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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2012년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가상 결혼'을 들고 나왔을 때만해도 센세이션이었다.
그리고 2020년말, 이제 가상 연애는 예능에서 발 붙일 곳이 없어졌다. 실제 연애 혹은 가상과 현실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연애 예능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 됐다.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와 NQQ에서 제작하는 '스트레인저'는 예전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일반인 연애 예능 '짝'의 복사판이다.
황신혜는 마지막 데이트에서 "이 프로그램이 참 묘하다, 감정이 더 커질 수가 있구나"라고 털어놨다. 오현경은 "일이 끝나면 (탁재훈)오빠가 커피와 케이크 기프티콘을 보내준다"며 사적으로도 연락한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지주연과 현우 커플은 더 리얼했다. 현우를 끌어안은 지주연은 "네가 나는 진심으로 많이…"라며 말을 잊지 못했고 현우는 '이마 키스'까지 했다. 누가봐도 '썸'을 넘어선 연인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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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기를 잘 활용하는 스타도 등장했다. 딘딘과 걸그룹 레인보우 조현영은 이 틈을 타 딘딘의 유튜브 채널 딘가딘가에서 8부작 '딘딘♥조현영 우리 결혼했어요'를 론칭했다. 16년지기 절친이라는 이들은 "중3 시절에 한 2주 사귀었다"고 당당히 고백한 바 있다. 때문에 이들의 프로그램은 보는 이들에게 가상과 실제를 혼동하게 만들고 있다.
TV CHOSUN '우리 이혼했어요'는 예능이지만 사뭇 진지하다. 이혼을 소재로 했기 때문에 마냥 웃으면서 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 웃음기가 빠진 이영하와 선우은숙의 진지한 대화는 오히려 다큐에 가깝다. 유깻잎이 딸 솔잎이와 헤어지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할 수밖에 없다. 이는 이 프로그램이 가상이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인 이혼한 이들의 모습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웃음이 없는 예능이지만 평균 시청률은 9%(닐슨 코리아 집계, 전국 유료가구 기준)가 넘는다.
예능에서 이제 가상과 현실의 경계는 무너져버렸다.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가 아니라면 시청자들을 공감하지 않는다. 그 중에서 또 새롭고 독특한 소재를 찾아야하는 예능 제작진의 고민은 더 커져만 가는 시기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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