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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월드 빌런? 기분 좋아"..'지우학' 유인수, 신예 스타의 탄생(종합)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2-02-15 11:06 | 최종수정 2022-02-17 07:21


사진=매니지먼트 구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유인수가 '지금 우리 학교는'을 통해 '월드 빌런'에 등극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천성일 극본, 이재규 연출)은 좀비 바이러스가 시작된 학교에 고립되어 구조를 기다리던 학생들이 살아남기 위해 함께 손잡고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로, 주동근 작가가 그린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지난달 28일 공개된 이후 13일까지 넷플릭스 TV쇼 부문 전세계 1위를 지켰고, 공개 16일째인 14일 2위로 내려오는 등 글로벌 흥행세를 유지하고 있다.(플릭스 패트롤 기준)

유인수는 극중 학교폭력을 일삼다가 이모탈(면역자)이 된 강력한 악당(빌런) 윤귀남으로 분해 열연했다. 극중 주인공들을 따라다니며 이청산(윤찬영)의 뒤를 쫓는 등 공포를 유발하는 인물로 활약하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월드 빌런'으로 자리한 만큼 인스타그램 팔로워도 급증했다. 유인수는 3만명으로 시작한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현재 130만을 넘기는 등 40배 이상의 성장세를 보여줬다.

유인수는 최근 스포츠조선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월드 빌런'으로 자리잡은 소감을 밝혔다. 그는 "찍을 때 그런 생각은 있었다. 전세계 시장을 타깃으로 오픈이 되다 보니, 저희가 무명의 배우들이 많았는데 서양권 시청자들도 저희 작품을 보면서 캐릭터적으로도 저라는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싶었다. 오픈이 된 이후에 잘 전달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는 소감을 전했다.


사진=매니지먼트 구 제공
인스타그램 팔로워의 급성장도 기분 좋은 변화였다. 유인수는 "팔로워가 40배가 늘어나며 거기서 제일 체감을 많이 했다. 사실 원래 인스타그램은 친한 친구들의 알람만 떴었는데, 오픈이 되고 난 이후에는 알람이 올라가는 속도가 놀랄 정도였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알람을 껐고, 처음에는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기가 두려웠다. 혹시라도 안 좋은 얘기가 있지 않을지 걱정했다. 그런데 생갭다 좋은 얘기들을 많이 해주셔서 지금도 많이 찾아보고 있다"며 "댓글에도 DM에도 '너무 무섭고 짜증나지만, 연기 잘하는 것 같다'는 얘기가 있었다. 제 입장에서는 칭찬이었다. 욕과 칭찬이 섞인 댓글이 많은데, 결국엔 '연기 너무 잘하는 것 같다'로 마무리를 해주시더라. 처음엔 외국 분들이 영어로 댓글을 달아주시는데 욕도 보이고 그래서 걱정했지만, 알고 보니 좋다는 표현이었다"며 웃었다.

유인수는 극중 '청산 집착 광공(이청산에게 집착하는 마음)'으로 분하며 공포를 심어줬다. 유인수는 기억에 남는 댓글을 회상하며 "이 정도면 그냥 청산이 줘라. 청산이 죽이자는 댓글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인수는 "촬영을 하면서 저도 청산이를 이렇게까지 쫓아가는 마음이 뭘지 생각했다. '이 세상의 최강자는 나'라는 것을 알아주면 좋겠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원래 졸부들이 더 티를 내고 싶어하는 것처럼. 그리고 청산이가 자격지심을 건드는 날카로운 말로 다가오면서 '얘는 안되겠다'는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변했던 것 같다. 처음엔 과시가 컸다면, 뒤로는 조금의 불편함도 예민하게 받아들여지고, 청산이가 그 무리 속에서 리더 같아 보이는 것에서도 자격지심이 왔다고 생각했다. 귀남이도 결국엔 어린 아이고 학생이니, 그 나이대 친구들이 가질 수 있는 원초적인 마음을 가지려고 했다. 안 그러면 그냥 표면적 사이코패스가 될 수밖에 없으니 그 지점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사진=매니지먼트 구 제공
귀남의 내면을 완벽하게 만들어낸 유인수는 외적으로도 점진적 변화를 만들어냈다. 초반엔 평범한 인물처럼 보이기 위해 5kg의 체중을 감량했다면, 후반에는 몸도 커지고 힘을 가지게 되며 머리카락의 미세한 길이까지 조정해갔다. 유인수는 "첫 등장부터 이 작품에서 휘몰아칠 빌런이란 느낌보다는 그냥저냥 존재감이 덜한 인물로 보이다가 이 인물이 본인이 제어할 수 없는 큰 힘을 얻었을 šœ 거기서 주체하지 못하고 즐거워하는, 제3자가 보면 괴물화되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다. 제가 이런 식으로 구체화하고자 하는 점을 미술팀과 의상팀에 말씀을 드렸고, '한마음'이 쓰인 트레이닝 상의도 제가 먼저 말씀을 드렸다. 원작과 같은 옷을 입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고, 실제로 그 옷을 만들어주셨다. 5회에 좀비가 돼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위해서 호리호리하게 살을 뺐었고, 그 이후로 넘어가면서 매신이 넘어갈 때마다 분장도 조금씩 과하게 가고, 머리카락도 조금씩 길게 갔다. 11회에서 보면 머리카락이 훨씬 길어지고 몸도 훨씬 커지고, 분장도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이걸 차례로 보는 시청자들은 느끼지 못할 정도로 미세하게 바꿔나갔고, 제가 시청자 입장에서 봤을 땐 그런 것들이 조금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완벽한 악역 서사 덕분에 시청자들의 기대감은 치솟았지만, 이미지 고정화에 대한 부담감은 안았다. 유인수는 "이 인물을 준비하면서 저는 제 내면에서 이 인물을 꺼냈다기 보다는, 사소한 눈빛과 디테일까지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제가 그렇게 준비했고, 한쪽 눈으로 전달을 해야 하고, 삼백안이냐 사백안이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니 하나하나 분석하고 만들어낸 인물이었다. 움직임이나 톤도 그렇고 제딴에는 분석하고 계획된 장면이 많아서 원래 제가 가진 본연의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는 인물을 만난다면, 또 거기서 잘 준비하고 좋은 인물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있다. 그런 비슷한 역할이 주어진다면 또 다른 인물로 창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어떤 반응이 오든 저는 다 반갑다"고 했다.


사진=매니지먼트 구 제공

노력 끝에 '월드 빌런' 자리를 꿰찬 유인수는 집안의 자랑까지 됐다. 그는 "가족들이 온갖 저를 검색해서 나오는 댓글이나 반응들을 알더라. 막내 동생이 고3인데 학교에서 '지우학' 얘기를 많이 하나 보다. 제 동생이 학교에서 제가 형이라는 사실을 안 밝히고 있는데, 제 얘기가 나오면 뒤에서 뿌듯해한다고 하더라. 어제 저희 엄마가 다니는 회사에는 기분이 좋아서 떡을 돌리셨다고 했다. 직원들도 너무 재미있게 잘 봤다고 사인을 해달라고 하셔서 사인을 다섯 장을 했었다. 또 지방 촬영에 갔는데, 숙소 사장님이 사인을 해달라고 하셔서 그때 첫 사인을 해봤는데, 그런 것도 모두 처음이었다"고 수줍게 밝혀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2017년 영화 '기억의 밤'으로 데뷔한 유인수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활약해왔으며 '지금 우리 학교는'을 마친 뒤에는 tvN 드라마이자 홍자매의 신작인 '환혼'을 촬영 중이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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