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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배우 하석진이 '내가 가장 예뻤을 때'의 종영 소감을 전했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은 하석진은 16일 소속사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종영 소감을 전하며 드라마에 대한 같한 애정을 드러냈다.
다음은 하석진과의 일문일답.
지난 10여년간 꾸준히 작품을 해왔지만, 이번 작품은 그중에서 가장 연구를 많이 하기도 했고 마음고생도 제법 했던 작품이다. 헌신적인 사랑을 보여준 서환에 비해서 서진은 여러모로 많은 결핍이 있는 캐릭터다 보니 아무래도 응원받기는 어려울 수 있는 캐릭터라 생각됐다. 그래서 의무감과 책임감이 커서 촬영하면서 많이 어려웠고 힘들었지만, 또 그만큼 연구하고 깊게 파고 들어가 볼 수 있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오래 여운이 남을 것 같다. 그동안 '내가 가장 예뻤을 때'와 서진이라는 캐릭터를 사랑해 주신 시청자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스스로가 생각한 캐릭터의 가장 큰 매력은 어떤 점이었나.
자존심이라는 단단한 껍질 안에 여린 내면을 가진 인물의 입체성이 끌렸다. 그래서 초반에는 서진의 불도저 같은 사랑법을 매력 있게 그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저 이루고자 하는 모든 것들을 거침없이 진행시키는 서진의 성향을 표현하려는 것이 첫 목표였고, 첫눈에 빠져버린 예지(임수향 분)를 향한 당돌한 대시가 그 시작이었다. 그래도 가장 염두에 뒀던 건, 동생의 첫사랑에 대해 의식을 하기보다는 어린 시절의 사고로 인한 동생에 대한 죄의식과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을 염두에 두고 연기했다. 그로 인해 서진이 성격적인 열등감을 갖고 있을 거라는 생각 또한 가졌던 것 같다. 이런 생각들이 아무래도 동생과 예지를 바라보는 눈빛에 표현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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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파격적인 인물'이 초반 설정값은 아니다.(웃음) 정확히 말하면, 파격적인 성격을 보일 수밖에 없게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한 캐릭터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인물을 준비하면서 그런 비슷한 처지에 놓인 많은 인물을 관찰했다. 영화에서 하반신 혹은 전신 장애를 가진 캐릭터가 나오는 경우를 모두 찾아봤던 것 같다. 아무래도 좌절을 겪고 어두워진 인물의 묘사가 몇 회간 지속되었기에 불의의 사고 후 재활을 하는 분, 재활 이후의 삶을 인터뷰한 사례 등을 공부했다. 그 속에서 감춰진 어두움들도 찾아보려 했던 것 같다. 그리고 평생 한 번도 휠체어를 이용해 본 적이 없어 그 불편함을 겪어 보기 위해, 집에서 대기하는 동안 거의 휠체어에서 생활해보았다.
-현실적인 캐릭터를 그리기 위해 준비한 점이 있나.
레이서로서의 삶, 입문 계기 등을 좀 더 알아보기 위해 실제 레이서분들을 작가님 사무실에서 만나 인터뷰를 해보기도 했고, 그분들이 알려주신, 가상의 레이싱을 게임으로써 경험해 볼 수 있는 곳도 찾아가 보기도 했었다. 다만 사고 이후 인물에 대해서는, 대본을 받아야만 알 수 있었기 때문에 미리 준비한다기보다는 일단 몸과 마음을 일부러 불편하게 만들어야겠다고 마음의 준비를 해왔던 기억이 난다.
-극 중 행방불명 되었다가 7년 만에 하반신 불구로 다시 나타나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기기도 했는데.
하반신 마비가 된다는 건 첫 작품 미팅 때부터 정해진 이야기였기 때문에 이미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실제 대본을 받았을 때 두 사람이 재회한 순간의 격정적인 감정을 잘 표현해야 된다는 부담감이 컸다. 그리고 그 이후의 심리들이 좌절과 체념의 상태로 많이 어두워진 인물로 묘사되어 있어서 이러한 부분들을 잘 이해시켜야 시청자분들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시 돌아온 서진이 가족의 동정심을 얻거나 재회의 애틋함을 넘어서 날카롭고 열등감이 있는 모습이 더 많이 그려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가 결국은 이런 모습들이 더 현실적인 거란 생각이 들어서 대본을 읽으면 읽을수록 연기적인 욕심이 났다. 어려웠지만 잘 만들어보고 싶었고 중간중간 응원과 칭찬의 문자를 보내주신 작가님 덕에 그 힘을 이어갈 수 있던 것 같다.
-연기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서진 같은 인물의 경우, 사고 이후 좌절을 겪고 어두워진 인물에 대한 추적을 놓치면 결국 단순한 악역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 미션은 최대한 서진을 이해하고 공감하려고 노력하는 거였다. 그가 느낀 심리적 장벽과 오해, 그리고 불신 등을 최대한 공감하고 진심으로 표현해야 했는데, 그렇게 연기를 통해 묘사된 서진의 감정과 표현을 시청자분들도 공감하고 이해해 주실 수 있을까 걱정했다. 감독님께서 다행히 이런 복잡하고 깊은 감정을 연기하는 경우, 함께 고민해 주셔서 좀 더 세심한 감정들을 잡고 다룰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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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 역을 맡은 임수향씨는 워낙 집중과 몰입이 좋았다. 그만큼 좋은 에너지, 깊고 넓은 감정의 샘(이라고 표현을 하고 싶다)을 갖고 있는 배우였기에 의지하고 연기할 수 있었다. 1부에서 5부까지 로맨틱한 장면들부터 재회 이후 마지막 대본까지의 깊은 감정 신들 모두 덕분에 잘 마무리했고 아주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환이 역할의 지수씨는 워낙 착해서, 현장에서 계속 배우려는 태도가 참 좋았다. 환이답게 순수하게 표현하려고 했고, 혹시나 부족한 게 있으면 고치려 노력하던 모습들이 인상 깊었다. 어느덧 남자가 된 멋진 환에게 박수를 보낸다. 극이 후반부에는 아무래도 인내와 고통, 분노, 상실, 처연 등등의 단어로 표현되어야 하는 깊은 감정의 소용돌이들을 그려야 했기에 다소 배우들이 마음고생을 했었다. 하지만 힘든 부대의 부대원끼리의 애틋한 전우애처럼 서로 힘을 주는 사이였다. 다시 한번 함께 한 모든 배우들에게 고마웠다고 전하고 싶다.
-기억에 남는 시청자들의 반응 혹은 명장면을 꼽아본다면.
서진이 나선형 계단을 기어올라가던, 다소 그로테스크적인 비주얼을 보여드리고 싶었던 신들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고 싶다. 그리고 가장 최근의 기억 또한 말하고 싶은데, 마지막 회에서 예지를 집에서 떠나보내는 장면이 생각난다. 실제 마지막 촬영 날 거의 마지막 분량으로 촬영을 했기에 더 깊게 몰입했던 것 같다. 예지를 보내면서, 이 작품도 같이 떠나보내는 느낌이었고 사실 후반부에는 모두 다 개인적으론 고통과 성취를 동시에 안겨준 분량들이기에 따로 하나를 꼽기에 참 어렵다. 후반부에는 좀 격해져서 이렇게 해도 되나 욕먹지 않을까 생각했다. 서진을 응원해 주는 시청자분들의 반응에 더 힘을 냈던 것 같다.
-시청자분들께 마지막으로 말을 전한다면.
서진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시청자분들께 공감과 이해를 받을 수 있도록 인물의 내면을 깊숙하게 들여다보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그런지 진정으로 서진이라는 인물을 사랑을 사랑하며 연기한 것 같다. 워낙 격한 감정 온도차를 보인 인물이기에, 때때로 미숙했을 수도 있지만 매 장면 장면 진심으로 연기하려고 했었고, 많은 분들이 이런 노력들을 알아봐 주신 것 같아 감사했다. 그랬기에 그 힘으로 끝까지 감정선을 놓치지 않고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통해 좋은 연기로 인사드리고 싶다.
ly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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