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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고아성, 이솜, 박혜수. 개성과 연기력을 겸비한 세 배우의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조연진도 탄탄하다.
1995년 입사 8년차, 업무능력은 베테랑이지만 늘 말단. 회사 토익반을 같이 듣는 세 친구가 힘을 합쳐 회사가 저지른 비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 말단 사원들부터 간부, 임원, 회장까지. 1995년, 국제화 시대에 알맞은 이미지로 선망의 기업인 삼진그룹을 이끌어 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스틸을 공개했다.
폭넓은 캐릭터 소화력으로 TV와 스크린을 오가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해온 김원해는 영화 속 발단이 되는 폐수 유출 사건의 중심, 생산관리3부의 안기창 부장 역을 맡았다. 출세에 유리한 줄을 서기 위해 임원들을 대할 때 아부가 담긴 웃음을 짓는 모습으로 전형적인 조직형 인간이라는 특징을 사실감 있게 그려냈다. 부장과 사원들 사이에서 실질적으로 업무를 관리하는 홍수철 과장 역의 이성욱은 생산관리3부를 듬직하게 이끌어가는 유능한 인물을 현실감 넘치게 연기, 이번 작품에서도 농익은 연기력을 선보였다. 홍수철 과장에게 늘 깨지는 통에 뭐든 수첩에 기록하지만, 사소한 업무까지 말단 사원인 자영(고아성)이 챙겨줘야 하는 최동수 대리 역은,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조현철의 연기로 관객들에게 소소한 웃음과 공감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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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트', '사바하', '암수살인' 등 맡는 역할마다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낸 배해선은 아이디어만 좋으면 말단 사원의 의견도 쿨하게 받아들이는 마케팅 부의 반은경 부장 역을 연기했다. 창의성과 자유로움이 관건인 마케팅부인 만큼 화려한 의상으로 자기표현을 한 배해선은 커리어우먼의 포스와 열린 상사의 풍모를 완벽히 담아냈다. 부장에게 인정받길 원하는 대졸 대리 조민정 역의 최수임은 유나(이솜)의 아이디어를 훔쳐 부장에게 칭찬을 받아왔지만, 유나가 좋은 아이디어를 직접 이야기하려 하자 견제하는 눈빛의 얄미운 상사의 모습을 그려내 관심과 견제라는 대기업 조직의 모습을 실감 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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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부는 조직의 자금 운용과 관리를 도맡아 하기에, 가짜 영수증으로 회계 장부 숫자를 맞추는 일까지 한다. 올림피아드 우승 출신의 보람(박혜수)이 수학적 재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회계부 봉현철 부장. '킹덤' 시리즈, '미생', '1987', '보안관', '아수라'까지 장르와 캐릭터를 불문하는 활약을 보여온 김종수는 직장 후배를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며 진심 어린 충고를 해주는 봉현철 부장을 누구나 바라는 참된 어른과 상사의 모습으로 표현해내 관객들에게 따뜻한 메시지를 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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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그룹을 이끌어가는 임원진들, 박근형,데이비드 맥기니스·백현진
마지막으로, '삼진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이끌어 나가는 임원진들의 모습도 눈길을 끈다. 먼저, 재벌의 가족 세습 관행을 깨기 위해 미국 MBA 출신의 전문 경영인을 CEO로 들인 회장 역의 박근형은 한 기업을 거대하게 키워온 노련한 경영인의 모습을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으로 연기해냈다. 또한, 국제화 시대에 딱 맞는 미국인 신임 사장 빌리 박은 '미스터 션샤인', '태양의 후예', '킬잇' 등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선보였던 데이비드 맥기니스가 맡아 '삼진그룹' 내 혁신의 기운을 불어넣어 준다. 당연히 '삼진전자'의 사장이 될 줄 알았기에, 빌리 박을 질투하는 회장 아들 오태영 상무는 백현진 특유의 어눌한 말투와 심상치 않는 살벌함을 담아낸 행동으로 극의 긴장감을 자아낸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말단 사원부터 회장까지 기업이라는 유기체를 빈틈없는 개성과 연기를 갖춘 배우들이 적재적소 장면에 등장, 자신만의 빛나는 개성과 존재감으로 영화의 유쾌한 재미를 채워낼 것이다.
10월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hc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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