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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쓰레기 전문 배우' 벗어나고파"…지일주, '용루각'이 갖는 의미(ft.멘사회원)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0-12-02 14:59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쓰레기 전문 배우? '용루각' 철민은 완전히 다른 캐릭터!"

법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잔혹한 범죄를 심판하는 의문의 비밀 조직 용루각 멤버들의 뜨거운 액션을 담은 영화 '용루각:비정도시'(최상훈 감독, ㈜그노스·꿀잼컴퍼니㈜ 제작). 극중 용루각의 에이스 철민 역의 지일주(35)가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2008년 드라마 '태양의 여자'로 데뷔한 후 뮤지컬, 연극은 물론 드라마와 영화, 연출까지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지일주. 특히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너의 여자친구', 드라마 '청춘시대' 등 로맨스물로 익숙했던 지일주가 영화 '용루각: 비저도시'를 통해 액션 배우로서의 색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극중 지일주가 연기하는 철민은 말수가 적고 내성적이지만 뜨거운 심장을 가진 비밀단체 용루각의 에이스.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지만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예주(조현)에게 만큼은 호감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예주에게 끔찍한 사건이 일어나고 설상가상 검은 조직 호야파가 용루각을 덮치면서 위기에 처한다.

이날 지일주는 '용루각'을 택한 이유에 대해 묻자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부터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출연을 정한 다음에 시나리오가 많이 바뀌었다. '용루각' 멤버들이 돈으로 움직일까 아니면 단순히 봉사의 마인드로 움직일까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해서 수정이 됐고 과거 회상 장면도 촬영을 하면서 새로 만들어졌다"라며 "이 작품을 선택 하는데 있어서 망설임은 확실히 없었다. 액션이라는 장르도 좋았고 용루각 멤버들과의 우정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본격 액션 영화는 처음이라는 지일주는 "10년전 쯤 사극 '자명고'에서 액션을 하긴 했다. 학교 다니면서도 검술, 봉술 액션 같은 걸 했다. 간간히 하긴 했는데 이렇게 본격적으로 주인공을 맡아서 액션 영화를 한 건 처음이었다. 이번에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일산에 있는 액션 스쿨을 다니면서 연습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어 몸 쓰는 것에 자신이 있다는 그는 "나름 몸을 못하진 않는다고 생각을 해왔다. 하지만 액션을 전문으로 하시는 분들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더라. 액션하는 분들에 비해서 너무 뒤쳐지면 화면에 담겼을 때 멋있게 안 담기게 되니까 연습을 열심히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극중 철민에 액션에 대해 "'용루각'은 각자 캐릭터에 맞는 다른 액션을 하자는 것이 컨셉트였다. 철민은 절제된 빠른 스피드의 액션을 하려고 했다. 반면에 용태(배홍석) 같은 경우는 힘으로 밀어붙이는 액션을 구사했다"고 설명했다.

대사가 거의 없는 극중 철민. 지일주는 "처음에는 대사가 이렇게 까지 없지 않았다. 감독님이랑 이야기를 하고 촬영을 하면서 대사를 많이 덜어냈다"고 말했다. "철민의 과묵함, 철민이 가진 죄책감을 대사가 없는 것으로 담고자 했다. 눈으로 보여줘야 하는게 많아서 고민이 많았다. 대사를 외우지 않아도 되니까 더 쉬운 거 아니냐고 하실 수도 있는데 오히려 더 상황에 집중을 해야 했다. 눈으로만 이야기를 해야 하니까 눈빛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감정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아서 더 집중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철민 역을 위해 체중까지 감량했다는 그는 "제가 평소 몸무게가 67~8kg 정도 되는데 촬영할 때는 62kg 정도 됐다. 죄책감, 과묵함 같은 것을 표현하려면 몸무게를 좀 빼야할 것 같았다"며 "제가 웃옷을 벗고 자켓만 입고 있는 신이 있는데, 거기서 배에 붕대를 감고 있다. 사실 저는 그럴줄 모르고 진짜 복근을 열심히 만들었는데 보여지지 않아서 아쉽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늘 가죽자켓에 헬멧을 쓰고 액션을 하는 설정에 대한 고충도 전했다. "가죽 자켓 안에 늘 반팔 티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액션을 하다보면 땀이 차서 자켓에 붙는다. 그래서 자켓 안에 팔토시를 끼고 하게 됐다"며 "액션을 할 때 헬멧을 쓰다보니까 후시 녹음을 할 때도 헬멧을 쓰고 녹음했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헬멧을 쓴 채로 호흡을 계속하니까 많이 어려웠다"고 전했다.

철민 역을 위해 오토바이 면허까지 따로 취득했다는 지일주는 "제가 원래 스쿠터를 탔었는데, 오토바이를 타려면 따로 면허가 필요했다. 그런데 이 영화를 위해서 오토바이 면허를 따로 땄다. 현장에서 실제 오토바이 타고 다니고 연습하고 그랬다"고 설명했다.

앞서 출연했던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 데이트 폭력을 일삼는 남친, 구질구질하고 찌질한 전 남친, 결혼을 앞두고 바람을 피는 남자 등 비열한 악역 연기를 많이 해왔던 지일주. 그렇기에 정의로운 철민의 캐릭터가 더 애정이 간다는 그는 "어떤 분들은 제가 '쓰레기 전문 배우'라 하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이 배우는 왜 이런 것만 하냐' 라는 댓글도 많이 봤다. '언제까지 이런 것만 할 거냐'라는 반응도 많이 들었다. 그래서 '용루각' 철민 캐릭터를 맡게 된 게 더 좋았다. 제가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와는 다른 캐릭터를 보여드릴 수 있다는 면에서 저 또한 기대가 됐다"며 "사실 쓰레기 캐릭터의 시작이 아마 '청춘시대'였던 것 같다. '청춘시대'에서 많은 분들이 그 캐릭터를 많이 욕해주셨지만 그만큼 잘 소화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결과물, 좋은 반응들이 있었다보니까 다른 감독님들도 이 친구는 잘 할거라는 마인드로 불러주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청춘시대' 때 한승연 씨가 저에게 제 별명이 생겼다면서 전쓰 라는 별명을 알려줬다. 전국적 쓰레기라는 뜻이더라. 그런데 요새는 '전쓰'가 아니라 '쓰전'이다. '쓰레기 전문배우'라더라"고 쿨하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지일주는 철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하루 10분 인문학'이라는 철학책까지 출판했던 지일주는 "제가 철학에 관심이 많아서 평소에도 그런 서적을 많이 읽었다. 그런데 제 지식이 아직도 너무 ?汰 거 같더라. 그래서 제가 들을 수 있을만한 서양 철학 수업이 있을까 싶어서 찾아보게 됐고, 집 근처에 수업하는 게 있어서 듣게 됐다. 그때 선생님이 이준형 선생님이었는데, 인연이 계속되서 함께 책 출판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철학을 좋아하게 된 계기에 대해 묻자 "군대를 21살에 갔었는데 군 생활을 하면서 영화 연출하는 친구들하고 자리를 주하 하게 됐다. 그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대화의 수준과 내 수준이 완전히 다르더라. 그 친구들의 대화의 수준이 정말 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깊더라. 사상이라던가 철학적 소양이 나와 너무 차이가 났다. 나도 함께 그런 걸 공유하고 싶었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래서 철학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 읽었던 게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였는데, 생갭다 잘 읽히고 재미있었다. 그 책을 읽으면서 어렴풋하게 흩어졌던 생각들을 정리하게됐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철학이라는 게 '왜'를 물어보는 학문이라고 생각했다. 연기라는 것도 이 캐릭터는 '왜 이렇게 생각하지' '왜 이렇게 행동하는 거지'를 파악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철학이 저를 잡아주는 것이더라. 제가 하는 일에 대해 옳고 그름에 대한 질문을 던져주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연예계 대표 뇌섹남'으로도 유명한 지일주. 멘사 회원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제가 멘사 회원이긴 하다. 검사 결과 아이큐가 156이 나오긴 했다"며 쑥쓰럽게 웃었다. 그러면서도 "멘사 검사가 그렇게 나오긴 했는데 이게 명확한 수치는 아니라고 시험 봐주시는 분들도 말씀을 해주셨다. 제가 '문제적 남자'에 나갔을 때 한 문제도 못맞췄다. 멘사는 도형 문제가 많이 나온다. 그래서 그냥 제가 도형 유추를 잘하는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영화 '용루각: 비정도시'는 '태백권'(2020), '속닥속닥'(2018) 등응 연출한 최상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일주, 배홍석, 박정화, 장의수, 정의욱, 이윤건, 조현 등이 출연한다. 3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주)그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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