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에 넘어져 탈출 못해 사망한 시민들”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현장의 참혹한 광경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20-11-12 11:58



[스포츠조선닷컴 박아람 기자] 김명배 소방위가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당시를 회상했다.

지난 11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First In, Last Out(첫 번째로 들어가, 마지막으로 나온다)' 특집으로 두려움과 싸우며 가장 먼저 불길을 뚫고, 가장 늦게 생사의 문턱을 넘어오는 소방관 자기님들과 사람 여행을 떠나는 것. 종합상황실 자기님, 구급대원 자기님, 산악구조대 자기님, 산불 진압대 자기님, 화재 진압대 자기님이 출연해 인생이야기를 들려줬다.

김명배 소방위는 MC 유재석이 "대구 지하철 화재 당시 가장 먼저 현장에 진입했다더라"라고 말하자 "그날은 아침 비번이라 오전에 퇴근해서 직장동료들과 테니스 치러 가던 길이었다. 그런데 비상 연락 연락을 받고 서둘러 현장에 달려갔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도착 당시 현장 모습에 대해 "동성로 일대는 화염에 휩싸였고 연기가 온 시내를 다 겊고 동네는 아수라장이 됐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들어가게 된 계기에 대해 묻자 그는 "현장 도착하자마자 현장에서는 누구라도 먼저 들어가야 하니까 제가 들어가겠다 해서 대원 한 명과 같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당시에는 모든 게 깜깜했다. 시신위에 넘어져 탈출을 못해서 계단 양쪽에 시신이 누워있었다. 1080호 차량의 엔진 부분에 불이 있었고 마지막과 첫 열차 양쪽에 집중적으로 시신이 많이 있었다"며 참혹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그 때 당일만 현장에 10여 회를 들락날락 했다. 지하 1층만 가도 잘 못 찾는데 지하 3층이니까 말도 못했다. 암흑 그 자체였다"며 "안심역 방향 1079호 전동차에서 시작된 화재였는데 반대 열차인 1080호 전동차에서 사망자가 더 많이 나왔다. 엔진에 불이 붙어있었고 차량에 진입해서 불을 끄고 외관으로 봤을 때 괜찮은 분들을 밖으로 옮겼다. 아마 모두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 참혹하다고 판단도 못할 정도로 참혹했다"고 말했다.

김명배 소방관은 대구 지하철 화재 이후 지하철을 안 탄다며 "지하철 역이 가깝지만 그때 상황이 생각나서 못 탄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김명배 소방관은 "후유증인지 몰라도 시체 썩은 냄새가 나 잠이 안 오더라. 퇴직 얼마 남지 않은 선배에게 말하니 그럴 수가 있다더라. 그래서 구조대 일을 관뒀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방관이 된 것에 대해 후회한 적이 없다면서 "적성에 맞고 현장에서 머뭇거려 본 적도 없다. 저 자신을 믿으니까. '혹시나' 라는 생각이 들면 소방관 하지 말아야죠"라고 생각을 전했다. tokki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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