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유진 "11년만에 스크린 컴백, 그동안 흥행한 적 없어 늘 목말랐다"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0-10-21 11:57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유진(39)이 "11년 만에 스크린 컴백, 오랜만에 영화 촬영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휴먼 영화 '종이꽃'(고훈 감독, 로드픽쳐스 제작)에서 딸 노을(장재희)과 함께 장의사 성길(안성기)의 옆집으로 이사 온 은숙을 연기한 유진. 그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종이꽃'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종이꽃'은 사고로 거동이 불편해진 아들과 살아가는 장의사가 옆집으로 이사 온 모녀를 만나 잊고 있던 삶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지난 4월 열린 제53회 휴스턴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에 해당되는 백금상과 남우주연상(안성기)을 수상한 '종이꽃'은 개봉 전부터 국내는 물론 해외 관객의 주목을 받으며 기대작으로 등극했다. 장례문화에서 사용된 종이꽃은 꽃이 귀하던 시절, 소외당하거나 가난했던 이에게도 삶을 정리하는 마지막에 숭고함을 표현하기 위해 장식으로 사용했는데, 영화 속 '종이꽃' 역시 인간의 존엄에 대한 평등을 이야기하며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종이꽃'은 유진이 영화 '요가학원'(09, 윤재연 감독) 이후 11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작품으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유진은 극 중 얼굴에 큰 상처와 함께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지만 늘 밝고 긍정적으로 딸과 살아가는 여자 은숙 역을 맡았다. 일자리를 구하던 중 사고로 인해 하반신 장애를 가지게 된 옆집 성길의 아들 지혁(김혜성)을 병간호하며 그에게 끊임없이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는 희망적인 캐릭터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더욱 깊어진 연기력으로 내면의 상처를 가진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한 것은 물론 얼굴의 흉터를 위해 장시간 걸리는 특수 분장을 마다치 않는 유진의 노력이 고스란히 '종이꽃'에 담겨 있다.

이날 유진은 "영화를 촬영한지 굉장히 오랜만이어서 '종이꽃' 자체가 좋았다. 시나리오를 읽는데 굉장히 좋았다. 무거운 주제임에도 무거운 주제답지 않게, 그리고 쳐지지 않게 아름답게 그린 것 같다. 어떻게보면 다들 직면해야 하는 주제인데 피하는 부분도 있다. 아름답게 진정성 있게 접근 할 수 있도록 다가가는 방법이 너무 좋았다. 또 내가 맡은 캐릭터도 연기해보고 싶었다. 게다가 안성기 선생님도 하신다고 하니 캐스팅 제안을 넙죽 받았다. 너무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그는 "영화를 워낙 좋아하는데 성공한 작품이 없다. 영화가 쉽지 않다는걸 알게 됐다. 오랜만에 내가 할 수 있는 영화라 오히려 좋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 생각했다. 너무 감사하게도 좋은 배우들과 함께할 수 있었다. 큰 상업영화를 욕심낸 적은 없지만 공백기에 '영화를 다시 하고 싶다' '작은 역할이라도 하고 싶다'라는 바람은 있었다. 감초 역할이라도 연기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11년 만에 복귀가 실감은 안 난다. 시간이 항상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벌써 11년이나 됐나 싶다. 이번 현장은 분위기가 최고였다. 영화 촬영하면서 느낀 부분이 정말 좋은 사람들과 만났다는 것이었다. 큰 소리, 짜증 한번 내는 사람이 없었다. 대선배인 안성기 선생님 마저도 그러했다. 역시나 너무 좋더라. 영화 현장에서 최고 선배님인데 권위감은 물론 위화감을 조금도 조성하지 않더라. 너무 친한 친구, 동료 배우처럼 대해줘서 너무 좋았다. 이번에 작품 하면서 짧은 기간이었지만 정말 존경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 영화가 작은 예산의 영화였지만 마음은 풍족했다. 간식차도 끊이지 않고 오더라. 좋은 사람들이 모였구나 싶었다. 주위의 응원을 많이 느꼈다. 촬영하면서 따뜻하고 힘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종이꽃'은, 사고로 마비가 된 아들을 돌보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장의사 성길이 다시 한번 희망을 꿈꾸는 이야기를 다룬 가슴 따뜻한 작품이다. 안성기, 유진, 김혜성이 출연하고 '어멍'의 고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2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로드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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