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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지금은 '이준호의 시대'다.
인기 소설을 원작으로 하기에 첫 방송 전 이준호의 캐스팅을 두고 우려하는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 그러나 이준호는 자신만의 연기로 이 부담감을 이겨냈다고. 그는 "저는 그런 자신감은 있었다. 어떻게든 연기로, 정말 정조란 인물이 되어 시청자들 앞에 나타난다면, 당연히 납득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모든 작품을 연기할 때마다 그 마음으로 연기하고 있기 때문에 그 인물이 사실적으로 묘사가 된다면, 드라마를 봐주시는 분들도 '저 사람이 정조구나' 생각하실 것이라 생각해 큰 우려는 없었다. 최수종 선배님의 인터뷰가 기억이 났다. 선배님이 왕 역할을 처음 한다고 했을 때 우려를 했었다는 인터뷰를 하셨는데 '아니 왕 중 왕 최수종 선배님도, 조선의 마지막 왕이 수종이라 할 정도로 그렇게 많은 왕을 하신 선배님도 그런 소리를 들으셨구나' 생각해보니, '그러면 나도 열심히 해서, 그 인식을 새롭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좋은 힘이 됐고 그렇게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준호는 완벽한 정조 이산으로 분했다. 그는 청년 세손부터 왕이 된 이후, 그리고 최후까지 짧은 회차 내에 폭넓게 그려내 호평을 받아냈다. 그는 "청년부터 왕이 되고, 말년까지 억양과 표정, 걸음걸이를 최대한 생각했다. 세손 때는 딱딱하지만 패기 있는 눈빛, 거칠고 예민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면, 즉위하자마자 그 모습은 없어지고 상황을 압도하는 카리스마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화를 내는 사람은 무섭지 않은 것처럼, 마음 속으로 묵직함을 가진 왕이 되려고 노력했다. 오히려 미소를 지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대신 세손 때보다는 톤이 좀 낮아졌다. 말년 때는 오히려 온몸에 힘을 뺐다. 수염을 붙이니 연기하기도 편했다. 마스크를 쓰면 의식이 줄어드는 것처럼 수염이 저에겐 재미를 줬다. 수염을 붙이며 몰입이 자연스럽게 되며 자꾸 눈가가 촉촉해지고 힘이 다 빠지는 경험을 했다. 걸음걸이도 세월에 억눌린 모습이 나오지만, 위풍당당한 눈빛은 살아 있고, 그렇지만 눈에 힘을 주지 않는 디테일을 살려보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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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연기한 이세영과의 호흡도 특히 좋았다. 현대극을 배경으로 '환생 로맨스를 찍어달라'는 아우성이 들릴 정도로 시청자들도 깊이 빠져들었다. 이준호는 "촬영 현장에서 너무 편안했고, 사랑스럽고 털털한 배우였다. 연기를 하면서 서로 원하는 부분에 있어서 서로 확실히 표현하고, 의견을 편히 비출 수 있는 상대였다. 그렇기에 작품을 하면서 신을 만들어나갈 때도 서로 아이디어가 잘 맞물린 것 같다. 그래서 굳이 얘기를 안해도 '이렇게 해보자'고 하면 둘이 딱 맞고, 눈빛만 봐도 정리가 되는 부분이 많았다. 그렇게 촬영 현장에서 산과 덕임으로 있다 보니, 모든 호흡들이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잘 맞아떨어지며 희열을 느꼈다. '환생 로맨스'는 아무래도 저희가 생각한다고 이뤄질 수 없는 부분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옷소매 붉은 끝동'의 여운을 조금 더 길게 느끼고 나서 그런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두 인물의 로맨스가 시청자들에게 '과몰입'을 불렀다. 현실적인 왕과 후궁의 관계를 보여주며 판타지적인 달달한 로맨스 설정을 걷어냈다. 이준호는 "정조를 연기하는 인간 이준호로서 상대에게 미안했다. 자꾸 아픔을 주는 것 같고, 내가 현대를 살아가기 때문에 그 당시의 사랑하는 사람의 동무를 살릴 수없고, 법도를 중요시했고, 사랑하는 사람까지 지키려는 모습의 정조가 짠하게 보였다. 많이 힘들어보였고, 왕으로 태어난 천명을 지켜내고자 평생을 그렇게 살아온 사람이 사랑하는 여인도 못 지키는 상황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개인적으로는 이 둘이 사랑하는 모습이 조금 더 많이 보여지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시청자 분들도 둘을 응원했겠다고 생각했지만, 작품적으로는 그래야 했기에 슬픔이 배가 됐고, 그래야 했기에 '순간은 영원이 됐다'는 포인트로 애절함과 절절함을 많이 남겨준 작품인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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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까지도 완벽했다. 사후 세계이자 두 사람이 가장 행복했던 기억인 별당에서 재회한 모습이 많은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것. 이준호 역시 여전히 과몰입 상태임을 고백했다. 그는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과몰입이었다. 심지어 저는 홍보에도 과몰입이었다. 숨만 쉬면 홍보를 했다. 아직도 좀 어렵다. 그 과몰입의 상태, 그 여운에서 벗어나기가 아직도 힘들고, 계속 그 별당이 생각이 나서 좀 많이 어렵다. 아마 이건 시간이 많이 흐르고 나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다"며 "엔딩신을 5~6부 방영할 때 조금 더 일찍 찍었는데, 감히 그 대본을 펼쳐볼 수도 없을 정도로 가슴이 너무 아렸다. 이 신이 정말 기억에 남는다. 저는 엔딩이 해피엔딩이라 생각한다. 오랜 시간 기다렸지만, 결국 그들은 평범한 남녀가 되어 사랑을 이루게 된 것이다. 산이도 오랜 시간 듣고 싶었던 덕임의 마음을 처음으로 확인한 순간이었던 것 같고, 기어코 본인의 의무를 마치고 평범한 필부가 될 수 있는, 덕임과 행복한 삶을 살았다는 것이 너무 행복한 결말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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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호는 '옷소매 붉은 끝동'을 향한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한 팬미팅을 준비 중이다. 차기작에 대한 관심 역시 뜨겁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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