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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김혜수(50)가 "'밀양'의 전도연, 송강호의 연기를 본 뒤 '여기까지 하고 은퇴하자'라는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내가 죽던 날'은 충무로 대표 여배우로 존재감을 드러낸 김혜수와 칸국제영화제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사로잡은 이정은, '괴물 아역'으로 떠오른 노정의의 쫀쫀한 앙상블이 돋보인 작품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특히 김혜수는 삶의 벼랑 끝에서 자신과 닮은 소녀 세진의 사건을 수사하면서 점차 몰입되는 캐릭터 현수로 변신, 감춰진 진실에 다가갈수록 점차 자신 내면에 변화가 일어나는 진폭이 큰 인물의 감정을 완벽히 소화했다. 2016년 방영돼 많은 사랑을 받았던 tvN 드라마 '시그널'에 이어 '내가 죽던 날'에서 다시 한번 형사 캐릭터를 맡은 김혜수는 사건 이면에 진실을 파헤치는 형사의 집요함은 물론 평범한 일상이 무너져버린 인물의 복잡한 심경을 섬세하고 디테일한 열연으로 채우며 '충무로 톱 클래스' 품격을 입증했다.
이날 김혜수는 "배우는 피폐해지는 직업이다.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란 고민이 든다. 물론 나는 나를 좋아한다. 자기애가 심한 게 아니라 스스로 괜찮다고 생각을 한다. 그런데 연기를 할 때 나는 싫다. 한계를 직면하고 그 순간을 마주하는 게 괴롭다"고 털어놨다.
그는 "2017년 겨울에 친구들이 집에 놀러왔는데 그때 '밀양'을 TV에서 하고 있었다. 친구들과 다같이 본 '밀양'(07, 이창동 감독)은 정말 위대했다. 물론 10년 전에도 '밀양'을 봤지만 10년 뒤에 본 '밀양"은 또다른 느낌이었다. 거기에 나온 배우들이 정말 위대해보였다. 그 전에는 괴로웠다. 늘 '나는 왜 항상 2%가 부족할까' 싶었다. 그런 고민이 많았을 때 '밀양'을 보고 심플하게 마음이 싹 정리가 됐다. '수고했다. 그냥 나한테 의미를 부여하자'라며 마음을 정리했다. 저렇게 훌륭한 배우가 있다는 게 정말 눈물날 정도로 좋았다. '나는 여기까지'이런 마음을 가졌다. 조용히 작품을 거절하면 은퇴니까 그렇게 정리 하려고 했다. 그랬는데 몇 개월 뒤 소속사 대표가 '국가부도의 날'을 가지고 왔다. 피가 거꾸로 솟더라. 너무 치사하게 몇 개월 사이에 이 작품까지만 하고 그만둬야겠다 싶었다. 그러다 또 '내가 죽던 날'이라는 작품을 만났다"고 웃었다.
'내가 죽던 날'은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 각자의 선택을 그린 작품이다. 김혜수, 이정은, 노정의, 김선영, 이상엽, 문정희 등이 가세했고 박지완 감독의 첫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12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강영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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