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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기상청 사람들' 박민영과 송강이 벼락과도 같은 하룻밤을 보냈다.
기준과 파경 후 2개월이 지났지만, 사내 연애의 끝은 이별만이 아니었다. 하경은 사내에서 자신이 아닌 다른 여자와 '꽁냥'대고 있는 구남친을 봐야 했다. 두 사람의 잔혹사는 이미 기상청 내에선 씹고 뜯기 좋은 안줏거리가 돼있었다. 이것만으로도 골치가 아픈데, 기준은 생갭다 훨씬 더 "개새끼"였다. 반반씩 내고 구입한 줄 알았던 TV는 입만 살은 기준에 속아 본인이 다 부담했단 사실을 알게 됐고, 그런데도 그 TV를 가져가버린 뻔뻔함에 새벽까지 잠을 못 이뤘다. 그런 하경에게 내용 증명이 도착했다. 위자료 명목으로 줬던 집까지 반반으로 나누자는 것.
하경의 분노는 모두가 지켜보는 복도 한복판에서 폭발했다. 하경은 "네가 어떻게 나한테 그런 걸 보내"라며 그의 뺨을 시원하게 휘갈겼다. 그런데 오히려 기준은 항상 자신보다 잘 나갔던 하경 때문에 지난 10년간 힘들었다는 자격지심을 드러냈다. 연애하는 동안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줄 알았던 하경의 생각은 동상이몽에 불과했다.
또한, 사내 연애의 후폭풍 때문에 스위스 행을 고민했지만, 뻔뻔한 기준의 태도에 "불편한 사람이 떠나. 네가 가라고, 스위스 제네바로, 이 개새끼야!"라며 통쾌한 일갈로 마지막 한방을 제대로 날렸다.
그렇게 후련한 마음으로 본청 총괄 2팀에 2주간 파견 나온 시우와 함께 술 한잔을 기울였다. 시우도 바람의 피해자이며, 그의 전여친 유진이 현재 기준의 아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하경은 그에게 동질감을 느꼈고,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하지만 다음날 한 침대에서 일어나는 건 두 번 다시 사내연애는 하지 않겠다던 하경에겐 절대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었다. 하경은 아찔한 하룻밤에 "일어나면 안 되는 천재지변 같은 것, 만나서는 안 되는 두 기류가 만나서 형성된 일종의 벼락 같은 것"이라며 해프닝으로 끝내자 설득했다.
시우가 2주 뒤면 다시 수도권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도 계산에 있었다. 그러나 다음 주부터 본청 총괄 2팀으로 정식 발령 받았다는 시우의 청천벽력이 하경의 사고 회로를 정지시켰다. 한 직장에서 기준과 유진을 마주쳐야 하는 것도 모자라, 벼락과도 같은 짜릿한 밤을 보낸 시우와 같은 팀에서 생활해야 한다니, 하경의 입에선 "미치겠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그럼에도 "앞으로 잘해봐요 우리. 어른답게, 나이스하게"라는 시우의 모습에서 잔혹하게 얽혀버린 두 사람의 모습이 기대를 모았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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