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김민경 "서울 상경 20주년..'민경장군'으로 달라졌죠"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11-16 08:02


사진=JDB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개그우먼 김민경(40)이 서울 상경 후 20년의 시간을 돌아봤다.

2001년 11월 서울로 상경한 뒤 공개코미디에 도전했고, 2008년 KBS 23기 공채 코미디언으로 뽑히며 개그의 세계로 발을 들였다. 대한민국 대표 개그 프로그램이던 KBS2 '개그콘서트'에서 활약하며 인지도를 쌓았고,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했던 그는 올해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5년? 방송되고 있는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의 멤버로 사랑을 받는 동시에 스핀오프 프로그램인 유트브 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으로 '근수저', '태릉이 놓친 인재' 등의 수식어를 얻었고, 이후 여성들의 생존을 주제로 하는 프로그램 tvN '나는 살아있다'부터 여성 야구팀을 구성하는 프로그램 유튜브 '마녀들'에 출연하며 완전한 전성기를 맞은 상태다.

김민경은 특히 '운동뚱'을 통해 고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필라테스, 종합격투기 등의 운동에도 능숙하다는 것을 아렸고, 운동에 도전하는 모습을 통해 이미지 변신까지 꾀할 수 있었다. 김민경은 특히 필라테스 등에 강점을 보이며 남다른 유연성과 근력을 보여줬고, 이로 인해 '근수저'라는 신종 별명이자 부캐(부캐릭터)까지 손에 쥐며 호감 캐릭터로 단번에 올라섰다.

김민경은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서울 상경 후 20년의 세월을 돌아봤다. 2001년 11월에 서울로 상경했다. 학창시절 내내 말 잘듣는 딸이자 학생이던 김민경이 했던 최초의 반항. 김민경은 "대학교 졸업하기 직전에 서울에 올라왔다. 제가 광고 디자인과를 나와서 언니들이 서울에 취업해있던 때였는데, 얹혀 살다가 둘째 언니가 서울에 살게 돼서 또 얹혀 살다가. 2009년에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원 신길동 집으로 자취를 시작했었다"고 했다.

이어 김민경은 "저는 '이렇게 해!'하면 해야 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모든 운동들을 길게 보면 못하는 타입이다. 그 순간의 말만 잘 듣자는 그런 성격. 학교 다닐 때에도 사고 안 치고 하는 타입이었고, 하라는 대로 하면서 살았다. 사고도 안 치고, 엄마가 '이렇게 해'하면 하고, 엄마한테 처음으로 반항한 것은 아마 대학에 가고 싶어서 엄마한테 처음으로 대학에 가고 싶다고 말했던 것 같고, 또 서울에 올라올 때 이 일(개그우먼)을 하겠다고 서울에 올라올 때 '나 하고 싶어'했던 것이 처음이었다. 살다 보니 모든 것을 시키는 대로 했다"고 했다.

이는 '민경장군'의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부분. 적극적이고 당당한 부 캐릭터인 '민경장군'과 김민경의 실제 모습의 차이는 존재했다. 김민경은 "민경장군이라는 타이틀을 가지면서 '나는 세다. 나는 강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 보니, 뭐든 하면 잘해야 할 거 같았고, 승부욕도 있었지만, 지는 게 싫고, 더 강해진 거 같다. 저를 원래 알던 분들은 그런 부분에서 놀랄 때가 많았다. '너는 되게 순둥순둥한 성격인데, TV로 보여지는 것은 강하고 그렇다'면서 '너 원래 안 그렇잖아'하더라. 음식을 먹을 때에도 '너 그거 못 먹었잖아'하는 친구들도 있다. '맛녀석'을 하면서, 음식을 가리는 것 없이 먹게 됐고, 또 예전의 저와는 많이 달라진 느낌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김민경은 서울로 상경한 이후 '개그 외길'을 걸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그는 "원래 공채 오디션을 아예 안 볼 생각이었다. 테스트를 받는 것 자체가 두려웠다. 내가 떨어질 거라고 생각했고, '과연 붙을까' 두려움이 많았어서 안 하려다가 봤다. 이러다 정말 대구에 내려가서 살아야 할 거 같았다. 그러기엔 제가 이 일이 너무 좋으니, 2006년에 처음으로 시험을 봤을 거다. KBS를 2년 연속 떨어지고, 2008년에 '여기서 떨어지면 포기하고 가야 한다'는 마음으로 했는데, 감독님들이 '쟤 불쌍하다'는 마음으로 꼴찌로 붙여준 거 같다"고 했다.


사진=JDB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민경은 이어 "전유성 선배님의 '코미디 시장'에 들어가려고 2001년에 서울에 왔는데, 2년 후 저에게 그런 말을 하셨었다. '너무 숫기가 없어서 그만둘 줄 알았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하고 싶냐'고 물어보셔서 저는 '저는 하고 싶다. 다른 거 할 게 없다'고 했더니 '포기하지 말고 그 끈만 붙잡고 있어'라고 하시더라. 저한테는 그게 크게 왔었다. 그러다 '웃찾사'를 가게 됐고, 대학로도 갔다가, 이쪽 저쪽을 돌다 보니 결국 뭐라도 잡히더라. 그러다 보니 여기까지 약 12~13년이 됐다. 서울에 온 것은 20년이 됐고, 오래 돌아서 오기는 했지만, 헛된 시간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앞만 보고 쭉쭉 달려왔다"고 말했다.


김민경은 공채 개그맨으로서의 지난 12년을 돌아보며 "저는 그때 큰 꿈이 없었다. '스타가 돼야지' 이런 것이 없었고, 너무 행복했다. 방송을 하고, 개그맨이고,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했다. 처음에 (신)봉선 언니랑은 '코미디 시장'을 같이 했는데, '봉선 언니 잘 나가는데 너는 뭐 하고 있어'라고들 하면, 나는 내가 좋아하는 언니다 보니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 싫더라. 그렇게 시간을 보냈는데 정말 하다 보니 쌓이는 거 같았다. 헛된 시간을 보낸 거 같지 않았고, 하다 보니 스타까지는 아니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인터뷰도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어디 가서 점을 보면 '마흔에 대박이 난다. 터진다'고 했는데, 그 말을 들으며 나이를 먹을수록 부담감도 있었지만, '마흔에는 편해지고 좋아지고,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거 같다. 예전엔 마흔은 너무 많은 나이라 '그때까지 방송 할 수 있을까'했는데, 지금은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JDB엔터테인먼트 제공
오랜 시간 연예계 활동을 하며 김민경에겐 '쉼'이 중요해졌다. 그는 "저는 제 나름대로 집에 욕심이 있는 이유가, 집에서는 온전히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 밖에서 남의 이야기를 하고, 닫고 이렇게 살아가기 때문에 집에서는 TV를 틀지 않는다. 집에서는 그냥 뇌도 눈도, 기도, 입도, 다 쉬게 해주는 거다. 그게 저만의 힐링 방법이다. 한 달에 한 번은 꼭 저를 위한 여행을 다녔는데 지금은 그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저에게 휴식, 스스로의 휴식이 중요하다는 것을 매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연에계 비보가 이어지는 이 때. 김민경이 새롭게 설정한 목표는 바로 '행복'이다. "저는 멀리 가는 목표는 항상 없었다. 닥치는 대로 살았고, 살다 보니 이렇게 왔다. 지금도 사실 큰 목표는 없는데, '예능을 많이 해야지. 광고를 찍어야지' 이런 목표는 없고, 그냥 주어지는 대로 열심히 하고, 행복하면 좋겠다. 내가 일을 하면서도 행복하면 좋겠고, 모든 목적이 돈을 버는 것도 있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도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는 마음 뿐이다. 사실 행복을 위해 사는 것은 어려운 것 같다. '내년엔 어떠면 좋겠다'하는데, 저는 늘 '올해만 같아라'고 했다. 그런데 그걸 깬 것이 작년이었다. 작년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그런데 힘든 뒤에는 또 다른 새로움이 있지 않나 싶다. 다들 희망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 힘들어도 조금은 밝게."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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