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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싱어6' 이소라 최종 우승…"마음이 씻겨진 기분" 눈물로 전한 진심 [종합]

조윤선 기자

기사입력 2020-10-30 23:07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이소라가 '히든싱어6'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30일 방송된 JTBC '히든싱어6'에는 시즌 마지막 원조 가수 이소라가 출격, 8년을 기다려 온 모창 능력자들과 노래 대결을 펼쳤다.

이소라는 8년에 걸친 제작진의 설득 끝에 '히든싱어6'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등장했다. 그는 "저 자신이 여기 나온 것 자체가 놀랍다"며 스스로도 출연한 사실을 신기해했다. 이어 "공연할 때마다 제작진이 축하 화환을 보내줬는데 '꼭 나와달라'는 말이 쓰여있어서 너무 부담스러웠다"며 "그래서 한 번은 나와야 ('히든싱어')가 채워질 거 같았다"고 말했다.

한 번도 '히든싱어'를 본 적이 없다고 고백한 이소라는 "제작진에게 설명을 굉장히 많이 들었다. 내가 익숙하지 않아서 틀릴 수도 있는데 귀엽게 봐달라"며 "오래 가야 될 텐데. 2라운드에서 떨어지면 안 되는데 그럴 수도 있을 거 같다. 투표 잘해달라"고 부탁했다.

1라운드 미션곡은 에픽하이의 타블로가 작사와 작곡을 하고, 방탄소년단 슈가가 랩에 참여한 '신청곡'이었다. 이소라는 "처음에 타블로에게 곡을 받았을 때 랩을 부탁했다. 근데 타블로가 '저보다 다른 사람이 더 어울릴 거 같다. 다른 감성의 래퍼가 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게 방탄소년단 슈가였다"며 "가이드 녹음은 이하이가 해줬다. 목소리가 너무 특이하고 멋있었다"며 '신청곡'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이어 이소라는 본격적으로 미션곡을 부르기 전 "내가 잘해야 하는 것 같다. 내가 잘해보겠다. 여러분은 편하게 투표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연예인 판정단은 '이소라 마니아'를 자처하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1라운드부터 큰 혼란에 빠졌다. 이소라도 "다들 노래를 나보다 나처럼 해서 놀랐다. 노래하면서도 '이러면 안 되는데' 하니까 더 못하겠더라"며 놀라움을 드러냈다.

이어 "예전보다 내 목소리가 더 얇아져서 예전 목소리로 많이 기억할 거 같다. 3번과 4번이 내 원래 노래보다 더 비슷하지 않았나 싶다"며 번호를 말하는 말실수를 저질렀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이소라는 당황했고, 인터뷰는 강제 종료돼 폭소케 했다.


가장 이소라 같지 않은 사람을 뽑는 1라운드에서 1번 모창 능력자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뽑혔다. 이소라는 4등을 차지하며 간신히 탈락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소라는 "안에서 듣는데 '이거 노래를 굉장히 잘해야 되는 프로그램이구나. 어떤 프로그램보다 여기서 잘해야 되는구나. 편하게 생각하면 안 되겠다'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3, 4번이 내 목소리 같았다. 나도 내가 노래하는 거 같은 느낌이었다"며 "더 잘했어야 했는데 3, 4번처럼 노래가 안 됐다"고 고백해 웃음을 안겼다.


2라운드 미션곡은 이소라의 4집 앨범 타이틀곡 '제발'이었다. '제발'은 이소라가 방송에서 눈물을 흘리며 불러 더 유명해진 곡. 이소라는 "가사가 그 당시에 헤어진 남자친구 생각하면서 쓴 가사라 그걸 생각하게 되니까 더 그랬던 거 같다"고 설명했다.

이소라는 미션곡 '제발'을 부르기 전 "불안하다. 약간 안 비슷한 사람을 찾는 게 나을 거 같다"며 판정단에게 '힌트'를 줬다. 하지만 이소라의 힌트에도 판정단의 의견은 분분했다. 다행히 이소라는 2라운드에서 3등을 차지하며 가까스로 통과했다.

이소라는 "이 정도까지는 생각 안 했다. 나보다 더 나 같은 목소리를 들을 줄 몰랐다"며 "이렇게까지 생각 못 했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2라운드 연속 상위권에 들지 못한 이소라를 응원하기 위해 호피폴라, 린, 정승환, 이수현 등 후배들이 이소라의 명곡 메들리를 선보였다. 후배들의 무대에 이소라는 눈물을 글썽였다. 이어 "아주 감동적이다. 여기 나와서 제일 좋다. 그리고 모창 능력자들이 해준 이야기들이랑 노래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또 한 번 생각하게 해주는 거 같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이어 3라운드 미션곡은 국민 프러포즈송 '청혼'이었다. 이소라는 "내 노래 중에서 제일 밝은 가사에 밝은 노래인 것 같다. 사랑에 대한 긍정적 기운이 마음에 가득 찼을 때라 '결혼 같은 거 해도 괜찮지 않을까?'란 생각으로 가사를 써봤는데 그 이후로 밝은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소라는 이날 역대급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모창 능력자들에게 "대충 해달라"며 조심스럽게 부탁해 웃음을 안겼다. 하지만 3라운드 역시 판정단들 사이에서는 서로 다른 추측이 오갔고, 혼돈 그 자체였다. 헨리는 "귀가 고장 난 거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소라는 노래 대결과는 별개로 이날 모창 능력자들의 팬심에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하기도 하고, 가슴 아픈 사연에는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날 좋아해 주는 분들이 이렇게 있다는 걸 잊고 있었던 거 같다"며 "가사를 쓰거나 노래를 할 때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다 들어주지는 않을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가사를 썼을 때의 그런 마음을 이해하고 있구나 싶어서 찡했다. 대중 앞에서 노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받았다는 것이 감사해지는 하루"라며 감동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날 판정단을 가장 놀라게 하고 혼란스럽게 한 남자 모창 능력자의 정체는 어반자카파의 리더 권순일이었다. 당황한 이소라는 "못 알아봐서 미안하다"며 거듭 사과했다. 이소라의 유명한 '찐팬'이라는 권순일은 이날 소중하게 간직해온 이소라의 1집부터 8집까지 앨범과 한정판 앨범 등을 전부 공개하며 남다른 팬심을 드러내 이소라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이소라는 "뿌듯하다. 노래를 너무 그냥 쉽게 부른 적이 많지 않았나 싶다. 그런 것들이 갑자기 걱정이 되면서 나도 좀 자신감을 많이 가져야겠다. 이 정도로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나만큼 날 아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기억하겠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이소라를 위한 모창 능력자들의 합동 무대가 공개됐고, 이소라는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히든싱어' 나올 때 이런 느낌을 받을 거라고는 생각 안 했다. 근데 다르다. 그동안 이런 식의 환대를 못 받았던 거 같다. 잘해준다고 그래도 일상적인 표현들이나 너무 과한 표현이라고 느껴졌다. 진실되지 않게 보이거나 느껴지는 것들이 많아서 같이 출연한 사람들에게 제대로 마음 표현을 못 한 거 같기도 하다. 근데 오늘 그런 마음이 좀 씻겨졌던 거 같다. 감사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3라운드를 턱걸이로 통과한 이소라는 4라운드에서 모창 능력자들과 함께 가장 아끼는 곡 '바람이 분다'를 불렀다. 판정단들은 마지막까지 혼란스러워했고, 이소라도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

앞선 라운드까지 유력한 우승 후보였던 권순일이 3위를 차지하면서 "체면을 유지했다"며 안심하던 이소라는 이날 마지막 라운드에서 압도적인 표 차이로 우승을 거뒀다. 이소라는 "굉장히 놀랐다. '그럴 줄 알았어' 이런 게 아니라 생각도 안 했다"며 "놀랍고 미안하고 고맙다"며 모창 능력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 '히든싱어'를 통해 앞으로는 더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길 바란다는 판정단의 말에 "좋은 일이 많이 생기면 좋겠다"며 "출연진 덕분에 내 모습이 더 좋게 보였던 거 같다. 사실은 정도 많고 표현도 많이 하고 싶은 사람인데 앞으로는 조금 더 많이 해야겠다"고 밝혔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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