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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TV는 사랑을 싣고'에 이순재가 61년 만에 대학시절 친구와 재회했다.
이순재는 'TV는 사랑을 싣고'에 서울대학교를 함께 다녔던 친구를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인상이 남는 친구"라며 "외적인 조건을 전혀 신경을 안 썼다. 묵묵히 자기 역할을 하는 친구였다. 이름은 채조병"이라고 소개했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 친구의 행방을 알지 못한다는 이순재는 "늘 머리에 남는 친구"라며 "살았으면 한번 만나봐야겠다고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순재는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나 1938년 조부모님과 함께 서울살이를 시작했다. 어린시절 일제강점기와 광복을 목격했고, 고등학교 1학년 때는 한국전쟁을 겪는 등 한국 근현대사를 함께한 산증인이다.
한국전쟁이 끝난 뒤 서울대학교 철학과 54학번이 된 이순재는 3학년 때 연극부에 입부하며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고. 이순재는 "56년에 연극을 시작했는데 78년도에 출연료를 처음 받았다"며 돈보다는 꿈을 쫓았던 청년시절의 이야기를 전했다.
아내와의 러브스토리도 공개됐다. 당시 배우로 활동 중이던 이순재는 고등학생이던 처제의 연기를 가르쳐주다가 지금의 아내와 만나게 됐고, 삶은계란 두개로 시작된 '썸'이 이후의 평생 인연으로 이어졌다고. 이순재는 "처제가 연기상을 탔다. 장인이 저녁을 사주고, 집사람한테 영화를 보라고 영화표 값을 주더라. 갚아야 하니까 왔다갔다 하다가 정이 쌓았다"고 했다. 그러나 1960년 초 해외 무용 공연을 떠나야 했던 아내, 이순재는 "스케줄을 파악해서 미리 편지를 보냈다. 그것 때문에 집사람도 마음이 통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재는 친구인 채조병과 친해진 계기도 떠올렸다. 이순재는 "고등학교 동문이고 다른 친구까지 세 사람이 동기였다. 늘 가깝게 지냈다. 나는 3학년에 연기에 집중하다 보니 그때부터 같이 있을 시간이 없었다. 대학교 이휴로 본 적이 없다. 마음 속으로는 늘 같이 있었던 친구"라고 그리움을 드러냈다.
한편 추적실장 서태훈과 제작진이 단서를 찾으려 서울대학교 철학과 사무실을 찾아갔지만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더군다나 어렵게 찾은 친구의 아내는 "어려운 점이 있다"며 난감한 기색을 보였고, 이를 들은 이순재는 "나이가 있으니 조심스럽다"며 여든 중반의 친구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
친구의 결혼식장에 도착한 이순재는 친구의 이름을 불렀고, 그때 친구가 반가움의 악수와 포옹을 나눴다. 1959년 결혼식 이후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두 사람은 "정말 반갑구나"라며 인사했다. 친구는 "오랜만에 봐서 좋다. 내 결혼식날 바로 옆에 있었다. 친했다는 것"이라며 웃었다.
식사를 하며 그간의 이야기를 하던 두 사람. 친구는 "드라마를 많이 봤다. 그런데 귀가 나빠지고 대화를 못 알아들으니 드라마는 안 보고 '꽃보다 할배'를 재미있게 봤다. 광고도 잘 안 보는데 딱 하나 보는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이라며 이순재의 광고도 떠올려 웃음을 자아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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