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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장률 감독이 영화 '후쿠오카'의 공간적 배경 선택 이유에 대해 말했다.
'후쿠오카'는 28년 전 한 여자 때문에 절교한 두 남자 해효(권해효)와 제문(윤제문), 그리고 귀신같은 한 여자 소담(박소담)의 기묘한 여행을 담은 작품으로 일상적인 상황 속에서 경계를 넘나드는 판타지적인 요소로 관계에 대한 담론을 던진다. 공간, 시간, 성별, 연령, 모든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여행기 속에 한중일 3국의 관계에 대한 담론을 담아, 혐오가 일상이 되어버린 시대의 가운데 놓인 한중일 3국에 서로가 돌고 도는 관계의 미로 속에 있음을 은유적으로 시사한다.
이날 장률 감독은 냉혹한 현실을 그리던 '두만강' '풍경' 등의 초기작과 달리 '군산: 거위를 말하다' '경주' 그리고 '후쿠오카' 등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최근작과 비교에 대해 이야기했다. 장 감독은 "나의 생활이 달라졌고, 그런 것이 영화에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제가 2012년에서 한국에서 살기 시작했고 나의 공간이 변했고 만나는 사람들도 달라졌다. 한국에서는 문인들과 영화하는 사람들, 학생들을 많이 만나게 됐고, 예전보다는 삶의 폭이 작아진 게 사실이다. 현실의 삶이 좁아지면 아무래도 상상을 많이 하게 되지 않나. 그런 변화가 반영된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후쿠오카를 영화의 배경으로 선택한 이유를 굥자 "후쿠오카라는 도시를 10년간 다겼다. 한국과 가까운 외국 도시이기도 하고 후쿠오카 영화제도 많이 다니고 후쿠오카 영화제 관계자들과 만남을 많이 가졌다. 후쿠오카 영화제 사람들과 술자리를 하면서, 그 분들이 '우리 도시에서도 영화 좀 찍어달라'는 이야기를 하셨다. 그냥 예의상 하신 말씀일 수도 있는데 저는 진담으로 받아들였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후쿠오카라는 도시는 가깝기에 많이 다녀서 내가 잘 아는 도시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내가 잘 모르는 도시이기도 하다. 그리고 후쿠오카라는 도시를 생각하면, 일본 같지 않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도쿄와는 전혀 다르다. 사람들 사이의 왕래, 다른 문화의 관계 등이 훨씬 개방적이고 많이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영화에서 중요하게 등장하는 윤동주 시인의 시와도 관련이 있다고 설명하며 "그리고 무엇보다 윤동주 시인께서 후쿠오카에서 돌아가시지 않았나. 윤동주 시인이 중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공부하시고 일본 후쿠오카에서 돌아가셨다. 윤동주 시인의 그런 동선에 대한 관심도 컸다"고 전했다.
또한 장 감독은 후쿠오카라는 일본식 이름보다 복강(福岡)이라는 한자식 이름을 더 좋아한다며 "복 복의, 언덕 강 아닌가. '행복의 언덕'이라는 느낌인데, 시 같은 느낌이 들지 않나. 시인이 돌아가신 곳에 시 같은 느낌을 주는 도시라는 점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후쿠오카'는 오는 27일 개봉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h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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