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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정우성이 제작자로서 '고요의 바다'를 마주했다.
정우성은 4일 오전 스포츠조선과 온라인을 통해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제작 후기를 전했다. '고요의 바다'를 통해 '나를 잊지 말아요' 이후 두 번째로 제작에 참여한 정우성은 이번엔 출연도 마다하고 온전히 제작자로서 현장을 지켰다. 정우성은 "역시 제작은 어렵다. 첫 번째 때는 워낙 인간 관계 속 사랑이란 관념, 상상 안에서 이야기하는 것이라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돌이켜 보면 첫 영화고, 첫 제작에 출연도 함께했어서 제작자로서 제3자적 시점을 많이 놓친 기억이 있다. '고요의 바다'는 완벽하게 앵글 안에 담긴 배우가 아닌, 제작자로서 참여였기에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어떤 것이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할 수 있는 순발력이 많아졌다. 하지만 제작은 역시 어렵다"고 소감을 털어놨다. 그럼에도 새로운 작품에 대한 욕심은 난다. 정우성은 "'고요의 바다'라는 큰 작품을 하며 얻은 새로운 깨달음과 노하우를 다른 작품에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분명히 들고, 그런 면에서 기획이나 이런 면에서 더 많은 작품들이 생기고 욕심이 나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고요의 바다'는 정우성의 의지로 인해 시리즈로 재탄생한 작품이다. 단편을 영화로 늘렸고, 이를 다시 8편의 시리즈물로 만들어내며 노력을 기울였다. 정우성은 "워낙 처음 시도하는 한국형 SF 스릴러이자 미스터리다 보니, 당시 한국 영화계 분위기는 도전은 하고 싶지만, 도전을 실행할 수 있는 용기가 동반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안전한 확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이 작품이 가진 무모한 도전, 그 도전이 무모해 보이더라도 그게 이 작품이 가진 생명인데 훼손되면 온전히 이 작품이 가진 세계관을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컸다. 시선을 돌리던 중 마침 넷플릭스와 함께 하며 도전이 시작됐다. 장편화하면서 에피소드를 늘리는 작업도 또 다른 도전이었고 이 도전 속에서 원작이 가진 독특한 설정을 가공해나가는 작업도 동반됐다. 단편은 짧은 시간 안에 하나의 특징을 극대화시켜 보여주는 작업이고, 이를 장편화하다 보니 원래 갖고 있던 하나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들을 안정적으로 서포트했어야 했는데, 새로운 것에 대한 시각들이 눈에 들어오면서 절대적으로 '반짝'했어야 했던 것들이 '절대적으로 반짝했을까'라는 스스로의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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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부분도 물론 있지만, 배우로서 든든한 후배들을 얻은 수확도 있었다. 배두나와 공유는 정우성이 '고요의 바다'를 통해 작품 외적으로 얻어낸 가장 큰 수확. 정우성은 "배두나 배우는 송지안이라는 사람이 갖는 가족에 대한 아픔과 연민, 그리움을 현장에서 온전히 표현했다. 차에서 내리면서부터 벌써 그 표정이었다. 퇴근할 때까지 감정을 유지하는 것은 큰 에너지와 감정적인 무게, 스트레스가 많을텐데 어떻게 유지하지 싶을 정도였다. 그 감정의 무게를 약간 더는 신이 있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무게를 덜고 새롭게 출발하려고 한다. 자기의 무게추를 잘 들었다 놨다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공유 배우는 캐릭터로서 장면이나 대사를 새롭게 요구하며 윤재라는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려는 욕구를 낼 수 있을텐데도 그런 게 전혀 없었다. 늘 지안의 반발짝 뒤에 있어야 한다는 마인드로 현장에 있었고, 팀원들을 한대장으로서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두 사람을 보면 뿌듯하기도 했고, 두 사람을 알게 돼 작품 외적인 큰 소득이 생겼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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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자로서 함께하며 많은 생각을 갖기도 했다고. 특히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애정이 더 샘솟았다. 그는 "작업을 지켜보는 과정이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그렇기에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애정이 훨씬 커진 것 같기도 하다. 그 작업을 통해 새로 알게 된 배우들이 너무 소중하고, 이 배우들과 어떤 작품으로 함께 할 수 있을지,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희망도 생겼다. 또 새해가 되다 보니 나를 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 배우로서 젊은 시절의 정우성을 돌아보고, 우리 세계관과 작품을 떠나서 세상이 추구하는 것은 무엇이 되어야 할지도 생각했다. 영화가 가진 온전한 세계관 말고, 이 영화를 세상에 내놓고 무엇을 달성하기 위해 만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더라. 앞으로의 배우 정우성, 연출, 제작을 꿈꾸는 정우성이 어떤 고민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요즘이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정우성은 '고요의 바다' 공개 이후 시즌2에 대한 궁금증이 샘솟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직후엔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저를 많이 지배했었다. 지금은 만약에 요청이 온다면, 그렇다면 '더 잘 해내야지'라는 생각과 잘해내기 위해 어떤 요소를 충족시킬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해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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