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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와 게임의 관계는?' 게임사들이 빅히트 IPO를 관심갖는 이유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20-10-05 06:15


BTS(방탄소년단). 스포츠조선DB



'BTS와 게임의 상관 관계는?'

K팝의 새 역사를 쓰며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BTS(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가 5~6일 IPO(기업공개)를 실시한다.

BTS라는 상징성과 더불어 지난 7월과 9월에 각각 역대 신기록을 갱신하며 상장한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의 IPO 열기 덕분인지 빅히트에 몰리는 관심은 엄청난 상황이다. 한 달 전 카카오게임즈가 기록했던 역대 최고액인 공모금 58조 5543억원을 뛰어넘는 것은 물론 최대 100조원까지 몰리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빅히트는 국내 3대 엔터테인먼트(SM, JYP, YG)와 같이 연예 매니지먼트가 주 사업이긴 하지만 게임사를 보유하고 있고, 플랫폼 사업을 하며 넷마블이 2대 주주로 자리잡고 있는 등 게임산업과의 연관성도 상당하다. 여기에 IP(지식재산권) 사업을 적극 전개하는 것도 IP의 발굴과 확장성을 도모하는 게임사들과 방향성이 유사, 게임업계도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역사 새로 쓸까

빅히트는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에서 1117.25대 1을 기록하며 밴드의 최상단인 13만 5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지었다. 참여한 기관 모두 최고가 이상으로 가격을 적어냈다. 무조건 1주라도 더 받겠다는 뜻이다.

일반 청약자의 몫은 전체 공모 주식 713만주 가운데 20%인 142만 6000주이다. 청약액은 50%만 넣어도 되기에, 962억 5500만원 규모이다. 만약 카카오게임즈 정도의 공모금만 몰려도 경쟁률은 608대 1이다. 600주 청약, 즉 4050만원을 넣어야 겨우 1주를 배정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카카오게임즈보다 1주의 가격이 6배 가까이 비싸지만, 공모 규모가 2.5배 규모인 것을 감안하면 2000만원 청약에 1주를 배정받은데 그친 카카오게임즈처럼 큰 실익이 없을 전망이다. 만약 100조원이 모인다면 경쟁률은 1000대 1이 넘어간다. 6750만원을 넣어야 겨우 1주를 받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 투자자 예탁금과 CMA 잔고 등이 추석 이전 역대 최고치를 웃도는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역대 기록을 한 달만에 다시 갱신할 가능성은 높다. 여기에 BTS의 든든한 후원군인 팬덤 '아미'의 멤버들도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어 규모뿐 아니라 화제성 면에서도 역대 최고라 할 수 있다. 공모가 기준으로 시가 총액은 4조 6000억원 수준인데, SK바이오팜이나 카카오게임즈처럼 첫날 이른바 '따상'(상장 첫날에 공모가의 2배 가격으로 오른 후 상한가)을 기록할 경우 단숨에 11조 8800억원에 이른다. 2일 시가 총액 기준으로 단숨에 코스피 30위권 내에 진입하는 것이다. 또 이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3사의 시가 총액을 모두 합친 규모를 훌쩍 넘게 된다.


최고 수혜는 단연 넷마블

게임업계에서 빅히트 상장의 최고 수혜는 단연 넷마블이다. 넷마블은 이번 IPO에서 신주 발행을 감안해도 19.7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방시혁 빅히트 대표(34.42%)에 이어 2대 주주이다. 공모가 기준으로도 9500억원이 넘는 규모다. 넷마블의 시가 총액이 2일 기준 14조 2474억원임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한 수준인데다, 향후 사업성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이라 할 수 있다.

넷마블은 지난 2018년 2014억원을 투자, 2대 주주로 올라섰는데 이미 5배 가까운 수익을 올린 셈이다. 방시혁 대표가 BTS가 지금처럼 큰 인기를 얻기 이전에 친척형인 넷마블 방준혁 의장을 자주 찾아가 사업에 대한 조언을 구한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방 의장은 빅히트의 미래 가치에 과감히 베팅한 동시에 BTS를 비롯한 다양한 아이돌 그룹의 IP를 확보했다. 넷마블은 지난달 24일 글로벌 173개국에 BTS IP를 활용한 두번째 게임인 스토리 소셜 장르의 'BTS 유니버스 스토리'를 출시하면서 빅히트 상장에 지원 사격을 하기도 했다.

빅히트 상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넷마블은 지난 2017년 상장 이후 지난달 11일에 역대 장중 최고가인 20만 4500원을 찍기도 했다. 넷마블의 3대 주주가 중국 최대 ICT기업인 텐센트, 4대 주주가 엔씨소프트인 것처럼 게임사들이 서로 지분 관계로 얽혀 있는 것을 감안하면 빅히트의 행보가 게임업계에도 관심사라 할 수 있다.

게임사와 비슷한 방향

빅히트가 단순한 연예 매니지먼트를 뛰어넘어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를 지향하고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것도 게임업계와 비슷하다. 게임사들도 단순한 게임 출시를 넘어 IP를 활용한 확장 전략을 짜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음악계 인력들을 적극 영입, 콘서트를 열거나 음원 발매를 하는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확장을 모색하고 있으며, 스마일게이트나 컴투스 등은 자사의 글로벌 IP인 '크로스파이어'와 '서머너즈 워'를 게임만이 아닌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소설, 테마파크 등으로 적극 확대한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IP의 영속성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빅히트도 아이돌 그룹을 IP로 확장, 사업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려 하고 있다. IPO를 준비하면서 비교 그룹으로 네이버나 카카오를 선정한 것도 이런 이유라 할 수 있다. 게임사를 비롯해 다양한 IT 회사들로부터 인재를 적극 영입, '위버스'라는 플랫폼을 구축한 것도 게임사와 비슷한 맥락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지난해에는 리듬게임에 특화된 게임사 수퍼브를 자회사로 영입, 음악과 게임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유형의 게임 개발을 지향하고 있다. 'BTS 유니버스 스토리'처럼 관계사 등과 IP 라이선스 사업을 하는 동시에, 향후 자체적으로 게임을 선보일 예정인 가운데 기존 음악게임과는 어떤 차별화를 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음악게임은 글로벌을 지향하는데다, 글로벌 IP를 가지고 있기에 향후 게임사로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그리고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기존 국내외 게임사의 M&A에도 적극 뛰어들지도 관심사라 할 수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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