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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240억원이 투입된 한국 최초 우주 SF 영화 '승리호'(조성희 감독, 영화사 비단길 제작)가 개봉을 한 달여 앞두고 또다시 '잠정 연기'라는 결단을 내렸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세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진퇴양냔에 빠진 극장가에 끝내 개봉 연기라는 카드를 던지며 아쉬움을 남겼다.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 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국내 투자·배급사인 메리크리스마스가 순제작비 240억원을 투입해 만든 한국 영화 최초 우주 SF 블록버스터다. 할리우드의 전유물인 줄 알았던, 충무로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우주를 배경으로 조성희 감독의 상상력과 한국 영화계의 기술력이 만들어낸 한국 최초 우주 SF 장르 제작 단계부터 많은 기대를 모은 것.
이러한 '승리호'는 지난해 7월 3일 크랭크 인 해 그해 11월 2일, 총 74회차를 끝으로 크랭크 업 했고 곧바로 후반 작업에 돌입해 올여름 텐트폴 영화로 출격할 예정이었다. 실제로 '승리호'는 지난 7월 1일 제작보고회, 8월 초 언론 시사회, 8월 중순 개봉 등 관객을 만날 준비를 이어갔지만 2월부터 장기화된 코로나19 사태에 울며 겨자먹기로 개봉을 코앞에 두고 여름 성수기 시장을 포기했다. 1년 중 가장 큰 시장인 여름 개봉을 포기하는 대신 추석 극장을 노리며 다시 '승리호'의 개봉을 준비했다.
그러나 이런 '승리호'의 의지와 달리 국내 코로나19의 일일 확진자가 27일 기준 441명으로 늘어나면서 불가피하게 개봉 연기라는 카드를 다시 한번 선택하게 됐다. 지난 3월 신천지예수교 관련 집단 감염 사태 이후 최대 규모의 확진자 증가세에 결국 백기를 든 '승리호'다.
'승리호'가 개봉을 다시 한번 연기한 이유는 무섭게 증가하는 코로나19의 확산세도 확산세지만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또한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시켰고 이에 영화진흥위원회 역시 정부의 50인 이상 실내 모임이 금지 방침에 따라 각 극장과 배급사에 대규모 시사회 자제 요청을 내렸다. '승리호' 역시 내달 진행할 언론 시사회에 영향이 미친 것.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을 검토 중에 있는 상황. 3단계로 격상될 경우 10인 이상이 모이는 모든 행사·모임 등이 금지되고 모든 식당 및 실내체육시설, 다중이용시설 등이 폐쇄된다. 극장 역시 집단감염의 위험이 높은 다중이용시설로 분류되면 이를 염두해 '승리호'는 미리 개봉을 연기하는 방향으로 우회했다.
이제 '승리호'가 갈 수 있는 길은 올겨울 시즌이다. '승리호'를 비롯해 많은 국내의 블록버스터들이 겨울 시즌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승리호'까지 가세하면서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만약 겨울 개봉까지 연기한다면 촬영을 마치고 1년을 묵힌 창고형 블록버스터가 돼버리는 상황. 지금까지 사용된 마케팅 비용만으로도 막대한 손해를 입은 메리크리스마스가 내년까지 '승리호'로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승리호'는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등이 출연하고 '늑대소년'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의 조성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9월 23일 개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개봉을 잠정 연기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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