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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이세영이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우뚝 섰다.
과몰입 시청자들만큼 이세영 역시도 '옷소매 붉은 끝동'에 대한 여운이 이어지고 있다. 이세영은 "아직도 대사나 상황을 떠올리면 하염없이 눈물이 나오는데, 시간이 지나면 한동안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지만, 또 새로운 작품을 만나고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면 자연스레 잊혀지지 않을까 싶다"며 "시간이 길건 짧건 벗어나는 데 조금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그런데 특히나 고생도 많이 했고, 여름과 겨울을 혹독하게 지내면서 조금 더 끈끈해지고 사랑도 많이 받아서 그런 먹먹함이나 그런 안타까운 감정이 오래 갈 것 같다. 최종회 엔딩신이 잘 뽑혀서 더 그 여운이 오래 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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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다른 인물들, 제가 하고 싶어하는 인물들은 보통 평범한 삶을 살다가 어떤 지점에선 영웅이 되는 순간, 되게 강해지고 작은 사람이지만, 커보이는 순간들이 있는 것 같다. 어떤 목표가 생기면서. 오히려 덕임이의 경우에는 자기에게 주어진 어떤 보잘것없는 궁인으로 살아가지만, 조금씩 자기가 선택할 수 있는 것 맞바꿔야 하는 부분들이 생기며 겪는 갈등. 그리고 가슴 아픈 부분에서 조금 더 작고 보잘 것 없는 인물로 그리고자 노력했다. 후반부와의 대비를 위해"라며 "후반부에는 7kg 정도를 찌워서 초반부와는 체중이 다르다. 그럼에도 모든 것을 잃어가고 팔다리가 잘리고,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지는. 대사에도 나오듯 내가 이곳에 옴으로써 잃게 되는 것은 무엇이며, 얻은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공허함, 쓸쓸함, 허전함, 처연함을 대사로 표현되지 않는 부분들을 눈빛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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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할 정도로, 이준호와의 호흡은 더할 나위 없었다. 이세영은 이준호에 대해 "최고의 파트너"라며 "모든 배우들을 통틀어 저랑 가장 많은 장면을 가까이에서. 분량도 가장 많고. 그렇게 촬영해서 친하기도 가장 친하고 소통도 원활하고, 성격 자체가 다정하고 친절한 분이라 조금 더 연기적으로 소통할 때도 굉장히 원활했고, 이것저것 편히 논의하며 촬영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호흡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고 함께해서 행복했고, 원래부터 신뢰하는 배우였다"고 극찬했다.
두 사람은 특히 각종 멜로 신으로 시청자들을 설레게 하기도. 이세영은 가장 설굥 장면을 묻는 질문에 "사실 트위터 블룸에서 욕조 상탈신(상의 탈의 신)을 답하기는 했는데, 실제로 심쿵한 장면은 없었다. 기대감을 높이기 위해 그 장면이 중요한 장면이었고, 정조 이산, 준호 씨의 매력에 퐁당 빠지겠다고 생각했다. 원작에서도 굉장히 섹시한 느낌이 있지만, 드라마에서는 조금 더 다정하고도 텐션이 높은, 섹시한 부분이 드러나기 때문에 이 부분을 굉장히 좋아해주시지 않았을까 하는 확신이 있었고, 그래서 그 장면에 대해 언급을 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좀 부끄러워서 많이 보지는 못했다. 아마 시청자들보다 더 못 봤을 것"이라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여기에 "19금"을 예고했던 합방 신에서는 어깨의 명(明)자에 입을 맞추는 신이 삭제됐음을 귀띔하며 "그게 자칫 과할 수 있어서 감독님이 뒷 부분에 아침에 얼굴을 덧 그리는데 키스를 한다는 것을 주셔서 텐션이 좋은 장면이 탄생하지 않았나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30대에 접어들었고, '옷소매 붉은 끝동'이라는 여운이 깊은 작품을 하며 그의 일상에도 조금씩 변화가 찾아왔다. 이세영은 "저와 덕임이가 일치하는 부분이 가늘고 길게 살고 싶다는 게 일치한다. 조선시대 18세기 여성임에도 덕임이는 소소한 삶에서 선택을 하면서 살고 싶어하고, 자신의 일을 능동적으로 자부심을 갖고 하려고 하는데, 저 스스로는 배우로서 말고 인간 이세영은 선택을 하며 살고 있나. 매 순간에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잘 살아내고 있나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됐다. 좀 더 즐기며 행복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지난해 연말 연기대상에서는 아역 출신 여배우인 이세영과 박은빈, 김유정, 김소현 등이 모두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화제가 됐다. 늘 성인 연기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있었던 이들의 수상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이세영은 "사실 심판의 시선은 영원히 있을 것 같다. 아역배우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또 다른 심판의 시선은 영원히 끊임없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스스로는 거기에 휘말리지 않고 휘둘리지 않으려 한다. 무언가를 저에게 있던 부정적 시선이 있다면, 그걸 염두에 두고 노력하지만 휘둘리지 않으려고 한다. 이것으로 변할지는 모르겠다. 믿보배가 됐다고 해주셔서 말씀만으로도 감사드리고, 배우로서 저의 목표는 시청자 분들께 믿고 보는 배우가 되는 것이 가장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성인이 되고부터 저의 목표이기도 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세영은 "아역 출신 여배우들이 최우수상을 차지한 것이 놀라기도 했고 기분 좋은 일이기도 하다. 제가 어릴 때는 아역에서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우려 섞인 시선도 있던 것 같은데, 제가 그것을 잘 지나왔는지는 모르겠고 저는 꾸준히 저의 일을, 저의 길을 가려고 한다"는 단단한 포부를 밝혔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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