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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지현우(37)가 '외로운 건 싫어!'로 받은 설렘과 위로를 시청자들에게도 전했다.
지현우는 2001년부터 2012년까지 유명 그룹 더 넛츠의 기타리스트로 활동함과 동시에 2003년 KBS 20기 공채 탤런트로 합격한 후 본격적으로 연기활동을 시작했다. 많은 시청자들이 기억하고 있는 KBS2 '올드 미스 다이어리'(2004)의 지PD부터 tvN '인현왕후의 남자'(2012), KBS2 '트로트의 연인'(2014), JTBC '송곳'(2015), MBC '도둑놈, 도둑님'(2017)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MBC '사생결단 로맨스'(2018)부터 '슬플 때 사랑한다'(2019), MBC 에브리원 '연애는 귀찮지만 외로운 건 싫어!'(조진국 극본, 이현주 연출)를 통해 연이어 의사 역할을 연기하며 '의사 전문 배우'로 입지를 굳히기도 했다.
지현우는 14일 오후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라이언하트 사옥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현우는 세 작품 연속 의사 역할을 맡으며 '의사 전문 배우'로 거듭난 상황. 그는 "어떻게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는데, 처음 작가님과 얘기를 하고 정신과 상담도 받아보고 정신 관련 책도 읽어봤는데 정신과 의사라는 것 자체가 마음을 치료하는 일이니까. 처음에 놀랐던 것은 병원에 방문했을 때 예약을 잡기가 어려울 정도로 사람이 많았고, 현대인들이 많이 찾아오시는구나 싶었다. 그래서 어떤 의사여야 좋을까 했을 때 가운이나 직함이 놓인 명패나 이런 것들을 보는 순간 이 사람이 환자라는 것이 없으면 좋겠다 싶었다. 친구에게 털어놓듯이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고 생각했다. 초반에 상담할 때 가운을 많이 안 입으면 좋겠다고 감독님께 말씀을 드렸다. 친구에게 얘기하듯이 동네 편한 오빠나 친구나 동생이나 그런 사람이 돼주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위험부담도 있었겠지만, 지현우는 '외로운 건 싫어!'의 대본을 보고 '설렌다'는 느낌을 받아 출연하게 됐다고. 지현우는 "오랜만에 제가 설레였다 그리고 자극적인 것을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을 했었다. 전작에서 '슬플 때 사랑한다'에서도 뭔가 내용이 세다고 해야 할까, 집에서 구타를 당하는 여자를 본인의 아내도 세상을 떠난 상태에서 그 사람을 보호하면서 하는 그런 것들이 진하고 세기도 해서 여운이 오래 갔었다. 끝나고 나서도. 무겁거나 딥한 감정들이. 그래서 밝은 걸 하고 싶고 무겁지 않은 걸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 나은이 입장에 공감을 많이 했고, 그런 사람을 위로해주는 강우에게 매력을 느꼈다. 나에게도 이런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나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누구나 사람은 외롭고 아픔이 있는데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위로하면 좋을까 했을 굥 강우의 표현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대중들과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지현우가 '외로운 건 싫어!'를 택한 배경에는 '위로'도 있었다. 극중 자신의 배역인 강우가 하는 이야기들이 지현우 본인에게도 응원과 위로가 됐던 것. 지현우는 "대사연습을 하면서 저 자신에게는 도움이 됐다. 별거 아닌 말들이지만, 꿈을 꾸는 작가 지망생인 친구에게 용기를 주려고 '어차피 작가 될 거잖아'라고 하고 '누가 클레임 거는 것도 아닌데 왜 스스로 클레임을 걸어'하는 것들이 나에게도 도움이 되기도 했다. 극중 연예인이던 친구가 상담왔을 때 '힘들면 티 내세요 남들이 뭐래도 내가 힘들면 힘든 거다'고 할 때도 좋았다. (시청자들에게도) 그게 느껴지셨으면 좋은 것"이라고 말하며 깊은 공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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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차강우는 '이상적 남자친구'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여성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기도 했다. 지현우는 "저는 실제로 강우처럼은 못했다. 그래서 제작발표회에서도 말씀 드린 것이 남성 분들이 강우를 보시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으실까 싶었다. 연애할 때 강우는 편지로도 사랑을 고백하고 나은에게 '나은 씨 속도에 맞춰서 걸을게'라고 하고. 그런 센스들이 있었다. 또 나은이에게 '어쩜 그렇게 말도 잘하고 글도 잘 쓰고 못 하는 게 뭐냐'고 하는데, 그걸 보면서 '이렇게도 얘기할 수 있구나' 싶기도 했고, '작가님은 대체 어떤 분이지' 싶기도 했다"고 말했다.
현재 지현우는 연애 휴식기를 갖고 있다고. 그는 "지금은 연애를 안 한다. 지금은 사실 일을 시작하고 서른 이후부터는 일쪽으로 많이 빠지게 됐다. 저 혼자만의 시간에 빠진 느낌이다. 저랑 시간을 잘 보내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지현우는 극중 차강우와 자신의 닮은 점에 대해 "최악의 상황에서 좋은 면을 보려고 하는 것이 비슷하다. '이건 나에게 뭔가를 깨우치게 하려고 그러는 거겠지?'라는 생각으로 좋은 거 하나만 보고 힘든 걸 이겨내려고 하는 성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실 연예계라는 것이 대중들에게 보여지는 직업이니까, 의견이 많지 않나. 댓글도 있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고. 어느 순간에는 20대야 바라만 봐도 귀엽고 풋풋하고, 연기를 못해도 '쟤는 어차피 가수잖아'하는 시선도 있었을 거고, 신인이니 '점점 나아지겠지'하는 팬들의 기대도 있었을텐데, 시간이 점점 지나고 나이를 먹으면서 팬분들도 실질적으로 저를 응원할 수 없는 상황이 오지 않나. 저는 그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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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우의 최근은 '5년의 계획'을 세우는 데 집중돼있다. 그는 "제가 5년간 바꾸지 않았던 계획은 연기자로서 '마음의 온도를 잃지 않기', '감정에 무뎌지지 않기'가 있었다. 매번 작품을 들어가면 우는 시닝 들어가고 아픔을 표현하는 신이 꼭 들어가는데, 어떻게 보면 똑같을 수 있지 않나. 그런 부분들이 무뎌지면 연기를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많은 작품을 해보면서, 선배님들을 뵀을 때 어떤 선배님은 소녀 같은 감성을 갖고 있고, 어떤 분들은 일처럼 하는 분들을 봤는데 씁쓸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현우는 "저희는 선택을 받는 직업이고, 하고 싶다고 해서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중요한 것은 시청자들이 위로를 받을 수 있고,약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좋겠다. 그런 작품을 하고 싶다. 또 웃으며 도움을 줄 수 있는 '어바웃타임' 같은 작품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지현우는 확실히 좋은 방향으로 '변했다'는 이야기를 듣는 중. 그는 "예전에는 '싸가지 없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감독님들이 '넌 착한데 싸가지가 없다'고 했었다. 저는 한결같았다. 명쾌했다. 고민이 크게 없었고, '네 할게요'하고, '이건 아닌 거 같은데요'했었다. 공채 출신이다 보니 다같이 아침에 감독님들꼐 인사를 하러 가고 그랬는데, 그걸 저는 안 했었다. 그래서 연수 기간동안 작품을 하나도 못했다. 형들한테도 '쟤는 뭐지' 싶었을 거다. 저는 그때 락음악을 했기 때문에 '사바사바'도 싫고 '거들먹'도 싫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저 사람은 그냥 저런 사람이구나' 한다. 어느정도는 유연하게 대처하는 법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거다. 한번은 감독님이 '부러질래 휠래'라고 하셨는데, 저는 지금은 유연하고 현명하게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현명하게 하는 게 뭘까. 가튼 배를 탔을 때 선원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는 거다"고 밝혔다.
지현우는 '연애는 귀찮지만 외로운 건 싫어!'를 마친 뒤 촬영과 제작을 마친 영화 '빛나는 순간'과 함께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을 예정이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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