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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도대체 내가 뭘 본거야?"…'테넷' 어렵고 복잡한 플롯, 장기흥행 위한 실일까 독일까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0-08-27 09:52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이제껏 본 적 없던 역대급 마스터피스" vs "내가 도대체 뭘 본거야?"

드디어 베일을 벗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이 마침내 개봉한 가운데, 영화를 향한 관객의 반응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최고의 흥행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의 '테넷'은 장기 흥행에 성공하며 극장가를 구원할 수 있을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이라는 이유만으로 제작 단계부터 전 세계 영화인의 엄청난 관심을 집중시켰고 올해 월드와이드 최고 기대작으로 꼽혔던 '테넷'이 26일 국내에서 최초 개봉됐다. 코로나19 시국과 초강력 태풍의 영향 앞에서도 개봉 첫 날부터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1만9486명) 보다 무려 7배나 많은 13만7749명을 동원한 것만으로도 '테넷'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을 입증시켰다. 정식 개봉에 앞서 주말 이틀간 유로 프리미어 상영을 진행한 '테넷'의 누적관객수는 22만2457명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하지만 '테넷'에 대한 일반 관객의 반응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혼돈'에 빠진 모양새다. 개봉 전부터 '지적 액션 영화'임을 강조해왔던 '테넷'이 일반 관객들이 기대보다 더욱 복잡하고 어려운 작품이기 때문. 사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앞서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 남자의 이야기를 역순으로 추적해가는 자신의 첫 번째 마스터피스 '메멘토'(2000), 꿈과 시간의 개념을 넘나드는 '인센셥'(2010),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블랙홀의 개념을 철저한 고증을 통해 SF와 접목시킨 '인터스텔라'(2014) 등의 작품을 통해 '지적인 블록버스터 영화'의 최고 거장으로 꼽혀 왔다. '플롯의 마술사'라는 별명이 붙었을 만큼 복잡한 이야기 구조를 유려하게 풀어내는 그의 작품이 개봉할 때마다 온라인상에는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수많은 해석본과 개념 해석 과학 강의 영상까지 등장했다.

'테넷'은 그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중에서도 단연 '최고 난이도'를 가진 영화다. 현재와 미래를 오가며 제3차 세계대전을 막으려고 하는 요원의 이야기를 그리는 '테넷'은 단순히 시간을 과거로 되돌리는 '시간 여행'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 혹은 상태를 뒤로 '되감기' 하는 '인버전'이라는 생소한 개념을 도입해 이야기를 진행한다. 과거와 미래가 번걸아 등장하는 것은 물론, 인버전된 인물, 혹은 형상이 현재 혹은 과거에서도 동시에 진행되는 스토리는 단 한순간이라도 다른 생각을 하거나 한눈을 팔면 그대로 이야기를 놓치게 만든다. 또한 영화 속에는 엔트로피, 평행우주이론 등 물리학 용어들이 계속 사용돼 관객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든다.
따라서 개봉 첫날부터 온라인상에서는 "도대체 내가 뭘 보고 나왔는지 모르겠다"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다" "'인셉션'과 '인터스텔라'가 초등 과학 수준이라면 '테넷'은 대학원 물리학 수업 수준이다" "1일 2차 관람을 했는데도 이해 불가"라는 후기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공부까지 해서 영화를 봐야 하냐" "블록버스터의 미덕은 단순하고 통쾌한 것"이라며 영화에 대한 혹평도 적지 않다. 더욱이 '테넷'의 러닝타임은 150분. 2시간 남짓한 영화의 러닝타임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운 상영 시간이다. 이에 '테넷'의 장기 흥행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그리고 있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역시 크리스토퍼 놀란" "크리스토퍼 놀란이 아니면 만들 수 없는 대작"이라는 뜨거운 반응도 쏟아지고 있다. 1차 관람으로 이해할 수 없는 만큼 벌써부터 N차 관람을 예약하면서 '테넷'의 장기 흥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관람객들은 "스토리를 100% 이해할 수 없지만 스케일과 볼거리만으로도 볼 가치가 충분히 있는 블록버스터다"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150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며 어려운 플롯과 스토리가 영화 관람에 큰 장벽이 될 순 없다고 입을 모은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대사차럼 "이해하지 말고 느끼면 된다"는 이야기다.

'흥행의 제왕'이자 '플롯의 마술사'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이 복잡하고 어려운 플롯의 한계를 뛰어넘어 언제나 그랬듯, 장기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 덩달아 '테넷'이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얼어붙을 대로 얼터붙은 극장가를 녹여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hc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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