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황희(33)가 데뷔 10년차, '구미호뎐'을 만난 행운을 드러냈다.
황희는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구미호뎐'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황희는 "늘 그렇듯 막 친해지고, 같은 뜻을 가지고 한 방향으로 달려가던 사람들이라 촬영이 끝나고 떨어지니 아쉬움도 있고, 열심히 몸을 담았던 작품에서 멀어지는 아쉬움도 있다. 7개월을 작업했으니 허전함이 크다"며 '구미호뎐'을 보내는 소감을 전했다.
'구미호뎐'은 황희가 대본을 보자마자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작품이라고. 그는 "대본을 가지고 작품을 해야겠다고 제가 고를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선택을 받아야 하는 입장인데, 운이 좋게도 재미있게 봤던 '구미호뎐'이라는 대본, 그리고 구신주라는 역할이 따뜻할 거 같아서 꼭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의욕을 가지고 오디션에 임했는데, 진짜 하게 돼서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특히 '구미호뎐'은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고, 이 작품에 꼭 참여하길 원했다. 또 구신주라는 인물이 따듯했기 때문에 이걸 잘 표현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런 인물을 표현한 황희와의 싱크로율은 얼마나 될까. 황희는 "신주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너무 착하다. 한없이 다정하고 맹목적이다. 그런 면은 저와 비슷한 거 같다. 굳이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는 예쁜 마음은 비슷하다. 그런데 다른 면은, 저는 신주처럼 수다스럽지는 않다. 신주는 주접도 있고 자신의 말이 맞다 싶으면 거침없이 내뱉는데, 그게 밉지 않은 인물이다. 그게 저와의 차이점인 거 같다"고 했다.
호흡을 맞춘 이동욱과의 케미도 좋았다. 황희는 "늘 그렇듯 제가 화면으로 봐왔던 선배님이었고, 처음에는 조심스럽고 어려웠다. 점차 시간이 지남에 따라 친해지고 편해졌을 때 선배가 라이트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고, 유연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나중에는 거른 게 신에서 다 묻어나왔다. 모시는 사람과 중심에 있는 사람의 관계, 그리고 그 둘의 600년을 이어온 끈끈함과 편안함, 막대하지만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잘 묻어나온 거 같다. 또 함께 작업하고 싶을 정도로 잘생겼고, 멋있고, 남자다운 사람이었다"고 했다.
이어 "배우들끼리 처음 만나서 친해지는 관계에서 에너지를 소모하는데, 그때부터 좋은 기운으로 편하게 먼저 다가와주고 오히려 선배님 입장에서 저를 조심스럽게 하면 저도 존중받는 느낌이 들어도 친해지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는데, 처음부터 동생처럼 대해주셔서 저도 잘 따랐다. 연락을 자주 하고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구미호뎐'으로 좋은 형을 얻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김용지와의 호흡도 최상이었다. 황희는 "신주와 유리의 커플 이야기가 사랑을 받을 거라고는 예상도 못했다. 한 가지 확실했던 것은 기유리라는 역할을 연기한 김용지는 매력적이었다는 거다. 7개월간 작업을 해보니, 책에 써있다시피 구신주와 기유리는 각기 다른 매력이 섞이지 않을 거 같던 두 인물이 만나서 사랑의 결실을 맺는데 이게 매력적인 부분인 거 같다. 너무 판타지스러우면 재미도 있고 환상적이지만, 옆에 있는 느낌이 아니라 막연한 느낌이 들 수 있는데 우리 커플은 친근감이 있던 거 같다. 그래서 많은 응원을 받았고 편하게 보신 거 같다. 사랑이 절절하거나 힘들지 않고 귀여워서 예뻐해주신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황희는 김용지와의 호흡에 대해 "용지 씨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우리가 만들어둔 기준이나 연기의 틀, 공부해온 것들, 저의 상식을 많이 벗어나는 연기를 했다 .이건 좋은 뜻이다"며 "한 신을 찍어도 풀 신과 바스트 신 따로 투샷을 찍고 한 신을 다섯 번 정도 가는데 매번 새로운 에너지를 저한테 준다. 같은 신을 하면서 연기라는 것이 자극을 받아서 액션과 리액션을 하는데 새로운 자극을 주고 충동을 주면 저도 신선해진다. 저도 날것이 되고 그런 것들이 합이 맞으면 신이 진짜처럼 보이더라. 그런 에너지를 주는 배우인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
'구미호뎐'을 통해 좋은 반응도 얻었다. 황희는 "제일 가깝게 반응을 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영상 댓글이었다. 유튜브에 많은 댓글들이 올라오더라. 재미있게 읽고 흥미롭게 봤다. 보시는 분들도 친근감을 갖고 봐주시고 좋게 봐주시는 느낌이 들었다. 주로 기억에 남는 댓글은 연기 칭찬이다. '연기 잘한다' 한 마디만으로도 기분이 좋고, 별명도 기억에 남는다. '팔콘'이나 '나무늘보', '씨드' 같은 눈이 먼 캐릭터들은 다 닮았다고 하니 재미있었다. 또 눈빛 칭찬도 좋았다. 마냥 웃긴 놈으로만 보이고 싶지 않았다. 이연과 있을 때는 주접을 떨고 그 사람을 위하지만, 또 멜로가 있을 때는 남자다워 보이고 싶었다. 진지하고 남자다운 면을 끄집어냈고, 낙차가 크다 보니까 입체적으로 잘 나온 거 같았다"고 말했다.
|
'구미호뎐'은 황희에게도 큰 의미로 남을 전망이다. 그는 "따뜻한 인물을 만나게 해준 작품으로 남을 거 같다. 끝나고 생각했지만, 착하고 깨끗한 인물을 연기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맹목적으로 헌신하고 희생하는 충신의 아이콘으로 불릴 정도였다. 그 정도로 구신주는 멋진 캐릭터였고, 그래서 신주에게 고맙고 미안했다"며 "환상적인 비주얼을 가진 배우들이 이ㅓㅎ게 다시 모여 연기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정말 배우들도 잘났고 잘생겼고, 멋지고 예쁘고, 또 멋있었다"고 추억했다.
'구미호뎐'은 황희가 10년차에 만난 작품. 연기에 대한 재미도 더해지며 배우로서 목표를 확고히했다. 황희는 "궁극적으로는 제가 배우로 살기로 마음을 먹었고, 연기를 해야 배우인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 않은 시간들을 거치며 '지금 내가 길에 있는 돌과 뭐가 다를까'를 느끼며 '내가 만약 지금보다 나아진다면 작품을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필모처럼. 네이버에 필모를 쳐도 끝없는 페이지가 나오더라. '이게 배우지'하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많은 작품에 참여하고 싶고 사명감을 갖고, 책임감을 갖고 꾸준히 일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많은 작품을 한다고 했을 때 안 좋은 얘기보다 '저 사람 연기 좋았다'는 얘기를 듣는 작품이 반 이상이면 좋겠다"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