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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절대 물러설 수 없다!"…나훈아, 54년 첫 언택트 '특별한 선물'의 의미

정안지 기자

기사입력 2020-10-04 07:50



[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 나훈아의 15년 만의 귀환, 생애 첫 언택트 콘서트가 마무리됐다.

3일 방송된 KBS2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스페셜-15년 만의 외출'('나훈아 스페셜')에서는 나훈아 콘서트 미공개 영상, 제작 비하인드 등이 공개됐다.

이날 나훈아는 "코로나19 때문에 내가 가만히 있으면 두고 두고 후회할 것 같았다"며 공연을 개최를 결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나훈아는 지난 6월 제작진과 첫 기획 회의를 진행했다. 나훈아의 공연 기획 노트에는 글씨로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7월 야외 공연을 위한 회의를 진행, 이어 첫 연습 에서 나훈아는 "54년째 가수로 살아왔는데 연습만이 살길이고 연습만이 특별한 것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한다"며 연습을 시작했다.


그러나 8월 중순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야외 공연이 불가해졌고, KBS홀에서의 무관중 공연으로 변경됐다. 나훈아는 최고의 무대를 위해 연습에 집중, 열악한 여건 속 연습은 더 뜨거워졌다.

그렇게 데뷔 이래 최초로 관객 없이 공연을 펼치게 된 당일. 나훈아는 "KBS 수고에 감사 드린다. 잘 부탁드린다"는 인사와 함께 무대를 시작했다.

'고향으로 가는 배', '고향 역', '고향의 봄', '모란 동백', '물레방아 도는데', '명자!', '머나먼 고향', '너와 나의 고향', '홍시' 등을 열창하며 1부가 마무리됐다.

나훈아는 "태어나서 이런 공연을 처음 해본다. 답답한 게 공연을 하면서 눈도 마주치고 손도 잡고 해야 하는데 이게 뭐 보여야지"라며 "뜨거운 응원이 느껴지면 오늘 밤새도록 할 수가 있다"며 열띤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어 "우리에게는 영웅들이 있다. 코로나19로 난리를 칠 때 의사분들, 간호사분들 그 외에 의료진 여러분들이 우리의 영웅이다. 이분들이 없었으면 우리가 이걸 어떻게 헤쳐나갔겠냐"며 "내가 그분들을 위해서 젖 먹던 힘을 더내서 할테니 의료진 여러분들에게 큰 박수와 대한민국을 외쳐달라"며 의료진들을 응원해 감동을 안겼다.



2부에서는 '아담과 이브처럼'를 시작으로 '사랑', '무시로', '울긴 왜 울어', '내게 애인이 생겼어요', '사모', '웬수', '18세 순이', '갈무리', '비나리', '영영' 등 화려한 무대가 이어졌다.

나훈아는 김동건 아나운서와 이야기도 나눴다. 나훈아는 준비 과정에 대해 "처음 이 공연을 기획할 때는 홀이 아니라 밖에서 많은 분들을 모셔놓고 하려고 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무관중 공연으로 변경했다. 정말 애먹었다"면서 "코로나19에 질수는 없고, 피아노와 기타만 있으면 내가 혼자 알아서 하겠다고 했다. 그만큼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또한 은퇴와 관련해 나훈아는 "솔직하게 말씀 드리면 내려올 자리나 시간을 찾고 있다. 이제 내려와야 될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언제 마이크를 놓아야 할지 시간을 찾고 있다. 길지는 못할 것 같다"고 했다. 이때 김동건은 "노래를 100살까지는 해야 되겠는데요"라고 말하자, 나훈아는 "열심히 노력하겠다. 잘하겠다"고 말해 팬들을 환호케 했다.


3부에서는 '테스형!' 을 비롯해 '잡초', '딱 한번 인생', '공', '청춘을 돌려다오'에 이어 "이 노래로 우리 아버지들의 기 좀 살리겠다"며 '남자의 인생'을 열창했다. 화면을 통해 환호가 쏟아져나왔다.

'번지 없는 주막', '고장 난 벽시계', '자네'를 열창한 나훈아는 "우리는 지금 힘들다. 우리는 많이 지쳐있다"면서 "옛날의 역사책을 보든 내가 살아오는 동안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 걸었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본 적이 없다. 이 나라를 누가 지켰냐 하면 바로 오늘 여러분들이 이 나라를 지켰다"고 했다.

그는 "유관순 누나, 진주의 논개, 윤봉길 의사, 안중근 의사 등 모두가 다 보통 우리 국민이었다"면서 "IMF 때 이 세계가 깜짝 놀라지 않았냐? 나라를 위해 금붙이 다 꺼내서 팔고, 국민의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세계에서 제일 1등 국민이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말을 잘 듣는지, 긍지를 가지셔도 된다. 분명히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다"며 "그래서 제목을 '대한민국 어게인'이라고 만들었다. 여러분, 감사하다. 사랑한다. 고맙다"고 전했다.


'사내' 무대를 끝으로 8개월의 여정을 끝낸 나훈아는 "내가 관객 없이 공연을 했다.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뭐가 보여야지"라며 소감을 전했다.

열정을 다하고 온 몸을 던진 시간, 코로나19도 막지 못한 나훈아와 팬들의 뜨거운 만남이었다. 또한 코로나19로 지친 이들에게 위로와 기쁨이 되었던 시간이었다.

나훈아는 이제는 텅 빈, 무대가 되었던 KBS홀을 다시 찾아 이훈희 제작2본부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나훈아는 "언택트 공연을 하는데 보여야 뭘하지, 처음이 아니라 생각도 못해 본 거 아닌가? 정말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옛날에 군대 위문 공연 갔을 때 비가 많이 와서 마이크도 안 되고 전기도 끊겼다"며 "사람들은 꽉 차 있지, 비상등 켜놓고 마이크도 없이 음악도 없이 군가 부르듯이 불렀는데 군인들이 더 재미있어야 했다"며 지금보다 열악했던 과거 무대를 떠올렸다.


나훈아는 "그런 경험들이 있다 보니까 코로나19, 이 보이지도 않는 이상한 것 때문에 '내가 절대 여기서 물러서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노래하는 사람이 기타 하나 있으면 어때? 피아노 하나 있으면 어떠냐고 해야지"라고 했다.

나훈아는 "화면에 멀리 보이고 작게 보이지만, 움직이는 분들이 계시니까 그래도 그 모습이 힘이 되더라. 끝까지 지치지 않고 했다"며 팬들의 환호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특히 나훈아는 '어떤 가수로 남고 싶냐'는 질문에 "우리는 흐를 유, 행할 행, 노래 가, 유행가 가수다. 남는 게 웃기는 거다. '잡초'를 부른 가수, '사랑은 눈물의 씨앗'을 부른 가수, 흘러가는 가수다. 뭘로 남는다는 말 자체가 웃기다. 그런 거 묻지마소"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나훈아는 "본부장이 8개월 전에 힘쓰고 이렇게 끝나고 나니까 감사하고 고맙다. 감사하다. 시청자 여러분, 고맙다"고 인사했다.

한편 나훈아는 지난달 30일 KBS 2TV를 통해 방송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났다. 특히 이날 방송은 시청률이 전국 가구 기준 29.0%(닐슨코리아 집계)까지 치솟으며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anjee8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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