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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가족입니다'는 가족 같은 타인과, 타인 같은 가족의 오해와 이해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지금까지 우리가 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잘 모르고 있었던 가족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드러내며 시청자들에게 '단짠'을 선사했고, 각 인물마다 색다른 '감정이입 포인트'들을 심어주며 깊은 공감을 자아냈다.
특히 '가족입니다'는 최종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인 5.4%(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러나 방영 내내 시청률보다는 '내용'에 충실했던 드라마로 기억에 남았다. 이진숙을 연기했던 원미경도 "시청률보다 의미가 더 남는 작품"이라고 말한 바. 권 PD는 "존경하는 선생님께서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정말 기쁘고 영광"이라며 "어쩌면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가장 보고 싶고 듣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었나 생각도 해본다. 팬데믹 상황으로 우리의 시선이 밖에서 안으로 들어온 것도 '가족'이라는 화두를 지나치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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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이 너무 좋았기 때문일까. 원미경의 남편이자 원로 연출자인 이창순 PD는 '저런 작품을 연출해보고 싶다'고 까지 했다고. 이 말을 들은 권 PD는 "어느 날 촬영하는데 아침에 (원미경) 선생님께서 그러시더라. 남편분께서도 다시 연출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좋은 작품이라고. 그 말을 듣는데 정말 뭔가 굉장히 감동적이고 한참 선배 감독님께서 그렇게 말해주시니 감사하고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다 좋았던' 드라마였지만, 극 중반 등장한 성소수자 윤태형의 반전이 시청자들을 충격으로 몰고가기도 했다. 사실은 성소수자였던 그의 비밀을 알게 된 김은주가 충격 속에서 그와 이별하는 모든 과정이 담기며 시청자들이 감정을 완전히 이입하게 만든 것. 권 PD는 이 이야기에 대해서 "조금은 평범하지 않은 소재이긴 했지만, 현실에 없는 이야기는 아닐 거다. 태형과 은주의 가족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데 필요한 충격적 장치였지만, 문제를 해결해가는 은주의 방식에 집중해서 봐주셨기를 바란다. 태형이 성소수자라는 것은 놀라운 반전이지만,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실을 알게 된 은주의 생각과 감정을 보여주는 것과 가족으로서의 태형의 삶과 아픔을 보는 은주의 감정을 중요하게 다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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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윤태형이 김은주의 목을 조르고 김은주가 윤태형을 치는 등의 폭력적 상황 역시 발생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권 PD는 "은주와 태형을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 서로의 가장 원초적인 감정들을 끄집어내고, 이들은 자신에게 닥친 사건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며 해결해가는 과정에 집중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오히려 각자의 삶을 응원하게 되고, 태형의 가족이 겪었을 상황도 짚어보는 갈등의 축이었다고 생각한다. 현실에서는 이런 일들이 흔하지 않겠지만, 우리 가족이라면 과연 어땠을지 상상해봐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일을 같이 맞이한 다른 가족(은희)의 시점이 시청자의 눈이 아니었을까 시파. 시청자 분들이 이런 사건의 소재에 집중하기보다 한 인간의 성장과정에 몰입을 해 주신 덕분에 기대 이상의 몰입과 공감을 받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때문에 모든 캐릭터 하나 하나에 집중을 했다는 권 PD다. "모든 캐릭터에 주목했습니다. 어느 한 축이라도 무너지면 이야기를 끝까지 끌고 가는데 힘든 부분이라 모든 캐릭터들이 공감 갈 수 있게 노력했습니다. 제작진 입장이 아니라 시청자의 입장이 되서 은주에게 너무 가혹한거 아닌가라는 생각에 같이 아파하고 응원했던 것 같습니다. 아픈 손가락은 건주인데요. 가족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다 보니 멜로라인 쪽 이야기를 풀기가 다소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가족입니다'의 감동은 하나 더 있었다. 최종회 엔딩 크레딧 속에 스태프들의 사진 하나하나를 모두 담아냈고, 하나의 가족사진처럼 등장해 모두의 감동을 자아낸 것. 권 PD는 이같은 결정을 한 이유에 대해 "보통 한 드라마가 완성되는 데에는 최소 반년의 시간이 걸린다. 이 기간을 함께한 현장의 스태프들과 배우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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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입니다'는 앞으로도 짙은 여운을 남길 예정이다. 권영일 PD는 "인생의 첫 단독 연출 작품이라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첫 작품을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좋은 작품으로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다. 모든 신이 저에게는 다 소중했던 신이라 최애 에피소드를 하나를 말하기는 힘들 것 같다. 근데 현장에서 원미경 선생님의 연기를 보고 모니터 앞에서 눈물 흘렸던 장면은 진숙의 졸혼 선언 신이었다. 촬영감독님도 우시더라"고 말하며 '가족입니다'가 안겨줬던 큰 감동을 털어놨다.
권영일 PD는 '가족입니다'를 마친 후 임메아리 작가와 tvN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를 준비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hc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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