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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이준기(39)가 문채원과의 '멜로 연기'에 대한 욕심을 다시 드러냈다.
이준기는 28일 스포츠조선과 서면을 통해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준기와 문채원은 2017년 방송됐던 tvN '크리미널 마인드' 이후 약 3년 만에 재회했다. 당시 '크리미널 마인드'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기에 이들의 재회는 다소 부담감을 안기기도 했을 것. 이준기는 문채원과의 재회를 생각하며 "처음 '악의 꽃' 대본을 읽었을 때 든 생각은 '이 작품은 지금의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다'는 거였다. 딸을 사랑하는 아빠이자 자신의 아내만을 바라보는 남편, 그리고 그 모든 이면에 숨어 있는 슬프고 잔혹한 과거를 가진 한 남자를 지금의 배우 이준기가 담아내기에 과연 합당한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던졌다. 작품을 선택하기까지 '내가 과연 대중을 설득할 수 있을까', '자칫 배우 이준기의 색깔이 강하게 묻어나와 전체적인 밸런스를 붕괴시키지는 않을까'와 같은 너무나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2주 정도의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데, 계속해서 대본을 읽으며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려봤다. 그러다가 문득 '이 모든 것이 지금 나에게 다가온 운명과도 같은 작업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을 배우 인생에 있어 전환점으로 만들어 보고픈 욕심이 생겼던 것 같다. 문채원 씨와도 작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우리가 이 작품을 잘 만들어간다면, 서스펜스 멜로라는 새로운 장르를 우리만의 독특하고 유니크한 감정선으로 그려낼 수 있겠다'와 같은 이야기들을 나누며 작품 출연 결정을 더욱 확고히 했던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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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서현우에 대해서는 "워낙 연기를 열정적으로 한다는 소문을 듣고 있었다. 시작 전부터 주위 분들이 저더러 긴장해야 할 거라고 해서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첫 만남을 기다렸던 게 기억 난다. 그런데 실제로 만나 보니 너무 착한 데다가, 성실하고 무엇보다 배우로서 소신이 있는 친구더라. 게다가 현장을 즐기는 부분도 저랑 비슷해서 촬영할 때 많은 의견을 함께 나누며 장면을 다채롭게 만들어낼 수 있었다. 특히 극 초반에 도현수의 캐릭터를 만드는 데 크게 일조해준 친구라 너무 고마웠고 다른 작품에서도 자주 만나자고 할 정도로 좋은 동료가 됐다. 그리고 배우들 중에 저와 주량도 맞아서 더 좋아하는 배우다"고 말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누나인 도해수로 등장한 장희진도 이준기에게는 고마운 사람. 이준기는 "두 번째 작품을 함께하는데, 참 한결같이 밝은 에너지를 갖고 있는 배우다. 주변 사람들에 대한 배려심도 매우 깊다. 배우로서 그려내는 감정의 깊이도 좋고 집중력도 상당한 배우라 개인적으로 이번 작품에 캐?蔓 되어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됐네'라며 크게 안심했다. 현장에서는 저와 장난도 잘 치고 재미있게 놀다가도 연기를 할 때는 순식간에 집중하며 새로운 감정 디테일들을 보여준다. 그럴 때마다 장희진이라는 배우가 가지고 있는 공력에 감탄하며 '장프로'라고 불렀다. 좋은 동생이자 동료로서 현장을 한층 즐겁게 만들어준 친구다"고 했다.
연기적으로 가장 많이 부딪힌 이는 바로 김지훈이다. '진짜 백희성'과 '가짜 백희성'인 도현수로 분해 대립을 펼쳤던 것. 이준기는 "형을 안지는 7~8년 정도 됐다. 하지만 연기를 함꼐 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저역시도 기대를 많이 했었다. 예전에 다른 작품에서도 한 번 만날 뻔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결국 함께하게 되면서 서로 신기해했다. '우리가 만나려는 운명인가 보다'하고. 이번 작품에서는 지훈이 형이 많이 힘들었을 거다. 중후반부터 극적 긴장감을 올리는 빌런이었기 때문에 오랜 시간 촬영을 기다려야 했다. 정체가 공개된 이후에는 '역시나 칼을 갈고 있었구나' 느꼈다. 정말 좋은 자극이 많이 된 것 같다. 워낙 성격도 좋고 즐겁게 촬영에 임하는 스타일이라 함께 연기할 때 정말 즐거웠다. 심지어 신을 분석하고 고민하는 작업 스타일도 잘 맞아서 전화로 아이디어 공유만 거의 한 시간을 하다 목이 쉰 적도 있다. 개인적으로 이번에 정말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앞으로 좋은 작품에서 빛나길 바란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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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유정희 작가에 대해 이준기는 "드라마 촬영 준비 기간부터 함께 만나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정말 열정적으로 매 신들이 가지고 있는 복선이라든지 감정선들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주셨기에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참 많은 도움이 됐다. 작가님에게서는 작품에 대한 엄청난 애정이 느껴져서 저 역시도 정말 좋은 연기로 보답하고 싶었다. 전적으로 저를 믿어주시고 도현수라는 인물을 살아 볼 수 있게 해주신 작가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마지막 촬영 날 '도현수를 그렇게 완벽하게 그려줘서 고마워'라고 하셨는데, 저는 '아뇨. 제가 도현수로 살게 해주셔서 감사해요'라고 말씀드렸었다. 그때 참 가슴이 뜨거워졌다"고 밝혔다.
'용두용미' 드라마로 불렸기 때문일까. 드라마 종영 후 배우들끼리도 작품에 대한 여운을 길게 간직하게 됐다고. 이준기는 "드라마를 보고는 '참 어렵다'는 얘기를 나눴었다. 사실 쉽게 그리고자 했다면 각자가 가진 노하우들로 어떻게든 메울 수 있었겠지만, '악의 꽃'은 그렇게 허술한 작품이 아니었다. 그래서 작품 들어가기에 앞서 배우들끼리 만나 각자가 생각하는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작품에 대한 감상을 계속 공유했다. 그리고 촬영이 시작되고 나서 가장 많이 나눈 이야기는 '읽으면 읽을수록,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찍으면 찍을수록 계속해서 새로운 감정들이 생겨나고 그 의미를 어떻게 전달하는 게 좋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이 든다'는 거였다. 정말 모든 배우들이 각자의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있어 많은 고민이 있었던 작품이다. 작품이 끝난 지금도 우리 단톡방에서는 '우리 이 어려운 작품을 잘 해낸 거 맞지?', '정말 다행이다'라는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고 했다.
이준기는 '악의 꽃'을 마친 뒤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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