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반도' 이동하 대표 "강동원 캐스팅 우려NO! ★아우라 내려놓은 도전 감사해"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0-07-24 08:59


영화 '반도'의 제작사인 레드피터 이동하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07.22/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4년 만에 관객을 찾은 좀비 액션 영화 '반도'(연상호 감독, 영화사레드피터 제작)는 '부산행'(16, 연상호 감독)보다 더욱 확장된 세계관을 선보이며 '부산행'과 애니메이션 '서울역'(16)을 연결, 연상호 감독의 좀비버스터 3부작으로 '연니버스(연상호 감독+유니버스)'를 완성했다.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담은 '반도'는 캐스팅 역시 화려했다. 강동원, 이정현을 주축으로 권해효, 김민재, 구교환, 김도윤, 이레, 이예원 등 충무로에서 스타성은 물론 연기 실력까지 입증받은 명품 배우들로 구성해 많은 화제를 모았다.

'반도'의 제작한 이동하(51) 영화사레드피터 대표는 "배우들 캐스팅이 쉽지 않았다. 아무래도 '반도'는 '부산행'의 속편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배우들이 많이 부담스러워했던 것도 있다. 배우들 사이에서는 '과연 새롭게 해볼 수 있는 이야기인가?'라는 의문이 있었던 것 같다"며 "다만 제작자로서 '반도'는 '부산행'의 퍼즐을 어설프게 맞추기보다는 더 큰 세계관을 엣지있게 보여주겠다는 다짐이 있었는데 그 부분이 연상호 감독과 배우들에게도 잘 설득된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부산행' 때만 해도 첫 좀비물이고 다들 처음이라는 것 때문에 긴가민가했다. 그런데 '반도'의 시작은 다르지 않나? 처음인 부분은 없다. 어느 정도 기반이 마련된 상태였고 감독을 비롯한 스태프들 역시 베테랑이 됐다. 배우들에게 확신을 주는 게 가장 큰 미션이었다. 배우들에게 '인간에 대한 이야기'라는 지점을 강하게 어필했고 그 부분이 결국 '반도'를 선택하게 된 지점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영화 '반도'의 제작사인 레드피터 이동하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07.22/
특히 '반도'는 '부산행' 당시 뭉클한 부성애로 많은 사랑을 받은 주역 공유에 이어 강동원이 새로운 주인공으로 발탁돼 '미친 존재감'을 드러냈다. 생애 첫 액션 블록버스터에 도전하며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강렬한 캐릭터를 소화, 관객의 뜨거운 호평을 얻은 걸크러시 이정현과 멋진 카체이싱 액션으로 '반도'의 마동석이 된 이레도 관객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물론 '반도'에서 안타고니스트인 서 대위로 변신, 첫 상업 영화 도전에 나선 '독립영화계 슈퍼스타' 구교환도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사실 '반도'가 공개되기 전 강동원 캐스팅은 전작의 흥행 실패로 인해 많은 우려를 사기도 했다. 하지만 강동원은 이런 우려를 기우로 바꾸듯 더욱 깊고 섬세해진 감성뿐만 아니라 몸을 사라지 않는 거침없고 화려한 액션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강동원은 극 중 4년 전 나라를 휩쓴 재난에서 가까스로 탈출했던 전직 군인으로 가족과 희망을 모두 반도에서 잃고 홍콩에서 무기력하게 삶을 사는 생존자 정석으로 '반도'의 전반을 이끌며 제 몫을 톡톡히 해낸 것.


이 대표는 "'부산행'과 '반도'는 다른 부분도 많지만 비슷한 부분도 많다. 주연이 특히 그렇다. '부산행'에서 주연을 맡은 공유는 그 당시 '용의자'(13, 원신연 감독)를 끝내고 원톱 주연으로 한창 이름을 날릴 때였다. 그렇지만 솔직히 '부산행' 안에서 공유의 역할은 원톱 주연이라고 하기엔 작은 역할이었다. 주요 캐릭터들도 많았고 심지어 마동석, 김의성 같은 배우들이 '신 스틸러'로 등판하면서 주연 이상의 시너지를 받기도 했다. 공유 역시 '부산행'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몰랐던 게 아니다. 다 알면서도 과감히 내려놓고 작품 안에 녹아들었다. 한창 원톱 주연을 하는 배우에게 쉽지 않은 용기 있는 도전이다. 그때 공유가 촬영장에서 연 감독에게 늘 말했던 부분이 자신의 캐릭터가 돋보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누구보다 이 작품에 대해 잘 이해한 배우였다. 그런데 '반도'의 강동원도 공유와 마찬가지였다"고 곱씹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강동원은 전작들이 흥행에 있어 아쉬움을 남기긴 했지만 그가 밟아왔던 20여년간의 활동이 그냥 쌓아온 내공이 아니라는 걸 느낀 지점이 많다. 연기력뿐만 아니라 그가 가진 아우라 등 전체적으로 모든 걸 다 갖춘 1순위 배우라고 생각을 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물론 우리도 강동원의 아우라를 걱정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반도'에서 정석이 너무 돋보이고 원톱처럼 느껴질까 봐 걱정하기도 했는데 막상 촬영에 돌입했을 때 전혀 그런 지점이 없었다. 오히려 작품에 누구보다 잘 녹아들었고 자신을 낮추면서 다른 배우와 호흡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연 감독이 원하는 그림 안에서 완벽한 정석 그 자체였다. 공유와 강동원 모두 어려운 결정을 해주고 도전해주는 용기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아직 대어는 없다" 7파전 신인왕 경합...팀성적도 고려대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