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황희(33)가 배우로서 10년을 돌아봤다.
황희는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구미호뎐'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연극에 뛰어들었던 황희는 올해로 어느새 10년차를 맞이했다고. 황희는 "18세 때 영화 '박하사탕'을 봤다. 이미 나온 영화였고 저희 집에 있는 TV로 봤는데 영화인지 다큐멘터리인지 모를 정도로 실제 같았다. 그때의 충격은 장난이 아니었다. 설경구 선배님은 지금 기억으로는 화면을 뚫고 나올 거 같았다. 연기가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인터넷으로 '레슨합니다'라는 글을 찾아서 잠실에 가서 상담을 받고, 또 신촌에 가서 상담을 받고 그렇게 연기를 시작했던 기억이 난다. '연기를 하려면 연영과에 가야 한다'고 해서 연영과에 갔던 거다"고 말했다.
이어 황희는 10년의 기록을 돌아보며 "제가 아직 맣이 한 게 없어서 누구는 늦었다고 하고, 누구는 네가 하는 거 고생도 아니다. 빨리 가는 거다라고 하는데, 저는 제가 가진 능력에 비해 조금 더 운이 좋았기 때문에 쉬지 않고 작품을 해나갈 수 있는 거 같다. 그래서 거만 떨지 않고 더 많이 잘 쌓아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내가 잘나서 된 게 아니라는 생각을 절대 잊지 말아야 '다음'과 '넥스트'가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연기할 때 재미있는 것 그 자체, 어릴 때부터 계속 갖고 있던 무대 위에서 연기할 때의 설렘, 지금은 감독님이 '카메라 롤'하면 집에서 준비한 것들을 내비치는 두근거림. 그런 연기의 즐거움이 지금도 여전히 똑같고 목마르다. 나아갈 길이 아직 멀었지만, 이런 좋은 기운들을 가져가면 좋은 배우가 될 거 같다"고 했다.
|
|
이런 상황에서 배우 활동을 이어올 수 있던 것은 황희 자신에 대한 믿음 덕이라고. 황희는 "'이 악물고 버텨야지'하는 것도 아니었다. 암흑의 시기에 직업도 없고 할 게 없었다. 눈을 뜨면 무슨 생각을 했냐면 '나 오늘 뭐하지'하는 생각이 먼저 든 거다. 그래서 할 게 없어도 계획을 잘 세워야지 하면서 하는 것들이 자기중심잡기 운동 이런 거였는데, 버틸 수 있던 원동력은 '언젠가는 되겠지'라는 믿음이었다. 제 연기가 엉망이란 생각은 하지 않았고, 연습실에서 오랜 시간 투자했고 땀을 흘렸던 기억이 있었고, 사실 내가 아직 기회가 없고 필모가 없을 뿐이지 한 두 작품씩 마치고 나면 신뢰는 쌓일 거고 쓰임새가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했다.
배우로서의 목표도 확고했다. 황희는 "궁극적으로는 제가 배우로 살기로 마음을 먹었고, 연기를 해야 배우인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 않은 시간들을 거치며 '지금 내가 길에 있는 돌과 뭐가 다를까'를 느끼며 '내가 만약 지금보다 나아진다면 작품을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필모처럼. 네이버에 필모를 쳐도 끝없는 페이지가 나오더라. '이게 배우지'하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많은 작품에 참여하고 싶고 사명감을 갖고, 책임감을 갖고 꾸준히 일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많은 작품을 한다고 했을 때 안 좋은 얘기보다 '저 사람 연기 좋았다'는 얘기를 듣는 작품이 반 이상이면 좋겠다"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틱톡-청룡영화상 투표 바로가기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