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전미도가 '서른, 아홉'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전작인 '슬기로운 의사생활' 이후 의사에서 환자로 변모한 그는 "'쉬운 게 하나도 없구나'했다. 그동안 환자 역할을 하신 분들이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하셨을지 그런 생각도 들고, 환자보다는 의사가 조금 더 편하게 할 수 있지 않나 싶다. 환자는 감정적인 무게감을 갖고 있어야 하고, 감정신도 많다 보니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그랬다"고 말했다.
'서른, 아홉'은 시작부터 정찬영의 죽음을 예고하고 시작한 드라마. 마지막으로 향하는 정찬영의 모습과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전미도는 "찬영이는 치료를 받지 않기로 하고, 남은 시간들을 의미있게 쓰고자 선택했기에 고통스러운 면이라든지 그런 게 부각되지 않았지만, 췌장암이란 사실을 밝혀야 하는 장면이 여러 번 나왔는데 그럴 때마다 심적으로 힘들기는 했다"고 했다.
마지막까지도 담담히 표현해야 했다는 전미도다. 그는 "마지막에 미조에게 영상을 남길 때까지도 '나 괜찮으니 잘 살아'라고 힘을 주고 '나도 너를 그렇게 친하게 생각해'라고 말하는 장면이라 찬영이가 무너지게 되면 양쪽이 다 울게 되는 게 신파 같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고, 감정 조절을 하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또 어떤 면에서는 너무 담담했나 싶기도 하고, 배우로서 욕심 내서 하고 싶을 굥도 있었지만, 오히려 당사자인 찬영이가 제일 많이 참아야했던 것 같다"고 했다.
|
'서른, 아홉'으로 시한부를 연기한 전미도는 이번 작품을 계기로 자신의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고. 전미도는 "실제로 나도 부고 리스트를 만들면 누구를 부를 수 있을까, 우리 부모님에게 나의 마지막을 전한다면 어떤 얘기를 하게 될까 많은 생각을 하고 실제로 써보기도 했다. 부고 리스트를 쓰면서는 '아 내가 이 사람들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구나. 이 사람들을 의미를 두고 가깝게 지냈구나'를 알게 되는 계기가 됐다"며 "주변 사람들을 보는 내 눈도 달라지게 됐다. 그래서 이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나중에 시간 되면!'이렇게 막연히 얘기했던 것들이 '당장 내일 만나자', '이번 주 바로 돼?'하면서 구체적으로 행동하게 됐다. 적극적으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하는 태도로 바뀌었다"고 했다.
주변과 시청자들에게 받는 반응들도 전미도에겐 힘이 됐다. 전미도는 "사실 이 무겁고 가슴 아픈 이야기를 어떻게 봐주실지 걱정을 많이 했었다. 너무 신파적으로 느껴지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생갭다 많은 분들이 저희 이야기에 공감을 해주시고, 저희 이야기를 통해 많은 분들이 겪은 아픔들을 내려놓았다는 글을 보고 놀랐다. 이런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들이 많이 있구나, 현실에서 충분히 비슷한 일을 겪었고 생각나게 하는구나, 단순히 그게 아파서라기 보다는 이야기를 통해 위로받았다는 것들이나 찬영이의 상황 때문에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는 글이 기억에 남는다. 참 감사하게도 매회 방송 후 메시지를 보내주는 분들도 있었는데, 찬영이가 정말 죽을 것 같았나 보다.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시고 '건강검진받자'는 얘기도 했다"고 말했다.
'서른, 아홉'은 마흔을 코 앞에 둔 세 친구의 우정과 사랑,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루는 현실 휴먼 로맨스 드라마. 전미도는 극중 배우를 꿈꿨던 연기 선생님 정찬영으로 분해 췌장암 말기의 시한부 삶을 색다르게 풀어가며 안방에 먹먹함을 안겼다. 특히 전미도는 손예진(차미조 역), 김지현(장주희 역)과 함께 세 여자의 우정을 밀도 있게 그려냈고, 이무생(김진석 역)과의 러브라인에도 설득력을 부여하는 연기를 보여줬다.
전미도는 '서른, 아홉' 종영 후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