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종합]"부담 아닌 행복"…'다만악' 황정민, 천만배우 타이틀에 대하여(ft.부라더 이정재)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0-07-29 11:16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천만관객 수식어, 부담감 아닌 행복이죠." '믿고 보는 배우' 황정민(49)이 돌아왔다.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황정민)과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이정재)의 처절한 추격과 사투를 그린 하드보일드 추격액션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홍원찬 감독, ㈜하이브미디어코프 제작). 극중 처절한 암살자 인남 역을 맡은 황정민이 29일 공개한 인터뷰를 통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느와르, 코미디, 드라마, 시대극 등 장르를 넘나들며 공감과 전율 가득한 연기를 선보이는 대한민국 대표 배우 황정민. 그가 한국 느와르 영화의 한 획을 그은 영화 '신세계'(2012, 박훈정 감독) 이후 8년만에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로 이정재와 다시 만나 뜨거운 액션을 선보인다.

극중 그가 연기하는 인남은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을 끝낸 후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로부터 쫓기게 되는 살인청부업자다. 레이로부터 추격을 받던 중 태국에서 자신과 관계된 새로운 사건이 발생한 거슬 알게 된 후 자신이 인생을 뒤흔든 최후의 미션을 끝마치기 위해 방콕으로 향하고 목숨을 건 전쟁을 시작한다.
'공작'(윤종빈 감독) 이후 2년 만에 다시 여름 텐트폴 영화로 관객을 만나게 된 황정민은 "여름에 2년 만에 찾아 뵙게 되어서 너무 기쁘고 설레는 한편 요즘 시국이 시국인지라 너무 마음이 안타깝기도 하다. 그래도 무언가 답답한 이런 마음들을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보면서 해소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아주 시원하고 여름에 맞는 영화로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가장 먼저 새 영화를 선보이게 된 소감을 전했다.

'천만 배우'라는 수식어와 신작이 개봉할 때마다 관객의 큰 기대를 받고 있는 그는 이에 따른 부담감이 없냐는 질문에 "부담감이라기보다 관객 분들이 그렇게 불러 주시는 건 너무 행복한 일이다. 너무 감사드릴 일"이라고 답했다. 이어 "물론 매번 영화가 큰 흥행을 한다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그래도 그렇게 되려고 현장에서 마음을 다잡고 많이 노력 하고 있다. 이번 영화도 열심히 노력한 부분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에서 프로페셔널한 암살자에서 떠나고 싶은 갈망이 큰 피폐함이 공존된 연기를 보여주는 황정민은 "우선 '그 인물이 어떤 이유로 지금 '암살자'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을까?'가 가장 큰 고민 지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것을 역으로 생각했을 때 이 사람이 얼마나 마음에 큰 짐을 지고 있고, 자기가 청부 살인이라는 잘못된 직업을 선택하고, 그 일을 하면서 스스로를 얼마나 갉아먹고 피폐해져 가느냐가 되게 중요한 지점이었다"라며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감독님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관객들이 '김인남이라는 사람이 저런 직업을 가져서 자랑스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너무 괴로워하고 있구나'를 이해할 수 있도록 캐릭터 준비를 시작 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강도 높은 액션의 준비 과정에 대해 "아무래도 액션 영화라는 것을 찍게 되면, 몸도 잘 만들어야 되고 체중 및 체형 유지도 잘 해야 되고, 그 다음에 상대방이 다치지 않게 민폐 끼치지 않도록 잘 준비를 해야 된다"며 "왜냐하면 잘 준비하지 않을 경우, 내가 다치는 것은 상관없으나 나 때문에 상대방이 다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반드시 스스로 준비를 잘 해야만 했었다. 그 중압감이 남달랐다"고 전했다. 이어 또 다른 느와르 걸작인 주연작 '신세계'와 액션 비교에 대해 "'신세계' 때는 액션 이라고 할 만한 장면이 많지 않았다. 이번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하드보일드 추격액션이라고 나와있는데 정말 말 그대로 '하드보일드' 하다. 액션 양이 기존에 해왔던 '베테랑'등 작품보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액션 장르이기 때문에 선택한 것은 아니다. 대본이 처음에 저한테 왔을 때 너무 쉽고 재미있게 읽었다. 관객분들이 쉽게 영화를 접할 수 있고, 신나는 무언가를 보여드리고 싶은 욕망이 컸다"라며 "영화를 보고 나서 생각이 많아지고 마음이 조금 무거워지는 영화보다는 영화 속 액션 쾌감을 즐기고 그것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 할 수 있는 영화를 관객분들에게 선물해 드리고 싶었다. 그런 때에 마침 그게 이 작품이 됐고 그래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한국, 태국, 일본 3개국에서 진행된 약 80% 이상 정도 해외 로케이션으로 촬영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국내 촬영에서는 현장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을 때 바로 재정비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지방에 있더라도 서울에 있는 스태프한테 장비들을 빨리 받아 와서 다음에 더 크게 만들 거나, 다시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 외국에서는 그것이 허용이 안 된다. 사전에 정말 철저한 준비를 해야만 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빈틈들이 보이기도 하고 채워야 할 부분들이 생기더라. 그런 것들을 현장에 있는 스태프들을 포함, 모든 사람들이 다 그 빈틈이 보이지 않게 애 쓰면서 진행을 했다. 그게 제일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개인적으로 나는 지극히 한식주의자다. 한국 사람이라 한식 위주의 음식을 선호해서 한국 음식이 매우 그리웠다"고 말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위), '신세계'(아래)

황정민은 이정재와의 거친 액션 호흡에 대해 "우선, 우리끼리는 '다치지 말자. 절대 다치지 말자'. 워낙 과격한 액션들이 많아서 '절대 다치지 말고, 혹시라도 문제가 있으면 액션 전에 스톱하자' 그런 부탁과 함께 농담 아닌 농담을 나눴다. 물론 이정재 배우와는 워낙 그 전에 '신세계' 때부터 맞추어 온 게 있었고 '신세계' 이후에도 계속 만나서 같이 형 동생처럼 지내다 보니까 평상시 때나 연기할 때나 호흡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이정재와 '신세계' 이후 다시 한번 맞춘 호흡에 만족하며 "너무 좋았다 밖에 설명이 안 된다. 왜냐하면 이미 '신세계' 때 너무 좋았었다. 7년 전 당시에는 처음 만나 조금 서먹서먹한 것도 있었지만 '어? 이 배우랑 한 번 더 하고 싶은데?'라는 생각을 했다. 그때도 '신세계' 끝나고 나서 함께 술 마시며 '꼭 한 번 더 하고 싶어'라고 얘기를 했었고, 이정재 배우도 무조건이라고 하더라. 이후 만날 때마다 '우리 언제 해?' 이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이게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아마 이 영화를 함께 하려고 그랬던 게 아닐까"라고 전했다.
베일에 쌓인 캐릭터인 유이 역의 박정민에 관해서도 이야기 했다. "우리가 비밀병기처럼 내놓았는데, 이렇게 막 올려놓으면 관객 분들이 너무 기대를 많이 해서 막상 봤을 때 '뭐야?' 그럴까 봐 조금 걱정되기는 한다"는 황정민은 "하지만 그래도 우리 현장에서는 최고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박정민이 맡은 유이 역이 이 작품 속 활력을 불어넣는 최고의 캐릭터라고 생각이 된다"라며 "이 영화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분명히 될 수 있을 것 같다. 박정민은 워낙 연기를 잘 하는 배우이고 감각적으로도 훌륭하다. 그래서 무한 신뢰가 있다. 그리고 선배로서 정말 잘 해낸 것 같아 꼭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정민은 평소에 말이 없는 편이다. 그런데 막상 현장이나 일상에서 보면 상식이나 지식이 많고 준비를 철저히 해온다. 영화 현장에서 별로 말도 없고 조용하다는 것은 사전에 캐릭터 준비를 잘 해왔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 부분이 가장 큰 그의 장점인 것 같다"고 전했다.

영화 개봉에 앞서 '전지적 참견 시점' '놀라운 토요일: 도레미마켓' 등 영화 홍보를 위한 예능 출연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황정민. 그는 "배우가 자신의 영화를 홍보하는 데 있어서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내가 이 영화를 홍보하고 싶은데 요즘은 예능이 아니면 홍보할 데가 없다. 내가 나와서 뭐라도 하면 '아 황정민이 출연하는 영화가 곧 개봉하나 보다'라고 시청자들은 생각하실 거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어 "그러면서 한번 영화 정보를 찾아보시지 않겠나. 어쨌든 그런 프로그램들을 통해서 한 번이라도 더 영화를 찾아 보고 극장으로 오셨으면 하는 마음에 출연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영화계를 비롯해 사회 전반적으로 모두 힘든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영화를 비롯한 모든 영화들이 잘 돼서 관객들과 영화업계 모두에게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예전처럼 많은 관객분들이 극장에 와서 함께 들뜨는 분위기는 아니다. 다만 개인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조심하면서 성숙하고 안전한 관람문화를 만들어 간다면, 다시 한 번 극장에 개봉하는 영화를 통해서 많은 분들이 함께 설레고 즐거워 할 수 있는 날이 올 것 같다"고 당부했다.

한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홍원찬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황정민, 이정재, 박정민, 최희서, 박명훈 등이 출연한다. 8월 5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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