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④]장혜진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 울다가 속눈썹 떨어져…한여름밤의 꿈 같다"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0-11-05 13:56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장혜진이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했던 소감을 전했다.

똑 부러진 5개월 차 임산부 토일(정수정)이 15년 전 연락 끊긴 친아빠와 집 나간 예비 아빠를 찾아 나서는 코미디 영화 '애비규환'(최하나 감독, 아토ATO·모토MOTTO 제작). 극중 토일의 엄마 선명 역의 장혜진이 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윤가은 감독의 '우리들'에서 선이 엄마를 맡아 현실감 넘치는 연기를 선보이며 주목을 받은데 이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서 백수 가족의 아내이자 엄마인 충숙 역으로 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장혜진. 그가 올해는 영화 '애비규환'을 통해 특유의 맞춤 옷을 입은 듯한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이며 또 다시 관객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극중 그가 연기하는 선명은 냉철하면서도 화끈한 토일의 엄마로 하나 밖 없는 딸 토일이 어느 날 갑자기 임신과 결혼을 동시에 선언하자 딸의 뻔뻔함에 혀를 찬다. 이혼을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현재의 남편 태효(최덕문)과 함께 만족스러운 삶을 살던 그는 토일이 친아빠를 찾으려고 했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토일을 나무란다.

이날 장혜진은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레드카펫을 밟았던 소감도 전했다. '기생충'의 수상 순간을 떠올리며 "시나리오상을 처음 받으셨는데, 그때 눈물이 너무 나서 붙이고 있던 속눈썹이 뚝 떨어졌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 다음 상부터는 현실감이 없었다. 국제장편영화상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을 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즐겼는데, 나머지 상은 예상치 못했던 상이라서 정말 놀랐다"고 덧붙였다.

이어 "마지막 작품상에서 이름이 불렸을 때는 정말 믿기지가 않았다. 주변 다른 외국 배우들이 '너희가 받았어! 빨리 나가!'라고 하더라. 올리비아 콜먼 배우가 제가 머뭇거리니까 '오늘 너의 날이야, 빨리 무대로 나가'라고 말을 하더라. 정말 놀랐다"라며 "한 여름밤의 꿈 같다. 늦겨울의 꿈이라고 하나. 정말 꿈 같은 일이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목표나 꿈에 대해 묻자 장혜진은 "인간 장혜진으로서 꿈은 좋은 엄마가 되는거다. 우리 딸이 험난한 상황에 부딪혔을 때 잘 버티고 일어나서 뚜벅뚜벅 자기의 길을 갔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옆에 있기만 해도 든든함을 느끼게 해주는 엄마가 되고 싶다"며 웃었다. 이어서 "배우 장혜진으로서는 멜로를 찍고 싶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처럼 중년의 사랑을 하고 싶다. 제가 연기를 쉬는 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젊었을 때 멜로를 제대로 해보지 못한게 아쉽다"고 덧붙였다.

한편, '애비규환'은 개성 넘치는 발랄한 단편 '고슴도치 고슴'으로 주목받은 최하나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정수정, 장혜진, 최덕문, 이해영, 강말금, 남문철, 신재휘 등이 출연한다. 11월 12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hcosun.com 사진 제공=리틀빅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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