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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국내의 유일한 정규편성 단막극, '드라마스페셜'이 10주년을 맞았다.
이외에도 '그곳에 두고 온 라일락'(박광연 극본, 박기현 연출 11월28일 방송), '나의 가해자에게'(강한 극본, 나수지 연출, 11월 19일 방송), '나들이'(여명재 극본, 최상열 연출, 12월 10일 방송), '연애의 흔적'(정현 극본, 유영은 연출, 12월 17일 방송), '원 나잇'(임지은 극본, 이호 연출, 12월 24일 방송)이 토요일과 목요일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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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단걸'은 10편의 작품 중 유일한 시대극이다. 홍 PD는 "신경을 쓴 포인트는 옛날 얘기다 보니, 고증을 포함해 오늘날 봐도 이질적이지 않게 하려는 것도 있었다. 고증을 엄청 신경을 썼다. 미술적인 부분에 있어서 아낌없이 투자를 했다. 그리고 제가 원래 연출적으로 시대극이나 사극을 좋아해서 입봉을 하면 과거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고, 마침 하게 됐다. 마침 '모단걸'의 주제의식, 캐릭터, 내용이 연출하는 사람에게 쉬웠고, 시청자들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명확하고 쉬울 거다"고 말했다.
이어 홍 PD는 "'모단걸'로 남기고 싶은 의미는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이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방송을 통해 그 의미를 파악해주신다면 좋을 거 같다. 시청자 분들이 '이 이야기는 배우, 작가, PD가 이 이야기를 하고 싶구나'를 느끼실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모단걸'에는 눈에 띄는 배우들의 합류 역시 있었다. 홍 PD는 "극중 캐릭터 나이가 18세다. 캐스팅할 때 오디션도 많이 봤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정말 그 나이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친구들이 하면 풋풋하고 싱그럽고 예쁘겠다고 생각했고, 진지희 배우와 김시은 배우를 하게 됐다. 이번에 캐스팅하고 촬영하면서 나이도 어린데 연기도 잘하고 영리한 배우들이 많았어서 그 배우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시은은 "감독님이 선택해주셨기 때문에 출연하게 됐다. 저도 영희라는 캐릭터로 극본을 읽으며 '나도 영희처럼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욕심이 났다. 첫 미팅 때 감독님이 영희를 자세히 설명해주시며 '한 배를 탔으니 열심히 해보자'고 하셨다"며 "두 소녀의 특별한 이야기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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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모 PD는 "'크레바스'는 외로운 한 여성에 관한 이야기다. 권태기에 빠진 한 여자가 옛 친구인 한 남자와 재회하게 되고 사랑에 빠지고 일상에 균열이 생겨서 '크레바스', 인생의 함정에 빠져드는 드라마이자 멜로 스릴러다. 저희는 굳이 비교하자면 '부부의 세계'의 공영방송 버전일 수 있을 거 같다. 그렇지만 작품성이 더 좋은 버전이다"고 말했다.
'크레바스'를 택한 이유에 대해 지승현은 "작품을 읽었을 때 주요 캐릭터의 감정선이 배우로서 욕심이 났다. 결핍이 굉장히 많은 인물인데, 과연 그걸 내가 대본에 나오지 않는 부분까지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을 했었다. 감독님과 작가님이 믿어주시고, 김형묵 선배님과 윤세아 누나 등 훌륭한 분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어서 자신감을 갖고 택했다"고 했다.
이어 김형묵은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가, 이 이야기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인가, 누가 함께하고 내가 잘 할 수 있나를 고민했다. 많은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 것 중에서 우리 생활과 가장 가깝고, 항상 이런 이야기들은 절벽에 가면 위험하지만 내려다 보고 싶지 않나. 사람의 본성인데 누구나 겪는 가까운 이야기다. 거기서 도덕적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도, 자유를 택할 사람도 있다. 그걸 한 시간에 압축해서 끌렸다. 이 얘기라면 밤새 술자리에서 얘기할 수 있는 얘기 같아서 마음을 잡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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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열 PD는 "'일의 기쁨과 슬픔'은 장유진 작가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최초로 영상화한 오피스 드라마다. 우동마켓이라는 중고거래 앱을 배경으로 하고, 그 회사에 다니는 안나라는 인물이 헤비유저이자 불량사용자로 의심을 받고 있는 거북이알이라는 인물을 만나서 벌어지는 일을 담고 있다. 원작팬뿐만 아니라 처음 이 작품을 만난 분들도 재미있게 보실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최 PD는 "원작은 그만큼 검증이 됐기 때문에 택했다"며 "책으로 나왔을 때 베스트셀러였고 평단의 반응도 좋았다. 게다가 제가 '이 작품을 해야지'했을 때 영상화 된 적도 없어서 안 할 수 없는 작품이었다. 원작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까봐 걱정은 됐는데 이건 단막극이고 저의 데뷔작이고, 저예산으로 만드는 작품이니까, 등등 여러 핑계거리가 있기 때문에 '실패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무모한 생각으로 선택하고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 PD는 연출 포인트에 대해 "원작은 기승전결이 뚜렷하지 않고 대단한 사건이 등장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한국적 드라마 문법에 끼워 맞추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하면 그걸 좀 더 설명적이지 않게, 극적으로 그림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초점을 맞췄다. 원작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안나와 케빈의 갈등을 깔았고, 거기에 깔린 유머와 위트가 좋아서 원작을 택했는데 그건 장유진 작가님의 글발로 인한 효과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걸 영상으로 옮길 때 쉽지 않은 도전이었는데, 어떻게 영상으로 담을지, 배우들에게 어떻게 연기하라고 말해야 할지가 가장 큰 연출의 포인트였다"고 밝혔다.
오민석은 "감독님과 '사풀인풀'에서 같이 작업을 했었는데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지금도 보시면 말씀을 안 하실 것처럼 생겼는데 하실 말씀을 다 하신다. 저는 그 부분에 신뢰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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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PD는 "입사를 했을 때 '드라마 스페셜' 조연출로 처음 시작했는데, 10주년에 마침 이 자리에 앉아 있어서 타이밍이 좋게 감개무량하다. 20주년은 더 성대하게 할 수 있게, 더 발전했음 좋겠다. 일단 단막극이 있어야 중편도 나오고 장편도 나오고, 대하드라마도 나온다고 생각한다. 단막극이 작가들의 작품을 다룰 수 있기도 하지만, 아직은 영글지 않고 처음인 연출, 작가, 배우들이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이번에도 준비 많이 했으니 10주년 기념이라서가 아니라, 항상 미니시리즈 못지않게 준비를 많이 하는데 많이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 PD는 "드라마스페셜은 어떻게 보면 KBS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단지 신인 연출의 등용문이 아니라, 신인 배우, 신인 작가, 그리고 신인 스태프까지 세컨드를 하셨던 분이 퍼스트가 되고, 또 퍼스트가 감독으로 데뷔하는 모든 식구들의 등용문이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세계가 꽃피고 정립되는 굉장히 중요한 플랫폼이다. 그래서 상업성 짙은 드라마 산업에서 꼭 지켜야 할 보석 같은 존재다"고 했다.
최 PD는 "10주년인 것을 어제 처음 알았다. 특별히 10주년이라 대단한 소감이 있지도 않고, 제작비를 열배로 주거나 10%라도 늘려줬으면 굉장한 소감이 들어갔을 거 같은데, 10주년이라고 해서 되새겨보면 '드라마스페셜'이라는 것이 매년 방송한다 안한다를 두고 설왕설래가 많던 프로그램이다. 그건 KBS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드라마를 아끼는 마니아들에서도 나왔는데, 그걸 10년이 되도록 지켜온 분들이 대단하고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단막이 갖는 의미라고 한다면, 부족한 사람처럼 보이는 저한테도 연출할 기회를 주는 게 드라마스페셜이다. 드라마계의 스타트업 같은 느낌이다. 실패를 해도 일어설 수 있고 도전해볼 수 있는 장이고 단막극이 갖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 함께했던 '모단걸'은 오는 7일, '크레바스'는 14일, '일의 기쁨과 슬픔'은 21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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