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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가 장기화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끝내 오프라인 개최를 취소했다. 개막 역시 내년 2월에서 3월로 연기, 온라인 개최를 준비한다.
베를린영화제는 한국 영화와의 인연도 깊다. 2017년 열린 제67회 베를린영화제에서 '밤의 해변에서 혼자'(홍상수 감독)의 김민희가 한국 배우 최초 은곰상(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연인인 홍상수 감독 역시 3년 뒤인 올해 2월 열린 제70회 베를린영화제에서 '도망친 여자'로 은곰상(감독상)을 수상하며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밖에 베를린영화제는 1961년 강대진 감독이 '마부'로 특별은곰상을, 1993년 장선우 감독이 '화엄경'으로 은곰상(알프레드 바우어상)을, 2004년 김기덕 감독이 '사마리아'로 은곰상(감독상)을, 2005년 임권택 감독이 명예황금곰상을, 2007년 박찬욱 감독이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로 은곰상(알프레드 바우어상)을, 2010년 박찬욱·박찬경 형제 감독이 단편 '파란만장'으로 황금곰상(단편부문) 등에 수상의 영예를 안기며 한국 영화 사랑을 보여줬다.
이러한 베를린영화제는 내년 개최되는 제71회 베를린영화제를 두고 많은 고심을 이어갔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내년 2월 11일부터 2월 21일까지 11일간 독일 베를린 일대에서 오프라인 개최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경쟁 영화제인 칸국제영화제가 코로나19 사태로 매년 5월 열리는 개최 시기를 7월로 변경,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으로 '칸 2020' 공식 선정작을 발표해 스탬프를 수여하는 방법으로 변경해 행사를 대체했고 또 독일 내 거세게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상황도 큰 부담으로 작용됐다. 이 과정에서 베를린영화제는 2월에서 두 달 더 연기한 4월, 오프라인 개최를 진행하려 했지만 독일 정부의 반대에 부딪쳤고 극장들 또한 내년 4월 개봉을 계획 중인 '007 노 타임 투 다이'(캐리 후쿠나가 감독)에 대한 기대감으로 영화제 상영에 적극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로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온라인 개최를 결정하게 됐다.
더불어 지난 8월 조직위원회가 발표한 배우 부문 은곰상(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통합에 대한 변경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베를린영화제는 내년 열리는 영화제부터 전 세계 영화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성인지 의식 개선 취지에 맞게 성별을 구별하지 않는 젠더 중립적 주연상을 시상하겠다고 선언한바, 온라인으로 대체되는 베를린영화제가 이 대목을 어떻게 이어갈지 주목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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