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셧다운된 충무로"…'서복' '인생' '청룡'까지, 암흑된 12월 영화계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0-12-08 10:38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충무로가 셧다운이 됐다. 연말 성수기를 겨냥한 기대작은 개봉을 연기하고 한 해를 마무리할 영화 축제 역시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정부는 지난 6일 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 연말까지 3주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인해 50명 이상의 모임·행사는 금지되고 주요 다중이용시설은 오후 9시 이후 문을 닫는다. 이로 인해 영화관은 오후 9시 이후부터 심야까지 상영이 금지돼 가뜩이나 녹록지 한 해를 이어가고 있는 영화계의 위기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미 많은 국내 블록버스터들이 올해 개봉을 연기하고 내년 라인업으로 재정비를 준비하거나 아예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세계적인 OTT(Over-The-Top·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인 넷플릭스로 공개를 변경하는 등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 코로나19로 관객의 발길이 끊긴 극장가는 국내 블록버스터의 부재까지 더해지면서 더욱 파리만 날리게 됐다.

크리스마스, 연말 특수로 어느 때보다 치열한 개봉일 입찰 경쟁을 펼쳐야만 했던 12월 극장가 역시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라는 변수로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았다. 오는 10일 개봉하는 로맨스 영화 '조제'(김종관 감독, 볼미디어 제작)와 아직 개봉일을 확정하지 못한 로맨스 영화 '새해전야'(홍지영 감독, 수필름 제작)를 제외하고 12월 기대작으로 꼽혔던 액션 판타지 SF 영화 '서복'(이용주 감독, STUDIO101·CJ엔터테인먼트 제작),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최국희 감독, 더 램프 제작)가 끝내 12월 성수기 개봉을 포기하게 된 것.

가장 먼저 '서복'이 백기를 들었다. '서복'은 순 제작비 160억원이 투입된 블록버스터다. 지난 10월 제작보고회를 시작으로 이미 마케팅 비용을 상당수 지출한 '서복'은 여러 손해를 감수하고도 12월 개봉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 이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때부터 내부적으로 개봉 연기를 논의해왔다. 결국 폭발적인 코로나19 확산세와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등의 리스크에 큰 부담을 느낀 '서복'은 2020년 극장을 포기, 내년 라인업을 다시 기다리게 됐다.

'서복'에 이어 '인생은 아름다워' 역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12월 개봉을 포기했다. 애초 코로나19 상황으로 12월 중순과 말 개봉을 고심하다 최근 31일 개봉을 준비하고 있었던 '인생은 아름다워' 역시 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개봉을 연기했다. '서복'과 마찬가지로 100억원대의 제작비가 투입된 뮤지컬 영화로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이런 제작비의 손익분기점을 맞추기엔 열악한 극장 상황으로 판단돼 결국 내년으로 연기됐다. 마지막까지 12월 극장 개봉을 놓지 못했던 '인생은 아름다워'도 걷잡을 수 없는 코로나19 기세에 두 손을 들었다.

비단 12월 극장가를 달굴 국내 블록버스터의 부재뿐만이 아니다. 국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영화인들의 축제, 제41회 청룡영화상 역시 유례없는 국가적 재난 상태로 시상식을 연기하게 됐다.

제41회 청룡영화상은 오는 11일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특히 올해 청룡영화상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주목받은 보석 같은 작품과 배우들의 경합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단순한 영화상을 넘어 코로나19로 인해 움츠러든 영화계에 따뜻한 응원과 활력을 더하기 위해 한국 영화를 빛내고 있는 주역들 또한 총출동해 의미를 다지기로 했다. 하지만 국가적 재난 상황인 코로나19의 폭발적인 증가세로 사회 전반적인 우려는 물론 영화인들의 안전을 염려해 시상식을 나흘 앞두고 '잠시 멈춤'을 선택하게 된 것.


초유의 코로나19 사태에 12월 영화계는 그야말로 암흑 그 자체가 됐다. 지독한 코로나19가 2020년 마지막까지 발목을 붙잡고 놔주질 않는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