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구교환 "섹시하고 치명적인 서대위 매력? 빠지면 위험해"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0-07-22 10:52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구교환(38)이 "'반도' 속 악역, 섹시하고 치명적으로 보면 위험하다"고 말했다.

좀비 액션 영화 '반도'(연상호 감독, 영화사레드피터 제작)에서 겉과 속이 다른 631부대 지휘관 서 대위를 연기한 구교환. 그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반도'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2016년 한국 영화 최초 좀비 장르에 도전,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돼 폭발적인 호평을 받으며 전 세계 'K-좀비' 열풍의 서막을 연 '부산행'(연상호 감독)의 시퀄 '반도'. '부산행' 개봉 이후 4년 만인 2020년, 여름 첫 번째 텐트폴 영화로 관객을 찾은 '반도'는 '부산행'보다 더욱 확장된 세계관과 진화된 캐릭터로 폭발적인 관심을 얻었다. 지난 15일 개봉한 '반도'는 코로나19 시국에도 뜨거운 관심을 입증하듯 올해 최고 오프닝 신기록(35만2926명)을 시작으로 4일 만에 100만, 7일 만에 200만 돌파에 성공하며 쾌속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비단 국내뿐만 아니라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에서 동시 개봉한 '반도'는 역대 한국 영화 오프닝 신기록을 깨는 것은 물론 연일 최고 스코어를 경신하는 등 'K-좀비'의 저력을 다시 한번 증명해냈다.

이렇듯 '반도'의 흥행은 탄탄한 스토리와 연출도 한몫했지만 배우들의 호연 역시 관객의 큰 지지를 받으며 원동력이 되고 있다. 봉쇄된 반도에 4년 만에 돌아온 처절한 생존자 정석(강동원)과 폐허의 땅에서 들개가 된 생존자 민정(이정현)을 주축으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전직 군 간부 김노인(권해효), 생존을 위해 운전대를 잡은 아이 준(이레)과 남다른 생존력을 키운 아이 유진(이예원), 그리고 새 삶을 위해 폐허의 땅을 찾은 정석의 매형 철민(김도윤)까지 지옥 같은 곳에서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이들을 통해 보는 이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특히 극 중 안타고니스트 역할을 소화한 631부대 서 대위를 연기한 구교환의 존재감이 상당하다. 마치 '변종 좀비'와도 같은, 인간성을 상실한 631부대의 지휘관 서 대위는 희망을 잃고 무너져내린 인물의 나약함을 표현함과 동시에 자신의 생각을 실행에 옮기는 데 있어 주저함이 없는 잔인한 욕망을 가진 인물을 완벽하게 표현해 관객의 공포심을 극대화한 것. '독립영화계 슈퍼스타' 구교환은 첫 상업 영화 작품인 '반도'를 통해 대중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으며 연기 인생 2막을 열게 됐다.

이날 구교환은 "악역에 매력을 갖는다는 건 좀 이상한 것 같다. 내가 연기한 서 대위는 악역이긴 하지만 '이 사람의 4년은 어떤 시간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기더라. 실제로 촬영 전 연상호 감독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서 대위라는 캐릭터를 굳이 정의하려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순간순간의 에피소드를 만들어 상상해 보려고 했다. 서 대위는 첫 등장부터 이미 마음이 많이 붕괴된 상황이지 않나? 그가 보낸 4년이 궁금해졌다. 마음의 붕괴되기 전 서 대위를 상상했다. 서 대위도 가족이 있었고 평범한 시간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서 대위에 대해 더 정의하거나 애정을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지해서는 안 될 악역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 대위에 대한 관객의 '섹시하다' '치명적이다'라는 평가에 "서 대위를 섹시하게 생각하면 위험하다. 영화에서 위험한 인물이지 않나?"라면서 머쓱하게 웃었다.


2020 칸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된 '반도'는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강동원, 이정현, 권해효, 김민재, 구교환, 김도윤, 이레, 이예원 등이 출연했고 '부산행' '염력'의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나무엑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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