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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애 감독은 "우연히 웹 검색을 하다가 노인 여성이 성폭행 피해사건을 다룬 칼럼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제가 인상깊게 봤던 문장은 우린 사회가 노인을 차별적 존재로 보는 시선이 노인을 타깃으로 삼고 약점으로 이해한다는 것이었다"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게 계속 마음에 남더라. 사실 여성 노인을 다루는 영화가 많지 않은데, 괜한 도전을 하고 싶었다. 제가 또 중년 노년의 이야기를 좋아하기도 해서 꼭 한번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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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감독은 이날 예수정과 기주봉의 캐스팅에 대해 깊은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저는 행운아인 것 같다. 제 마음 속에는 이미 예수정, 기주봉 선배님을 캐스팅 했었다"라며 "그런데 기주봉 선생님은 다른 작품 때문에 힘든 스케줄이었는데 예수정 선배님이 캐스팅 된 후에 예수정 선배님께서 '효정은 아무나 해도 되는데 동인은 기주봉 선생님이 해야 한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기주봉 선생님께 다시 연락을 드렸고 하시기로 한 작품을 하지 않게 되셔서 다행히 저희와 함께 하게 됐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69세'를 택한 이유에 대해 "('노년 성폭행'이라는) 소재는 낯설었지만 소재에 국한하지 않고 넓은 개념으로 생각을 했다"라면서 "우리나라도 노령사회로 접어든다고 재앙처럼 다들 걱정하시는데, 사실 가보지 않은 것 처럼 우리가 경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노년사회'라는 집합체로만 생각하는 것 같더라. 연령에 상관없이 사회는 변화하는데 개체로서 사회를 들여다 볼 기회는 없었던 것 같다. 이 영화는 상당히 개인적인 삶을 그려내서 좋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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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심효정의 곁을 지키는 남동인 역의 기주봉은 "작품에서 책방 주인으로 나오는데, 책을 보면 많은 상상을 하듯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의외의 모습이 생기는 작품이었다. 고맙게도 감독님과 예수정 씨가 저를 찾아줬다"고 말했다. 이어 "일찍부터 예수정 배우의 궤적을 알고 있고 연극으로부터 시작할 때 동지 의식도 있었다. 작품할 때도 어색함 없이 호흡을 맞후게 됐다"며 예수정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만족했다.
"시나리오를 보고 이런 천인공노할 놈이라서 어떻게 연기해야 하나 생각했다"는 간호조무사이자 29세의 성폭력 가해자 이중호 역의 김준경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전체가 주는 메시지가 저를 기꺼이 희생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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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69세'는 '사바하', '남한산성', '화차' 등 수십 편의 장편 영화에 참여한 스토리보드 작가 출신의 임선애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예수정, 기주봉, 김준경, 김중기, 김태훈 등이 출연한다. 오는 20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hc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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