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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눈썹까지 뽑아 만든 갈매기 눈썹"…'삼진그룹' 이솜이 그려낸 90년대 레트로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0-10-15 13:46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이솜(30)이 그려낸 90년대 사회초년생의 모습은 어떨까.

1995년 입사 8년차, 업무능력은 베테랑이지만 늘 말단. 회사 토익반을 같이 듣는 세 친구가 힘을 합쳐 회사가 저지른 비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종필 감독, 더 램프㈜ 제작). 극중 정유나역을 맡은 이솜이 1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캐리어 하나에 전 재산을 담아 딱 위스키 한 잘 마실 정도의 여유를 벌며 매인 곳 없이 떠도는 '소공녀'(2018) 속 미소의 특별함과 '나의 특별한 형제'(2019) 특별한 형제들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자원 봉사 수영 코치 미현의 따뜻함까지 모두 갖춘 배우 이솜. 그가 이번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 멋과 개성을 갖춘 특별함과 옳은 길을 가려고 하는 친구와의 끈끈하고 따뜻한 동행을 택하는 정유나로 돌아왔다.

극중 정유나는 삼진전자 마케팅부의 고졸 사원. 대졸 사원들 보다 마케팅 아이디어가 넘쳐나지만, 고졸이라는 이유로 회의 중인 부서원들에게 햄버거를 사나르거나 커피를 타주는 보조 업무를 맡는데 그친다. 고졸 사원들을 대상으로 대리 진급을 내걸고 회사에서 개설한 토익반을 다니던 중 또 다른 고졸 출신 사원이자 친구 자영(고아성)이 회사의 비리 정황을 알게 되고, 보람(박혜수)와 함께 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나선다.
이날 이솜은 "객관적으로 판단하긴 어렵지만 관객분들이 좋아하실 영화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90년대 배경이라는 것도 흥미롭고 배우들의 케미도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영화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영화를 택한 이유를 묻자 "감독님과의 인연이 가장 크다"며 "감독님이 배우로 출연하셨던 '푸른 소금'이라는 함께 한 적이 있어 감독님과 인연이 있다. 그리고 감독님께서 이 작품을 제안하면서 유나라는 인물을 쓰실 때 저를 생각하고 쓰셨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래서 시나리오도 더욱 긍정적으로 보게 됐다. 90년대 배경이라는 게 흥미로웠고 세 친구가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성씨와 혜수씨와 함께 한다고 해서 마음이 설레었다"고 말했다.

극중 유나와 실제 이솜과의 싱크로율을 묻자 "사실 저는 크게 유나와 닮았다고 생각하진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유나 만큼 돌직구 스타일도 아니고 유나처럼 아는 척도 잘 못한다. 그런데 주변에서는 제가 할 말은 하는 편이라고 하더라. 저는 제가 말을 잘 못하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주변에서는 아니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이번에 유나 캐릭터를 연기할 때도 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했다. 유나는 겉으로는 강해보이고 이야기도 많이 하는데, 저는 그 이면을 더 많이 들여다 보려고 노력했다. 유나는 주변을 많이 챙기는 친구다. 아는 척, 말 많은 척, 강한 척을 많이 하는 친구인데, 그런 모습이 인정욕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유나에게 인정욕이라는 감정을 넣어봤더니 더욱 캐릭터가 친근해지더라"고 말했다.

유나의 내면 만큼이나 90년대 레트로풍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의상과 분장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는 이솜. "세 친구 중에 90년대 모습을 가장 외적으로 많이 보여주고 싶었다. 헤어스타일, 메이크업, 의상들도 의상팀, 분장팀과 이야기를 많이 이야기하면서 만들어 나갔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잡지나 영상 자료들을 많이 찾아봤다. 90년대 화장 기법이 갈매기 눈썹이더라. 그래서 그 표현을 제대로 하고 싶어서 실제로 눈썹을 뽑았다. 눈썹뼈 부분을 살려서 눈썹을 그려서 윤곽을 살렸다"고 덧붙였다.
또한 엄마의 젊은 시절의 모습도 많이 참고했다면서 "90년대 관련 리서칭을 하다가 엄마의 앨범을 봤는데 너무 멋있더라. 큰 악세사리나 가죽자켓 같은 것들이 정말 멋있었다. 흐릿한 90년 기억들을 담아내고 싶었다. 그래서 유나에게 엄마의 모습을 조금 그려내고 싶었다. 그리고 그때 당시에 블루블랙 헤어가 유행이라고 해서 그런 설정도 꼭 넣고 싶어서 제가 제안을 하기도 했다. 촬영을 하는 내내 엄마의 젊은 시절 사진을 휴대폰 배경 화면에 놓고 봤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의상 준비를 위해 동묘 쇼핑을 즐겼다는 이솜은 "동묘가 너무 재미있더라. 생갭다 예쁜 옷들도 많고 귀한 아이템도 많더라. 그리고 요새 90년대 레트로가 유해이지 않나. 많이 가셔서 구입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이솜은 인터뷰 내내 고아성 박혜수와의 케미에 대해 강조했다. "또래 여배우분들과 함께 영화를 한 건 처음이었다. 정말 잘하고 싶고 열심히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현장에서는 치열해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 배우가 합숙을 자처할 정도로 친해졌다며 "사실 현장에서는 촬영을 하다보니까 캐릭터에 몰입이 되어서 이야기도 많이 못나누고 촬영에만 집중을 했다. 그래서 촬영이 끝나고 혜수씨나 아성씨가 보고 싶더라. 그래서 촬영 끝나고도 자연스럽게 한 방에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함께 잠이 들었다"며 웃었다.
"가장 중점을 뒀던 건 세 캐릭터가 모두 각자의 개성이 달랐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 외의 책임감은 우리 셋이 친해지는 것이었다"는 이솜은 "셋다 동갑 친구로 나오기도 하고 셋이 친해지면 영화 속의 케미가 더욱 진실하게 그려질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제 혼자 노력만으로 친해질 순 없다고 생각했다. 두 배우 모두 마음을 열어주고 다가와줘서 더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고아성과 박혜수의 각각의 매력에 대해서도 말했다. "고아성의 전 소속사가 저와 같았다. 작품도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아성씨를 촬영하기 전에 봤을 때는 어른스럽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촬영을 하고 나서는 사랑스러운 면이 많은 친구더라"며 "혜수 씨는 '스윙키즈'에서 정말 인상 깊게 봤다. 연기도 잘하고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같이 촬영하면서는 오히려 어른스러운 면이 있고 든든하더라. 현장에서 의지가 많이 됐다. 혜수를 보면 기분이 좋아서 혜수가 눈에 안보이면 찾고 그랬다"고 설명했다.


여성 연대는 강조하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이솜은 최근 의미있는 여성 영화가 많아지는 최근 한국 영화의 흐름에 대해 "저 역시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들을 지금 하고 있어서, 한국 영화의 흐름이 많이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더욱 다양한 결의 캐릭터들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저 또한 앞으로 그간 해보지 않은 캐릭터 위주로 하고 싶다. 워낙에 도전하는 걸 좋아한다. 유나와 정 반대의 성격의 인물을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안해본 장르가 액션이기도 해도 액션도 하고 싶다. 가을이다 보니까 멜로도 하고 싶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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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그룹 영어토익반'만이 가진 영화적 매력에 대해 묻자 이솜은 "무엇보다 또래 여배우 셋이 나온 다는 게 가장 큰 특징 같다.배경도 독특하고 사회 초년생을 겪었던 모든 분들이 공감할 만한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영화 속 사회 초년생의 모습에 이솜 또한 공감을 하기도 했다며 "저는 직장생활을 해보지 않았지만 저도 어릴 때부터 모델로 일을 해봤기 때문에 사회 초년생의 마음에 공감이 갔다. 회사 내의 위계질서와 같지는 않겠지만 저도 모델 일을 하면서 선배들과 후배들과 함께 일을 했다. 사실 저는 생갭다 혼자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엄청난 위계질서를 느껴보진 않았지만 사회 초년생으로서 공감되는 부분은 분명히 있었다. 관객분들도 그런 사회 초년생의 시절을 떠올리시며 공감하실 수 있는 공감의 영화가 되고, 요즘 같은 시기에 재미를 함께 줄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전국노래자랑'(2013), '도리화가'(2015)를 연출한 이종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아성, 이솜, 박혜수, 김원해, 박근형, 백현진, 데이비드 맥기니스, 조현철, 이성욱 등이 출연한다. 21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hcosun.com,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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