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조제' 감독 "원작의 오랜 팬, 리메이크 고민 컸지만 나만의 연출 보여주고파"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0-12-03 11:49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김종관(45) 감독이 "'조제'의 원작 팬으로 나만의 방식의 리메이크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처음 만난 그날부터 잊을 수 없는 이름의 여자와 남자가 함께한 가장 빛나는 순간을 그린 로맨스 영화 '조제'(볼미디어 제작)를 연출한 김종관 감독. 그가 3일 오전 진행된 국내 매체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조제'에 대한 연출 의도와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조제'는 소설가 다나베 세이코의 동명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자 2004년 개봉해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이누도 잇신 감독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한국판으로 리메이크한 영화다. 그동안 '최악의 하루'(16) '더 테이블'(17) 등 감각적인 영상미와 섬세한 연출력으로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김종관 감독의 신작으로 '조제'를 통해 더욱 깊어진 연출 색과 함께 농밀한 사랑 이야기를 담아 관객을 찾게 됐다.

대학 졸업을 앞둔 영석(남주혁)이 우연히 자신을 조제(한지민)라는 이름으로 불러 달라는 한 사람을 만나며 시작되는 '조제'는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설레면서도 망설여지고, 함께 있어 행복하다가도 낯선 변화 앞에 불안하기도 한 두 남녀의 이야기를 통해 누구나 겪었던 가장 아름다운 첫사랑의 기억을 소환하는 멜로 영화로 깊은 여운을 남긴다. 조제와 영석의 관계와 감정을 포착한 세밀한 시선에 한국적 감성을 불어넣은 이야기로 원작과 또 다른 '조제'를 만들며 겨울 스크린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이날 김종관 감독은 "원작 소설도, 영화도 좋아했다. 20대 때 원작 영화를 접한 것 같다. 리메이크를 결정했을 때는 원작과 똑같이 가는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배우들도 다른 질감의 배우이지 않나? 이 영화의 현재성을 고민해 봤을 때 다른 흐름을 가져야만 했다. 창작자로서 스스로의 개성도 녹이고 싶었다. 많은 부분의 고민이 있었다. 스토리텔링, 캐릭터, 스타일 등 여러가지 고민이 많았다. 원작은 두 청춘간의 인간적인 감정이 잘 이어져 있었다. 연민과 사랑, 스스로의 이기심과 싸우는 등 그런 부분이 아름답고 좋은 내용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영화 안에 있는 어쩔 수 없는 이기심과 상황으로 헤어지게 되는 부분이 좋았다. 사랑에 대한 과정이 길고 이별에 대한 과정이 짧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메이크를 고민하고 있을 때도 고민이 많았다. 처음 과정에서는 리메이크를 하게될 줄 몰랐다. 워낙 좋아했던 영화고 이 영화를 더 좋게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컸다.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컸다. 사담이긴 하지만 '최악의 하루'로 일본에 가면서 '조제' 프로듀서를 만났는데 일본내 리메이크 붐에 대해 이야기를 하더라. 그 프로듀서가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본 영화를 물었고 '조제' '러브레터' 등을 이야기 해줬다. 그때 '조제' 리메이크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만 너무 좋은 영화라 내가 감히 리메이크를 할 수 없다고 했다. 한국에 돌아와 원작을 생각해보니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다 담겨있더라. 나만의 방식으로 대중 영화로서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계속 부담은 가지고 있었지만 '조제'를 왜 해야 하는지 촬영하면서 많은 것을 발견하고 많은 즐거움을 발견했다. 즐거움이 더 컸다. 물론 지금도 부담감이 없진 않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김종관 감독은 "다나베 세이코 작가는 지난해 돌아가셨다. 일본은 리메이크를 할 때 원작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아마 우리 영화도 시나리오를 통해 리메이크 형식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다만 아시운 것은 작가에게 완성작을 못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누도 잇신 감독에게는 후배 영화 감독으로서 내가 만든 '조제'를 보여주고 싶다"고 답했다.

'조제'는 한지민, 남주혁이 출연하고 '메모리즈' '더 테이블' '최악의 하루'의 김종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0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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