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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졌잘싸"…방탄소년단, '그래미' 수상 불발→기립박수로 달랜 아쉬움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22-04-04 10:43 | 최종수정 2022-04-04 12:16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졌지만 잘 싸웠다.

그룹 방탄소년단이 '제64회 그래미 어워드(이하 그래미)'에서 고배를 마셨다.

방탄소년단은 4일 오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그래미' 시상식에서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로 지명돼 콜드플레이, 도자 캣-SZA, 토니 베넷-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베니 블랑코가 함께 경합을 벌였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버터'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인 '핫100'에서 통산 10주 1위를 차지하며 최다 기록을 달성했고, 그래미와 함께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빌보드 뮤직 어워드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도 수상에 성공하는 등 유의미한 기록을 썼다. 이에 방탄소년단의 수상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게 점쳐졌으나 트로피는 도자캣-SZA에게 돌아갔다.

비록 수상은 불발됐지만 방탄소년단은 대한민국 대중음악사에 유의미한 족적을 남겼다. 수상 결과에 관계없이 '백색 그래미'로 악명 높은 그래미에서 2년 연속 후보로 지명됐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단독 퍼포머로 무대에 올라 기립박수를 받아내며 그 인기와 실력을 전세계에 입증했다. 영어권 가수도, 백인도 아닌. 한국에서 나고 자란 보이밴드가 전세계에서 최고의 권위를 뽐내는 그래미를 뒤흔들었다는 것은 그 누구도 감히 꿈꿀 수 없었던 일이다.


그러나 21세기 최고의 그룹으로 손꼽히는 방탄소년단의 수상이 불발되며 그래미는 또한번 비난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그래미는 대대로 유색인종과 비영어권 가수들에 대해 배타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지난해에는 1년 내내 빌보드 차트를 뒤흔들었을 정도로 큰 성과를 낸 위켄드를 모든 후보에서 배제하며 전례없는 보이콧이 진행됐고 역대 최저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제대로 쓴맛을 봤다. 이에 따라 그래미도 후보를 좌지우지했던 비밀위원회를 없애고 전회원 투표로 후보를 선정하도록 제도를 변경하기도 했으나 결국 이번에도 자신들만의 리그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그러면서도 "역대 최고"라며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이용한 홍보에 열을 올렸던 탓에 팬들은 "그래미가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이용했다"는 쓴소리를 내고 있다.


그래미의 답답한 아집과 별개로 방탄소년단은 시상식을 제대로 즐기는 대인배 면모를 보였다. 레드카펫에서부터 장난기 넘치는 포즈와 역동적인 제스처로 시선을 사로잡았고, 당당한 에티튜드로 인터뷰에 응하며 팬들을 사로잡았다. 또 지난해 검지 힘줄 손상으로 봉합수술을 받았던 진,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완치된 제이홉 정국까지 7명의 멤버가 모두 함께한 완전체 '버터' 무대로 객석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 영화 '007'이나 '미션 임파서블'을 연상시키는 스파이 테마로 무대를 꾸민 이들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파워풀한 퍼포먼스와 안정적인 라이브로 글로벌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방탄소년단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총 4회에 걸쳐 단독 콘서트를 열고 팬들과 호흡한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실크 소닉이 '송 오브 더 이어'와 '레코드 오브 더 이어', 올리비아 로드리고가 '베스트 뉴 아티스트' 부문 수상에 성공하며 큰 이변 없는 결과가 도출됐다. 또 지난해 위켄드에 이어 드레이크가 그래미 보이콧을 선언, 여전한 인종차별 문제를 실감케 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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