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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장률 감독이 영화 '후쿠오카' 속 인물에 대해 설명했다.
'후쿠오카'는 28년 전 한 여자 때문에 절교한 두 남자 해효(권해효)와 제문(윤제문), 그리고 귀신같은 한 여자 소담(박소담)의 기묘한 여행을 담은 작품으로 일상적인 상황 속에서 경계를 넘나드는 판타지적인 요소로 관계에 대한 담론을 던진다. 공간, 시간, 성별, 연령, 모든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여행기 속에 한중일 3국의 관계에 대한 담론을 담아, 혐오가 일상이 되어버린 시대의 가운데 놓인 한중일 3국에 서로가 돌고 도는 관계의 미로 속에 있음을 은유적으로 시사한다.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사람의 이름을 잘 짓지 못하기 때문이다. 영화 제목 짓는 것도 어렵다. 굉장히 고민을 많이 찍는 편인데, 그래서 영화 제목은 항상 가장 간단하게 짓는 편이다. 같은 맥락에서 배역의 이름 같은 경우는 배우들만 동의를 해준다면 배우들의 이름을 그대로 쓸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극중 가장 판타지적이고 오묘한 인물로 보여지는 소담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덧붙였다. 그는 '이상한 여자'로 보이는 소담이라는 인물에 대해 "실제 생활에서도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과 알게 되면 오히려 그 사람이 아닌 내가 더 이상한 사람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알고보면 그냥 자신의 개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뿐, 오히려 내가 다른 사람은 오히려 너무 눈치를 너무 보고 살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소담 역시 그런 인물로 그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담은 헌책방을 자주 다니는 인물로 그려지는데, 내 성장과정에 있어서 서점이라는 공간은 너무 중요하다. 사실 헌책방이라는 공간은 현대 주류는 아니지 않나. PC방 같은 공간이 주류라면 헌책방은 비주류, 옛날의 정서를 가진 공간이다. 그런 헌책방을 찾는 젊은 여성인 소담은 옛 정서와 현대의 정서를 모두 가진 인물이다"라며 "그런 소담이 옛 정서에 머문 해효와 제문 두 사람이 가진 깊은 앙금과 문제를 연결해주고 해결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군산'에 이어 '후쿠오카'까지 박소담, 윤제문과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된 장률 감독. 박해일 등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배우와 항상 다시금 호흡을 맞추는 그는 "한번 작품을 했던 배우는 다시 하게 되는 것 같다"라며 "사실 그런 것도 있다. 영화 촬영할 때 배우들이 '다음 작품도 함께 하자'라는 말을 자주 하지 않나. 그냥 예의를 차리려고 하는 말일 수도 있는데 나는 그걸 늘 약속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항상 밀어붙였다. 근데 이제서야 예의 차리는 것과 약속하는 걸 구분하게 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이번해 권해효 씨와도 마찬가지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났는데 '감독님, 기회가 되면 같이 영화를 해보고 싶습니다'라고 하더라. 그래서 바로 전화번호를 달라고 해서 영화를 하게 됐다. 그 친구 실수한거다"라며 기분 좋게 웃었다.
한편, '후쿠오카'는 오는 27일 개봉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h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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