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1호팬 父, 인생 후반전 아들 응원 "'라이온킹'의 아버지라 행복" 눈물('집사부일체')[종합]

정유나 기자

기사입력 2020-11-29 21:50



[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집사부일체' 이동국의 30년 축구인생의 1호팬인 아버지가 인생의 후반전을 맞은 아들을 응원했다.

29일 방송된 SBS '집사부일체'에서는 이동국의 자기애가 넘치는 축구 해설 도전기가 그려졌다.

은퇴 후 사회 초년생으로 거듭난 이동국에게 멤버들은 제2의 직업으로 '축구 해설위원'을 권유했다. 이에 이동국은 현역 시절 본인의 경기 영상으로 해설 위원에 도전, 자연스럽고 재치 있는 입담을 자랑했다. 특히 "이동국 선수 스피드, 거의 우사인 볼트를 보는 듯합니다"라는 등 자기애 넘치는 본인 위주의 해설을 선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동국은 "단점이 없는 선수다"리고 자화자찬했고, 이에 신성록은 "편애중계 느낌으로 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이동국은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 우루과이전' 경기 해설에 앞서 무릎을 꿇는 모습을 보였다. 이동국은 '우루과이전'에 대해 "지고 있는 상황에 골을 넣었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월드컵에 가면 이런 장면이 있을 거라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데 그 많은 장면 중 하나였다. 그런데 후반전에 비가 너무 많이 쏟아져서 잔디에 물이 차 있었다"며 "한국으로 귀국하는데 '짐을 싸야 하나, 이민을 가야 하나' 생각했다"고 당시 받았던 압박감을 털어놨다.

그는 "30년 축구인생사에 한으로 남은 아쉬운 장면이다. 트라우마로 남았다. 지금이야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다"라며 "결정적 실책 후 선수가 느끼는 압박감은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무게이다. 특히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페널티 킥 같은 찬스의 경우에는 가족들은 저보고 뛰지 말라고 한다"며 가족들은 실책 후 자신에 쏟아질 질책에 마음을 졸인다고 고백했다.


이어 당시 경기 모습을 다시 보는 시간을 가졌고, 이동국은 1대 2로 지고 있는 후반전 막바지 상황에서 박지성이 패스해 준 골을 넣지 못하며 골 찬스를 놓쳤다. 이에 대해 이동국은 "저 좋은 슛을 상대 골키퍼가 잘 막았다"고 10년만에 트라우마를 농담으로 풀어냈다. 그러면서 이동국은 "다시 한번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들에게 사죄의 인사를 드리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동국은 "타임머신을 타고 저때로 다시 돌아간다면?"이라는 질문에 "지성이한테 볼을 안 받는게 가장 좋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럼에도 이동국은 결정적 순간에 해결사로 나서는 이유에 대해 "못 넣었을 때 쏟아질 질책을 내가 받는게 낫다고 생각한다"며 후배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은 선배의 마음을 드러냈다.


이후 멤버들은 축구 지도자에 도전한 이동국의 '1호 제자'로서 본격적으로 축구를 배우게 됐다. 이동국 사부의 가르침에 실력이 일취월장한 멤버들은 자신감이 급상승했다. 특히, 이승기와 차은우는 이동국 사부로부터 '에이스'로 인정받으며 활약을 펼쳤다.


이동국은 멤버들에게 '국대 출신' 선수인 현영민, 박동혁과의 대결을 제안했다. 두 사람은 히딩크도 인정한 스로인 실력을 가진 '인간 투석기'이자 이동국을 능가하는 '킥의 장인'이었다. 박동혁은 "19살에 처음 만났다. 국가대표부터 프로리그까지 힘들때나 좋을때나 언제나 함께였다"며 이동국과의 우정을 자랑했다. 현영민과 박동현은 이동국 못지않은 입담과 예능감으로 분위기를 뜨겁게 달구었다.

이어 멤버들과 '국대 출신' 선수들의 5:3 풋살 대결이 펼쳐졌다. 이동국과 절친들은 월드컵 경기를 방불케하는 화려한 개인기를 선보였고, 멤버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불타는 승부욕을 보여줬다.

한편, 이날 이동국을 위해 제작진이 준비한 특별 영상 편지가 공개돼 뭉클함을 안겼다. 은퇴한 이동국을 그리워하는 팬들과 동료들의 깜짝 영상 편지에 이동국은 감동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팬들은 "이동국 선수가 은퇴한다고 해서 울었다. 저한테는 청춘과도 같은 선수였다. 인생의 기쁨이자 삶의 일부였다. 앞으로의 인생을 응원하겠다"며 '라이온킹'의 멋진 인생 후반전을 응원했다. 후배들도 "형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앞으로도 형 하시는 일, 다 잘되리라 생각한다.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특히 영상 끝에는 이동국의 영원한 1호 팬 아버지가 등장, 아들을 향해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아버지는 "비록 정든 그라운드는 떠났지만, 나는 너의 영원한 첫번째 팬이라는거 알지? 파이팅!"이라고 영상편지를 남겼다.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영상 편지에 당황한 이동국은 "왜 또 이런 걸 준비했어"라고 쑥스러워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런데 이때 이동국의 뒤로 아버지가 실제로 깜짝 등장했고, 이에 이동국은 물론 모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동국은 "아버지가 예전에 '나는 내 꿈이 없었다. 네가 잘 되는게 꿈이었다'고 하셨었다. 자식의 꿈을 위해 본인의 꿈을 챙길 겨를이 없으셨던 거다. 제가 아빠가 되어보니 '나는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싶더라"고 아버지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동국 아버지는 '아들의 은퇴 소식을 듣고 어떤 기분이었냐'는 질문에 "진짜 올 게 왔구나 싶어서 손을 꼬집어 봤다. 꿈일까 진짜일까 싶었다. 난감한 기분이 들었고, 아들이 그간 고생한 시간을 생각하다보니 눈물도 났다. 이제 골 세리머니, 함성을 전부 못 보겠다고 생각하니..."라고 고백했다.

이어 아버지가 직접 아들을 위해 쓴 편지가 공개됐다. 아버지는 편지를 통해 "축구선수 이동국으로 살아오면서 그 세월속에는 기막힌 일들이 수없이 많았다. 이제 지나온 모든 것들을 추억함에 넣어 두어라"라며 "그저 바라만 봐도 안쓰러운 동국아, 축구선수로 살아오느라 고생했다는 말이 부족하다. 너의 뒤를 그림자 같이 따라다니면서 흘린 눈물은 진주보다 더 아름답고 빛이 난 것 같다. 라이온킹이 내 아들이라서 난 행복하다. 사랑하고 장하다"는 아들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이동국을 위해 직접 걸음해 준 아버지의 진심 어린 이야기에 모두 눈시울을 붉혔다.

jyn20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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