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현장] "모두가 '민식앓이'"…'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최민식, 수포자→N포세대 건넨 인생 조언(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2-02-15 11:00 | 최종수정 2022-02-15 12:03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 N포세대(취업, 결혼을 비롯해 여러 가지 포기하는 세대) 등이 당연시되고 있는 이상한 나라에 다시 가슴을 뜨겁게 달궈주는 용기와 위로를 선사하는 인생작이 3월 극장가에 문을 두드린다.

신분을 감추고 고등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는 탈북한 천재 수학자가 수학을 포기한 학생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박동훈 감독, 조이래빗 제작). 15일 오전 네이버 라이브 생중계 채널 NOW에서 진행된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제작보고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탈북한 천재 수학자 이학성 역의 최민식, 수학을 포기한 고등학생 한지우 역의 김동휘, 점수만 신경 쓰는 담임 김근호 역의 박병은, 새터민 지원본부의 지부장이자 이학성의 유일한 벗 안기철 역의 박해준, 한지우의 친구 박보람 역의 조윤서, 그리고 박동훈 감독이 참석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스스로를 세상과 단절한 채 살아가는 천재 수학자가 자신을 찾아온 학생에게 수학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가르치며 내면의 변화를 갖는 휴먼 감동 스토리를 전면에 내세웠다. 정답보다 중요한 올바른 풀이 과정의 가치를 일깨우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수학을 넘어 인생의 정답을 찾아가는 모두에게 천재 수학자가 건네는 희망의 인생 공식으로 따뜻한 울림을 안길 전망이다.

특히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최민식이 전작 '천문: 하늘에 묻는다'(19, 허진호 감독)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하는 작품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매 작품 범접할 수 없는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은 최민식은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에서 탈북한 천재 수학자 이학성으로 변신, '쉬리'(99, 강제규 감독) 이후 22년 만에 이북 사투리를 소화하는 것은 물론 어려운 수학 공식도 척척 외우는 천재적인 면모부터 인생에 대한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던지는 어른의 모습까지 다채로운 면면을 소화하며 관록의 연기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최민식과 사제(師弟) 케미를 펼치는 '괴물 신예' 김동휘도 눈길을 끈다. 25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에 발탁된 김동휘는 대한민국 상위 1%인 명문 자사고에서 친구들을 쫓아가지 못하는 수학 성적 때문에 고민하는 학생 한지우로 보는 이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여기에 믿고 보는 배우 박병은과 박해준, 그리고 신예 조윤서까지 합류하며 환상의 연기 앙상블을 펼칠 전망이다.


이날 최민식은 "늦게나마 개봉을 하게 돼 기쁘고 반갑다. 이 작품을 촬영한지 2년이 지났다. 오랜만에 보는데, 마치 예비군 훈련장에 나온 기분이기도 하다. 늦게나봐 선보이게 돼 기쁘다"고 웃었다.

그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여러 학원 드라마가 있는데 이 작품은 학원 드라마에 국한된 영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굿 윌 헌팅'(98, 구스 반 산트 감독)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었다. 박동훈 감독이 왜 이 작품을 하려는지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시나리오에서 깊이가 느껴졌다"고 답했다.

이어 "내가 연기한 이학성은 한 분야에 너무 많은 애정을 쏟아온 사람이다. 천재라는 별명을 가진 인물이기도 한데 이런 인물이 학자로서 나래를 펼치지 못하고 정치적 이데올로기와 정치적 억압 속에서 남한으로 탈출했다. 그런데 남한도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없게 된다. 천재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겠지만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못하게 됐을 때 안타까움은 이해가 됐다"고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밝혔다.



김동휘는 "오디션을 보고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 오디션 장에 최민식 선배가 있었는데 너무 떨렸다. 스크린에서만 보던 선배가 내 앞에 있어서 너무 긴장됐다. 최민식 선배 앞에서 미천한 연기를 보이는 것 같았지만 다행히 선택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또한 최민식에 대해 "내 첫 촬영이 전주에서 진행됐다. 그 당시 최민식 선배가 '천문' 홍보로 정말 바쁘셨는데 내 첫 촬영을 보기 위해 직접 차를 운전해 전주까지 오셨다. 밥도 같이 먹으면서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고 마음을 전했다.


박병은은 "전 세대가 조화롭게 이뤄져 만든 영화다. 관객이 관심을 가져준다면 실망시키지 않는 영화가 될 것이다"며 "처음에는 수학에 관한 영화인지 알았다. 수학이라는 것이 어렵고 딱딱하고 계산적이지 않나? 그런데 이 작품은 수학은 매개체일뿐 주인공들의 부정(父情)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어 너무 좋았다"고 답했다.

그는 "현장에서 최민식 선배와 컵라면을 나눠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珦 있었다. 매일 6~7시간 '민식 앓이'를 했던 것 같다"고 최민식을 추켜세웠다. 최민식 역시 "나는 네 낚시 바늘에 코가 꿰이고 싶다. 정말 맛깔스럽게 연기하는 배우다. 매번 감탄한다. 개성이 정말 뚜렷하다. 옆에서 보고 있으면 전작에서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모습을 공유하게 된다. 그걸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이게 바로 앙상블이 아닐까 싶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박해준은 "'침묵'(17, 정지우 감독) 이후 '민식앓이'를 하고 있었다. 최민식 선배가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를 한다고 해서 바로 참여하게 됐다. 작품 자체도 너무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재미있게 촬영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최민식은 "박해준은 살면서 속앓이가 심한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조윤서는 "이 영화가 내겐 선물
같은 영화다. 오디션 장소에서 바로 캐스팅이 됐다. 캐스팅 소식을 듣고 너무 기쁘고 놀라 그 자리에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있다. 관객에게도 이 영화가 나처럼 선물 같은 영화가 되길 바란다"며 "따뜻하고 감동의 영화에 함께할 수 있어서 기뻤다. 내 연기가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연기한 박보람은 피아노를 잘 치는 캐릭터다. 처음 오디션을 봤을 때 박동훈 감독이 피아노를 칠 수 있냐고 질문했는데 사실 피아노를 칠 줄 모르지만 이 영화에 꼭 출연하고 싶어서 피아노를 잘 친다고 했다. 그때는 내가 캐스팅될 줄 몰라서 거짓말을 했는데 덜컥 캐스팅이 됐고 그때부터 피아노 연습을 해야했다. 피아노 악보도 볼 줄 몰라서 악보에 손가락 번호를 다 적어두고 통으로 외웠다. 하루에 6~7시간씩 피아노 연습을 했는데 사람은 뭐든 할 수 있더라"고 머쓱하게 웃었다.


박동훈 감독은 "영화를 완성시킨 뒤 기다리느라 힘들었다. 이 시나리오는 첫인상에서 굉장히 예의바른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듯함이 머릿속에 떠오른 작품이라 기분이 좋아 연출하게 됐다. 수학을 다룬 영화라고 해서 어려운 영화가 아니다. 수포자 감독이 만든 영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캐스팅에 대해 "최민식은 전작 '해피 엔드'(99, 정지우 감독)에서 우유팩을 정리하는 짧은 장면부터 짧은 대사까지 기억할 정도로 관객의 한 명으로서 팬이었다. 시나리오를 읽고 최민식이란 배우가 경비복을 입고 수학을 설파하는 모습을 상상했을 때 흥분됐다. 출연을 수락했을 때 정말 감격스러웠다. 또 김동휘는 한지우 그 자체였다. 시나리오에 있어서 자신의 논리를 또박또박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캐스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최민식, 김동휘, 박병은, 박해준, 조윤서 등이 출연했고 '계몽영화' '소녀X소녀'의 박동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3월 9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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