영은 아이돌 가수를 꿈꾸다 연기의 큰 재미를 느끼며 전향한 케이스. 2019년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에는 뮤지컬 무대에 오르며 발로 뛰는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수많은 오디션을 본 결과는 이제 속속 드러나는 중이다. 넷플릭스 작품에서는 이미 다수 작품에 이름을 올려둔 상태고 디즈니+를 통해 공개될 작품 역시 존재했다. 게다가 영화 '거미집'을 통해서는 송강호와도 호흡을 맞출 예정이니 주목받는 신예이자 '뜨거운 신예'로서의 행보 역시 예상되는 중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시청자, 그리고 관객을 만날 준비도 마쳤다. 강채영은 "정말 어떤 것에 국한되지 않고, 제 나이대에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양하게 해보는 것이 저의 목표다. 지금 당장 그래도 하나만 골라서 제일 해보고 싶은 게 뭐녀고 하신다면, 하나는 되게 러블리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다. 지금까지 이미지가 강한 역할들을 많이 했어서 무해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나 아니면 진짜 빌런을 연기해보고 싶다. 액션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저도 맞춰보고 싶고, 어떻게 나올지, 그런 캐릭터를 맡았을 때 저는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다. 앞으로 공개될 작품들 속에서 '일진' 역할을 보이주지만, 진짜 빌런 같은 캐릭터도 보여주고 싶고, 영화 '크루엘라' 같은 역할을 모든 여배우들이 꿈꾸듯 저 역시 꿈꾸고 있다"는 각오를 전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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