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열증상에 KBL '경기 연기'…배구과 달랐던 대처법 '잘했군'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20-12-28 06:00


23일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프로농구 안양 KGC와 울산 현대모비스의 경기가 열렸다. KGC 변준형이 현대모비스 수비를 제치며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안양=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12.23/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안전이 최우선.'

남자 프로농구가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인해 홍역을 치렀다. 지난 25일 안양 KGC 변준형의 고열로 이날 오후 3시 예정됐던 부산 KT와의 경기가 전격 연기됐다.

KGC와 KT 사무국장은 이 사실을 공유하고 경기를 일단 취소하기로 상호 합의한 뒤 한국농구연맹(KBL)의 결정을 요청했다. KBL 역시 검토 끝에 두 구단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다행히 이튿날 변준형을 비롯한 KGC 선수단-사무국 직원 모두 코로나19 검사 음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 23일 KGC와 경기를 치렀던 울산 현대모비스도 26일 원주 DB전을 앞두고 변준형의 검사 결과에 따라 경기 취소를 대비하기도 했다.

시즌 개막 직전 연습경기 시즌 동안 비슷한 홍역을 겪었던 터라 프로농구계는 더욱 긴장했다. 당시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고교 선수가 속한 농구팀이 대학팀과 연습경기를 치렀고, 이 대학팀은 또 일부 프로팀과 연습경기를 한 것으로 드러나 '벌벌' 떨었다가 음성 판정으로 한숨 돌린 적이 있다.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인해 경기가 연기된 것은 프로농구 사상 처음 있는 사례다. 사실 이번 사례는 KBL의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굳이 경기를 취소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었다.

지난 13일 여자 프로배구에서 흥국생명 이재영이 고열을 보이자 이재영을 뺀 뒤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를 예정대로 치른 사례와 비슷하다. 이번에도 변준형을 빼고 경기를 진행했어도 매뉴얼 위반은 아니었다.

하지만 '예방과 대비는 과해도 과한 것이 아니다'는 교훈처럼 강한 대책을 들고 나온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KGC 구단에 따르면 변준형에 대한 격리, 코로나19 전원 검사에 들어간 상황에서 하필 크리스마스 매치라는 게 가장 찜찜한 사유였다. 현재 수도권 지역은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르는 중이지만 크리스마스를 맞아 랜선 이벤트까지 외면할 수는 없었다.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주기 위해서였다.

비대면 이벤트지만 치어리더 등 이벤트 팀 관계자와 장비들이 평소 경기보다 크게 늘었다. 실내체육관에 입장하는 인원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만에 하나 대유행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 소나기는 피해가는 게 상책이라 판단했다.

더구나 농구는 배구와 플레이 특성이 다르다. 배구는 네트를 사이에 두고 신체 접촉이 없지만 농구는 신체 접촉이 필수적인 플레이를 한다.

KGC 구단은 "안전이 최우선이었다. 농구계에 불안감을 안겨 드린 것 같아 오히려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열 증세로 인한 일정 연기가 잦아지는 경우에 대한 경계 여론도 있다. 연패-연전 등의 상황에서 한 경기 쉬어가는 수단으로 악용될 경우 페어플레이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다. 이런 오해를 차단하기 위한 논의와 세부 매뉴얼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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