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궁녀즈 '찐친' 찾아"..하율리,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얻은 것(종합)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2-01-10 09:54 | 최종수정 2022-01-12 11:52


사진=스타하우스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신인 배우 하율리가 '옷소매 붉은 끝동'이란 첫 발자국을 남겼다.

하율리는 최근 인기를 누리며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정해리 극본, 정지인 송연화 연출)에서 성덕임(이세영)의 동무 배경희를 연기하며 시청자들에게 각인됐다. 전작이던 '홍천기'에 이어 완벽히 다른 이미지의 사극에 도전하며 시청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지난해 MBC에서 가장 흥행했다는 평을 받은 작품. 5.7%로 시작했던 이 작품은 최종회 시청률 17.4%(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역대급 기록을 세워냈고, 여기에 화제성 지표에서도 줄곧 1위 자리를 유지하는 등 드라마의 인기를 확고히 지켰다.

하율리는 최근 스포츠조선 사옥에 방문해 "잘 빠져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방송이 종료되고 마지막 방송을 보면서 경희와 '바이바이'를 하려고 했는데, 앉아서 보자마자 눈물이 주룩주룩 흐르며 아직 빠져나오지 못했다. 할머니댁에서 궁녀즈(이세영, 이민지, 이은샘)와 채팅을 하면서 보는데 애써 노력하며 'ㅋㅋㅋ'를 치며 울었다. 촬영 때도 후반부 찍을 때 눈만 마주치면 울컥했는데, 특히 마지막 단체신을 찍을 때도 눈물을 흘렸다"고 소감을 밝혔다.

1일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 '옷소매'는 궁녀즈를 포함해 이산(이준호)과 성덕임의 청년 시절부터 중년, 최후의 이야기까지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배경희를 연기한 하율리는 지나온 시간을 떠올리며 "마치 전생 같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고마운 작품이고, 한 호흡으로 연기할 수 있는 게 처음이었다. 그래서 더 뜻 깊고, 그리고 궁녀즈가 이렇게 친해질 줄 몰랐는데 너무 친해지니 더 돈독한 드라마 같다"고 말했다.

'궁녀즈'의 만남은 시청자들에게도 하율리에게도 큰 선물이 됐다. 하율리는 "진짜 운이었다. 초반엔 걱정이 많았다. 넷이서 친해지기 힘들 줄 알았다. 그리고 처음부터 '덕임아, 너 왜 그래' 해야 하는데, 세영 선배님, 선생님이 눈 앞에 계신 거다. 그러니 약간 두려웠고, 은샘이도 민지 언니도 어색했는데 3, 4회 찍을 때부터 친해져서 편하게 있던 것 같다. 서로 배려심도 좋고, 장난 코드, 코믹 코드가 잘 맞았다"고 했다.


사진=스타하우스 제공
이세영과는 일곱 살이나 차이가 나는 데다 경력도 20년이 넘게 차이나지만, 빠르게 친해질 수 있던 데에는 이세영의 도움도 컸다고. 하율리는 "진짜 나이 차이를 못 느낄 정도였고, 넷이 촬영하며 궁녀 친구들과 가족처럼, 그냥 소꿉 친구들 마냥 친해졌던 것 같다. 세대차이도 하나도 없었다. 저희끼리만 겹치는 웃음 코드도 있어서 어깨가 들썩거렸는데, 그러면서 친해졌다. 마지막 촬영 때는 어차피 만날 것을 알고 있음에도 슬펐다. 덕임의 유품을 만지는 신에서도 너무 슬펐고, 세영 언니 눈만 보고, 민지 언니 우는 것만 보면 그냥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고 말했다.

네 사람은 이후에도 우정을 이어나갈 예정. 하율리는 "순식간에 저희가 클라이밍도 하고 밥도 먹고 커피도 마셨었다. 다음 클라이밍 스케줄도 다음 주에 잡혀 있는데, 클라이밍을 계속 하지는 않을 것 같다. 처음에 들어가자마자 '우리가 이걸 할 수 있다고?' 했는데 넷 다 갈수록 승리욕이 강하다 보니 서로 알려주고 '왼발 오른발'을 알려주면서 비슷비슷하게 했다. 세영언니도 기본을 토대로 너무 잘하고, 민지 언니랑 나는 배운 것에 충실한 스타일이었다. 은샘이가 극중 영희보다 훨씬 와일드하고 성격이 반대라 멋지다. 클라이밍이 끝나고는 넷이 모여서 회의를했다. '이걸 해야 하냐. 다른 거 하자'고 했었는데 배워둔 것이 있고, 잊지 않으려고 한 번만 도 해보고, 운동 동호회처럼 하고 싶은 걸 두 세 번씩 해보기로 했다"고 했다.


'찐친 케미'는 온라인 세상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중. 하율리는 이세영이 제안한 15% 공약인 '진또배기'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를 내렸다는 후문이다. 하율리는 "저희 단체방에서 '진또배기가 뭐야?'하다가 은샘이가 '이거야'하면서 영상을 보내줬는데 제가 '언니, 이거는 팬들이 바라는 그림이 아니야. 언니 덕임이에 대한 환상이 있는데, 덕임이에 대한 환상이 깨지겠지? 그럼 기브 앤 테이크가 안돼! 할거면 예쁘게 입고 해. 당의 입고 예쁘게 입고 해'라고 했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또 '준호 님이랑 세영 언니랑 옷을 바꿔 입으면 어때?'라고 하기도 했다. 저희는 '우리 세영 절대 지켜!'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MBC 제공
현실 세계에서도 배경희와 닮은 듯한 하율리의 모습. 하율리는 "경희는 '내 사람은 내가 지킨다!'는 사람이라, 이 친구를 보면서 배운 것은 남의 눈치를 안 보고 솔직한 것이었다. 또 비슷한 점은 한 목표가 있을 때, 경희도 제조상궁이란 목표가 있고, 저도 배우라는 목표가 있고,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체계적으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단계를 밟고, 그것만 바라보고 가는 부분이 닮았고 더 닮고 싶고 배우고 싶은 지점이다. 경희는 '멋있다'가 딱 맞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 하율리는 "제가 더 똑똑해져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아는 게 곧 힘이라고 하듯이 책을 더 많이 읽어야겠다고 생각했고, 배우로서 조금 더 디테일하게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제가 촬영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디렉션이 들어오면 당황하는 지점들이 많았는데 세영 언니, 민지 언니, 은샘이는 자유롭게 해주더라. 그런 걸 보면서 많이 배웠고, 이걸 시작으로 한 발자국 내리는 것 같아서 의미 있는 작품이다. 그러면서 진실되고 솔직한 배우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사진=MBC 제공
'옷소매 붉은 끝동'을 통해 발견됐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신예 하율리의 앞으로가 더 기대를 모은다. 하율리는 "고등학교 때 처음 연기를 접했을 때 좋아하는 장르가 누아르였다. 남자 배우들은 '누아르의 킹, 제왕' 이런 것이 있지 않나. 여자 분들은 '퀸'이 없었다. 그래서 예전엔 '내가 그 자리를 만든다'는 목표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진실되고 솔직한 배우가 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어딘가 이 사람이 존재하고, 이 아이의 행동이 납득될 배우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생각했고,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위로를 많이 받았다. 모든 사람들이 그런 걸 보며 예술을 접하고 울고 외롭다는데, 그 존재가 나를 통해서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나를 통해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는 배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닮고 싶은 선배들도 많다. 그는 "사극을 너무 좋아했어서 첫 롤모델은 이영애 배우님이었다. 그 우아함과 한복을 입을 때 자태와 그걸 누구도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했고, 저분의 우아함과 여유를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다. 롤모델은 끝이 없다. 매일 바뀐다. 요즘엔 한소희 선배다. 올라운더 배우에 '마이네임'을 보고 전 작품들을 다 찾아봤다. '부부의 세계'에서는 정말 연기로 날아다니신 것 같다. 전 늘 딕션이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한소희 배우님이 진짜 잘하시더라. 그리고 다 가졌잖나. 귀엽고 예쁘고 섹시하고, 멋지기까지 하다. 이게 가능한 거냐"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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